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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 입력 2013.02.04 07:44
  • 호수 946

[당진재래시장을 가다]
설 맞아 주민 발길 늘었지만 상인은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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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 경기 안좋고 올해가 가장 힘들다
“지난해 설에 비해 절반 수익만 얻어도…”

지난달 31일 당진재래시장은 설을 맞아 제수용품을 마련하기 위한 주민들로 북적였지만 상인들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았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물가에 설 명절 차례상을 보다 저렴하게 마련하고픈 주민들, 대목을 맞아 각종 물품을 판매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상인들이 당진재래시장에 뒤섞여 북적였다. 상인들은 각자가 마련해온 물품을 다듬고 진열하기에 바빴다. 손님들과 가격을 흥정하기 위해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에서는 오랜만에 기분 좋은 웃음이 가득했다. 그동안 경기가 좋지 못해 손님들의 발길이 뜸해졌던 시장이 대 명절 설을 맞아 손님들의 발길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재래시장 상인들은 오랜만에 북적이는 손님들을 보니 기분은 좋지만 마음 한켠은 근심이 가득하다. 설을 앞둔 시장상황을 몇 년전과 비교했을 때에 손님들이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건어물 장사를 하는 정 모 씨는 “이 곳에서 12년 동안 장사를 했지만 최근 5년이 가장 어렵고 올해가 가장 힘들다”며 “설 대목이라도 봐야 물건 값도 주고 한 숨 돌릴텐데 올 설도 별볼 일 없을 것 같아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설연 휴 끝나면 썰렁해질 시장
이들은 설 연휴가 끝나고 나면 다시 썰렁해질 시장 풍경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특히 전국적으로 경기가 불황인데다 손님들은 대형마트로 발길을 돌리고 있어 고심은 더 커져만 간다.
오랜만에 많은 손님들이 몰렸지만 그동안 상인들은 장날마다 장사가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어왔다. 인근 한 정육점에는 텅빈 건어물상회와 달리 4~5명의 손님들이 저울 앞에 줄을 서고 있었지만 정육점 사장의 반응은 의외로 싸늘했다.
정육점 김 모 씨는 “예년 명절 같으면 제삿상에 좋은 물건 쓴다고 비싸고 질 좋은 정육을 찾는 손님들이 줄을 이었지만 2~3년 전부터 명절 대목이 시원치 않았고 올해는 특히 더하다”며 “홍보용으로 선전한 값싼 고기를 찾는 손님들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당진재래시장에서 생선 소매상을 18년째 해왔다는 박 모 할머니는 “경기가 어렵다 보니 손님들이 지갑 문을 꼭 걸어 잠그고 있다가 오랜만에 많이 몰려 들었다”며 “설 연휴를 준비하는 이달 5일까지는 많은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생각하지만 어려운 경기에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시장 안에서 30년째 떡집을 운영하고 있다는 이 모 씨 역시 “전체적으로 물가가 다 오르면서 송편 가격도 올려야만 하는 상황”이라며 “물가도 물가지만 대형마트에 손님들을 많이 빼앗겼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에 외면당하는 재래시장
상인들은 가격이 대형마트에 비해 비싼 것도 아니고 서비스나 친절함이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재래시장이 외면당하는 현실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야채상인 김 모 할머니는 “마트에 가면 손수레(카트)도 있고 장바구니도 있고 주차장도 있어 물건을 잔뜩 사도 손쉽게 이동할 수 있지만 재래시장에서는 무거운 짐을 들고 이곳저곳을 둘러봐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며 “요즘 사람들은 불편한 걸 싫어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상인뿐만 아니라 식당이며 의류업체며 대다수가 매출이 줄어든 상태”라며 “식당들도 장사가 안 된다고 하고 돈이 돌지 않으니 어렵지 않을 수 있냐”고 말했다.

지난해 비해 매출 절반은 줄어들 듯
지난해 설 대목에 비해 절반 정도의 수익을 얻을 수 있기만 해도 좋겠다는 의견도 많았다.
다른 상인들도 “명절 전이라 물가를 보러 나온 사람들만 많지 실제 물건을 사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해마다 손님들이 줄고 있는데 올해는 더하다”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정육점을 운영하고 있는 노 모 씨는 “설에는 떡국을 많이 먹어 소고기를 비롯해 사골도 많이 팔리는데 소비가 크게 줄었다”며 “지난해 설에 비해 전체 상인들의 매출이 30~40%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0년 전보다 근처 정육점이 배로 늘고 대형마트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단골장사만 하고 있다”며 “올해는 경기가 워낙 안 좋아 지난해 보다 아예 20% 적게 고기를 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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