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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을 이야기 16] 당진1동 읍내7통
야트막한 산간지역 과수원뿐이던 ‘계성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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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병원·학교·상권 집중된 도심지로
토박이보다 이주민 비율 훨씬 많은 마을

농번기를 맞아 대부분의 농촌마을이 가을걷이로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도시화가 이뤄진 마을들은 비교적 여유 있는 분위기다. 읍내7통은 목화아파트와 푸른병원 일대의 지역으로 도시화가 꽤 오래전에 이뤄진 마을이다. 이주민이 많아 마을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를 찾기 어렵고, 구전으로 전해 내려오는 마을의 유래와 옛이야기는 농촌과는 다르게 매우 흐릿하게 남아 있을 뿐이다.
읍내7통은 ‘덕대골’이라고 불렸다. 실제로 시신을 안치하던 덕대가 있던 마을이라 덕대골로 불렸는지, 아니면 다른 의미였는지 알 길은 없으나 주민들은 그 이름이 흉하다고 해 동네의 이름을 바꾸게 된다.

 

계림과 월성이 만나 계성마을

마을의 지형이 닭의 모양으로 생겼기 때문인지, 닭이 많은 지역이기 때문이었는지 이 역시 확실하지 않으나 신라시대의 계림(鷄林)을 연상해 주민들은 이 곳을 닭재(또는 닭제)라고 불렀다. 당시에 건재해 있던 당진읍성이 반달의 모양을 하고 있어 달성(또는 월성)이라 불리기도 했는데 당진읍성과 인접해 있던 이 지역의 특징을 따 ‘계성’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당진이 시승격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 지역은 ‘계성2리’에 속한 마을이었다.
마을에서 대대로 터를 닦고 살아온 주민들은 거의 없고, 대부분이 이주민이다. 젊은 세대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동네 어르신들도 당진의 다른 지역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이 많다.

초창기 이 마을에 정착했던 주민들의 말에 의하면 20~30년 전만해도 이 지역은 온통 야산이었다고 한다. 과수원이 있고 공동묘지도 위치해 있던 곳이었다. 지금은 상상할 수 조차 없을 만큼 너무나 많이 변했다. 골목골목 마다 주택가가 형성돼 있고 큰 도로를 따라 상권을 이루고 있다.
“말도 못하게 바뀌었지. 옛날 모습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어.”

도시화가 이뤄지기 전에는 겨울이면 야산 비탈에서 비료포대를 눈썰매 삼아 타고 놀던 아이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또한 당진에서 제일가는 갑부가 이 동네에서 살았다고 한다. 과수원과 방앗간을 운영하던 인운식이라는 사람인데 서산·당진 일대에서 ‘부자’로는 손에 꼽히는 인물이었다고.

 

이주민 대부분… 마을 인심 그리워

기록에 의하면 마을이 최초로 형성됐을 무렵에는 총 7가구에 33명의 사람만이 동네에 살고 있었다. 당진읍성을 벗어난 지역이라 꽤 한산한 마을이었다. 더욱이 산간지역이어서 사람들이 모여살기 어려운 지형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큰 도로가 나고 상권이 들어서고, 주택가가 형성되면서 720여 가구, 2000명에 가까운 주민들이 읍내7통에 거주하고 있어 100배 가까이 증가했다. 주민들은 격세지감(隔世之感, 아주 바뀐 다른 세상이 된 것 같은 느낌. 또는 딴 세대와 같이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비유하는 말)이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주민들 대부분은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거나 관공서 공무원, 기업체 직원 등 다양한 직업군을 이루고 있다. 농민도 있지만 마을에서 농사를 지을 만한 토지는 없고 석문면이나 다른 지역을 오가며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다.

구현회 노인회장은 “지역을 떠나 이사한 사람, 연로해 돌아가신 분도 많고 특히 당진이 개발되며 다른 지역에서 이주한 이주민들이 많다”면서 “젊은이의 비중이 높지만 마을 일을 할 만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마을의 도시화가 편리함을 가져다 주긴 했지만 인정이 없고, 이기주의와 무질서가 만연해 있다고 우려했다.

“옆집에 누가 사는 지도 모르고 살지요. 특히 당진의 도시개발을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사람들의 시민의식은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 같아요.”(문선이 통장)
동네 곳곳을 지나다니다 보면 무단투기로 버린 쓰레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어 마을의 미관을 해치고 있다. 또한 형성된 지 꽤 오래된 마을이라 골목이 좁고, 끊긴 길도 많아 만일 이 동네를 처음 방문한 사람들은 길을 잃기 십상이다. 주차문제도 골칫거리다.

그래서 마을의 숙원사업은 마을 주민들의 쉼터가 되는 오랜 노화로 낙후한 경로당부터 손을 보는 일이다. 또한 마을에 있는 공터에 작은 공원을 만들어 지역 주민들이 사랑방으로, 쉼터로,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고 싶은 게 주민들의 바람이다.

 

[우리마을 주민대표] “시민의식 향상 필요”

(왼쪽부터) 이정범 노인회총무, 문선이 통장, 구현회 노인회장

구현회 노인회장 : 상권의 중심부로 병원·학교 등이 가까워 살기엔 편리한 지역이죠. 하지만 오래전 형성된 지역이라 도로확장과 정비가 필요합니다. 특히 주택밀집 지역은 화재 시 소방차가 들어 올 수 있는 길이 없어 위험해요.

문선이 통장 : 유입인구가 늘어나면서 이기주의가 만연한 것 같아요. 쓰레기 불법투기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어요. 후미진 골목마다 방범용과 불법투기 감시용 CCTV가 설치됐으면 해요. 또한 전선이 어지럽게 얽혀 있어요.

이정범 노인회총무 : 좁은 골목길임에도 과속을 하는 차량들이 있어 통행에 위험합니다. 과속방지턱 등 시설물이 설치되는 것도 필요하지만 안전운전에 대한 시민의식부터 향상돼야 할 것 같아요.

<편집자주>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이 있다.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로 변한다’는 뜻이다. 이는 지금의 당진을 가장 잘 나타내는 말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당진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바다가 메워져 들판이 되고, 산이 깎인 자리에 공장과 아파트가 들어섰다. 이렇게 산업화와 도시화가 빠르게 일어나는 만큼 전통마을의 모습은 물론 사람들의 문화와 가치관도 함께 변해간다. 이에 본지는 ‘우리마을 이야기’라는 기획을 통해 마을의 모습과 사람들이 전통을 이으며 살아온 이야기를 기록해 두고자 한다.   ※이 기획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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