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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2024-04-26 19: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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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을 이야기 18] 석문면 장고항1리
석문방조제의 시작 ‘마섬포구’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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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구미 상인들과 함께 명소로 알려 나갈 것”
“석문국가산단 조성… 공해피해 없어야”

 

장고항 1리 마을회관에서 바라본 마섬포구와 마을의 모습.

 

예부터 ‘마섬포구’라 불리던 장고항1리는 당진의 여러 포구 중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조용한 어촌마을이다. 하지만 최근 송산면 가곡2리 성구미포구 어민들이 현대제철 사유지에서 생업을 이어오다 마섬포구에 자리 잡으면서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소와 말 닮은 두 개의 섬 나란히

소와 말이 얽혀있는 형상이라는 마섬은 ‘소마’라 불리기도 하고, 두 섬이 나란히 있어 ‘쌍섬’이라고 불린다. 마섬은 밀물이 들어오면 섬이 됐다가 물이 빠져나가면 육지와 연결된다. 포구에서도 무척 가까워 갯벌에서 조개를 잡다 보면 어느새 섬까지 다다른다.

“장고항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보통 장고항2리를 떠올려요. 실치축제도 하고, 해돋이 사진으로 유명한 노적봉도 있기 때문이죠. 앞으로 장고항1리를 마섬포구로 널리 알려나갈 생각이에요. 새우젓과 간재미로 유명한 성구미 상인들이 우리마을로 이주함에 따라 이들과 함께 당진의 새로운 명소로 만들어 가겠습니다.”(양태호 이장)

장고항1리는 감남골(감나무골)·구억말·소란말·큰마섬(큰마삼) 등의 자연부락으로 이뤄져 있다. 소란말에는 성곽을 쌓아 그 안에서 말을 길렀다고 전해내려 와 지금까지도 성제라고 불린다. 용연평이라는 넓은 들판에 100m 정도의 성곽 안에서 말을 먹였다고 한다. 주민들은 “소란말에는 작은 말, 큰마섬에는 큰 말을 길러서 그렇게 이름 지은 것 같다”고 추정했다.

 

마섬의 모습. 두개의 섬이 나란히 있어 ‘쌍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석문방조제 건설 이후 어획량 줄어

장고항1리 주민들은 농번기에는 농사를 주로 짓고, 농한기에는 바다에 나가 어업활동을 하면서 지냈다.
최근에는 어업보다는 농업에 주로 종사하는데, 석문방조제 건설 등 지역이 개발되면서 바다여건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방조제가 생기면서 물고기 산란장이 사라졌고, 먹이사슬이 파괴돼 옛날만큼 풍어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임의규 노인회장은 “옛날엔 호미와 삽만 있어도 갯벌에 나가 조개, 낙지 등을 잡아 팔 수 있어서 돈 걱정 없이 살았다”며 “지금은 그 흔했던 갯지렁이 한 마리조차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사람들에게 알려진 곳은 아니었지만 어족자원이 풍부했던 장고항1리에서는 바지락은 물론이고 뱀장어, 낙지, 꽃게, 망둥이 등 잡히지 않는 물고기가 없을 정도였단다. 넓은 바다와 갯벌에서 잡히는 여러 종류의 물고기들이 너무 많아서 일부는 버리기도 했는데 지금은 옛날과는 많이 달라졌다. 

 

“주민들 화합이 가장 중요”

더구나 석문국가산업단지를 조성 중이라 주민들의 걱정은 더욱 크다. 화학업종이 유치되면 주민들은 더 이상 맑고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살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옛날엔 공기를 팔아도 되겠다 싶을 만큼 맑고 청정했지. 지금은 서쪽엔 당진화력, 동쪽엔 현대제철이 있어서 직접적이진 않더라도 바람에 따라 이리저리 영향을 받고 있어. 석문국가산단 조성이 끝나면 그 땐 정말 더 어려워질 텐데 걱정이 많아.”(임의규 노인회장)

마을의 구성원과 정서도 달라지고 있다. 당진화력과 현대제철, 대산의 삼성토탈 등에 다니는 젊은 노동자들이 장고항1리에서 살고 있다. 360여 가구가 살고 있어 여느 시골마을 답지 않게 꽤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지만, 농어업에 종사하는 토착민은 불과 100여 가구 뿐이다.
마을에 원룸단지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20~30대 인구 비율도 높지만 도시화 지역이 그러하듯 인심은 예전만 못하다.

김상진 청년회장은 “이제 보릿고개도 없고, 농촌이 절대적 가난에서 벗어나 먹고 살기는 좋아졌지만 옛날 같은 훈훈함은 점점 사라지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마을이 개발되고, 또 여러 문제가 생길 때면 주민들 간 화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마음을 모아야만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겠지요.” (양태호 이장)

[우리마을 주민대표] “마섬포구 당진 명소로!”

 

(왼쪽부터) 양태호 이장, 임의규 노인회장, 김상진 청년회장

 

 

양태호 이장 : 앞으로 포구에서 마섬까지 연육교를 놓고, 새우젓 축제를 하는 등 마을을 알려나갈 방법들을 함께 찾아 나갈 예정입니다. 관광객을 유치하면서 상권이 발달하고, 산단개발로 인구도 늘어남에 따라 도로 등 사회기반시설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임의규 노인회장 : 지금까지 맑고 깨끗한 청정지역으로 마을을 지켜왔는데 앞으로 공해로 인한 주민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준비가 필요할 것 같아요. 석문국가산단에 환경문제를 유발하지 않는 업체가 입주하면 좋겠습니다.

김상진 청년회장 : 변화의 흐름을 거부만 할 것이 아니라 상부상조해 상생할 방법을 찾아 나가야 하겠지요. 우리마을로 새롭게 이주한 성구미 주민들도 모두 이웃으로 여기고 서로 도우며 살기 좋은 동네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편집자주>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이 있다.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로 변한다’는 뜻이다. 이는 지금의 당진을 가장 잘 나타내는 말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당진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바다가 메워져 들판이 되고, 산이 깎인 자리에 공장과 아파트가 들어섰다. 이렇게 산업화와 도시화가 빠르게 일어나는 만큼 전통마을의 모습은 물론 사람들의 문화와 가치관도 함께 변해간다. 이에 본지는 ‘우리마을 이야기’라는 기획을 통해 마을의 모습과 사람들이 전통을 이으며 살아온 이야기를 기록해 두고자 한다.  ※이 기획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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