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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 입력 2013.06.28 22:26
  • 호수 96

[지역경제 현장을 가다2] 합덕전통시장
불경기에 땡볕더위까지 손님은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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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 잃어버린 전통시장 “경제 어려워 유지만 돼도”


무더운 재래시장보다 시원한 마트 선호

“합덕시장에서 장사한 지 20년 됐는데 이렇게 최악은 처음이야. 어쩔 수 없이 나와서 장사하는 거지 차라리 문 닫고 싶을 정도라니까.”

합덕전통시장에서 만난 대덕수산 안순분(75) 씨는 “지난해에도 경기가 안 좋아 힘들었는데 올해는 매출이 더 떨어졌다”며 불평을 쏟아냈다. 그는 “가뜩이나 불경기라 손님이 없는데 이달 들어 땡볕더위까지 겹치면서 시장 손님이 뚝 끊겼다”며 “올 여름에는 비도 많이 온다는데 정말 큰일 났다”고 걱정했다. 32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가 예년보다 한 달 여 빨리 시작되자 전통시장 상인들의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가고 있다.

경기불황으로 매년 손님이 절반 가까이 줄고 있는데다 그나마 오던 단골손님들까지 30℃ 뙤약볕에 좀체 시장을 찾지 않고 있다는 것. 아무리 시장가격이 저렴하다고 해도 한여름에는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마트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시장 상인들의 공통된 얘기다. 지난달 26일 장이 서는 합덕전통시장에서는 전혀 시장의 활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연신 길바닥에 물을 뿌리고 부채를 부쳐보지만, 푹푹 찌는 더위에 상인들의 얼굴에는 짜증이 짙게 묻어 나왔다.

 “시장이 죽었어!”
합덕전통시장 상인회 김기창 회장은 “사람들이 깔끔하고 시원한 마트에서 장을 보려고 하지 누가 땀 뻘뻘 흘려가면서 손에 봉다리 들고 장을 보겠느냐”며 “합덕시장 인근을 비롯해 지역 내 많은 마트들이 들어서면서 시장이 죽었다”고 말했다.

 

의미 없는 가림막과 비가 새는 건물

합덕전통시장 상인들은 내부 주차장 시설이 마련되어 있는 공간을 대신해 상인들이 들어올 수 있는 공간으로 마련되기를 바랬다. 시장 중앙에 떡하니 차량들이 주차돼 있으니 시장의 북적이는 모습은 커녕 적막한 이미지만 가득하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김기창 회장은 “주차 공간을 대신해 일반 상인들이 장날마다 장사를 할 수 있게 활용한다면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경기가 어려워 손님들 발길이 뜸해진데다 주차장으로 적막함이 더해져 시장 분위기가 한층 가라앉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세워진 계획들이 전통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지자체에서 수정·보완해 나가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전통시장 내 만들어진 가림막에 대한 불편과 개선점에 대해서도 토로했다. 시에서 정책적으로 마련한 전통시장의 시설들이 상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설로 마련돼야 한다는게 이들의 생각이다.
가림막의 경우 햇빛이 그대로 투과되고 있어 진열해 놓은 상품들이 햇빛에 손상을 받는 일이 많아 파라솔을 추가로 설치해 상품을 보호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겨울철에는 10m 높이의 비가림막 끝자락에 맺힌 고드름이 보행 하던 손님에게 떨어지는 사고도 일어나 상인들의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다.

안순분 씨는 “비싼 돈을 들여 시장 활성화를 위해 설치한 비가림막이 도움은 커녕 손님들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도 있다”며 “재래시장 건물 역시 부실한 공사로 비가 오면 물이 천정에서 새어 나와 겉만 번드르한 건물은 빛 좋은 개살구”라고 말했다.

 

한우특화거리서 돼지고기 구워

저녁시간이면 한우거리를 찾는 손님들이 끊이지는 않지만 예년의 1/3도 안돼는 손님들로 장사가 시원치 않다. 정육점은 물론 식당들도 마찬가지다.

자연소리 당진한우 백남미(55) 씨는 “주차장이 모자랄 정도로 손님들이 찾아올 때도 있지만 손님이 없어 매장 운영이 신통치 않을 때가 많다”며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줄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미한우촌 이승범(35) 대표는 “5명의 손님들 중 1명은 돼지고기를 찾는 상황”이라며 “한우특화거리에서 장사가 잘되지 않다보니 식당에서 돼지고기를 구매해 온 손님들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식당 역시 마찬가지다.  성진한우마을 정재우 대표는 “예년에 비해 손님은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다른 지역보다 경제상황이 좋은 편”이라며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현 상황을 유지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미래한우마을 박충선(51) 대표 역시 “점심시간에는 고기를 드시러 오는 손님들이 거의 없어 공치기 일수”라며 “손님들이 고기를 직접 골라 시장에서 먹는 재미와 우수한 고기질을 장점으로 갖춘 한우거리를 지역민들이 많이 이용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우특화거리 대외적 홍보 필요

한우거리 상인들은 주차공간 마련과 한우거리의 대외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현재 주차공간 증설 계획이 잡혀 있지만 확장공사가 진행되지 않아 손님들이 몰리는 날이면 사람들은 부족한 주차공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백남미 씨는 “부족한 주차 공간으로 손님들이 불편을 겪고 있어 주차장 확장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며 “합덕한우거리가 전국적인 관광지로 거듭나기 위해서라도 주차장 확보는 시급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우특화거리의 홍보에도 많은 의견들이 나왔다. 지자체에서 한우특화거리를 대외적으로 홍보해 많은 관광객이 유치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정재우 대표는 “한우특화거리의 조성에서 지자체의 역할이 끝날 것이 아니라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모여들 수 있도록 계획과 정비가 필요하다”며 “지자체와 지역민들의 지역 경제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편집자주>  한국경제가 지속적인 물가상승률과 소비부진, 부동산 침체, 초고령화 진입 등 총체적 부진 증상을 보이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경제를 비롯한 국제경제까지 장기불황을 맞이한 지금 지역의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본지는 지역 상권과 금융권들을 중심한 <지역경제 현장을 가다>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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