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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평] 영원한 어린아이, 인간
2004년 11월 19일 () 14:00:00 webmaster@mjmedi.com
   
 
幼形成熟을 통해 본 인간진화

역사상 군인이 된 가장 많은 직업은 농민이다. 자연 속에서 곡식을 기르고 가축을 돌보던 이들이 불과 몇 달만에, 학살과 강간을 하고 사람의 가죽을 벗기며 인간의 지방으로 비누를 만드는 괴물로 돌변한다. 인간의 본성에는 어쩔 수 없는 야수의 피가 흐리고 있는 것인가.

인간의 본성에 대한 논의는 수없이 많다. 최근까지 주류는 태어날 때 투명한 스폰지처럼 태어난 인간이 사회적 환경에 의해 여러 가지 색깔로 물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이는 어린아이를 데리고 오면 일부는 의사로 일부는 변호사로 일부는 정치인으로 기를 수 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과연 인간의 본성이 사회적 영향으로 만들어지는 것일까. 속칭 문명화된 사회에서 오히려 인간의 잔혹한 역사는 야만의 사회보다 더 조적직이고 복잡하지만 훨씬 더 많다. 다양한 인간사회에 대한 이야기들 속에서 인간은 결국 문명사회나 야만의 사회나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오히려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사회적 강자의 필요에 따라 농촌에서 강제로 징집된 이들은 군인의 옷으로 갈아입은 다음 군인의 행동을 배우지만, 결과적으로 그들에게 군인의 이데올로기가 심어져야 한다. ‘너희들이 싸우는 저들은 너희와 아니 우리와는 다르다.’ 그리고 ‘저들은 우리와 같은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우리는 저들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저들과 싸워야 한다.’ ‘저들을 살해해도 아무런 도덕적 가책을 느낄 가치가 없다.’ 중국인을 인간이 아닌 열등한 존재로 교육받고 자신들은 神軍으로 교육받은 농민들은 가축을 도축하고 가죽을 벗기듯이 ‘말을 하는 동물’의 가죽을 벗기고, 축사를 관리하듯이 유태인을 집단 관리하고 도축장처럼 학살했으며 소시지를 만들듯이 녹여 인간비누를 만들었다.

인간에게 잔인한 본능이 존재하고 있는 것은 일면 사실이지만 이것이 조직화 규모화하는데에 있어서 인간 개개인의 본능이 잔인하고 냉혹하며 이기적이라는 것은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구성원을 손으로 셀 수 있는 조직마저도 내부에서 붕괴될 것이다. 오히려 조직의 내부 규율을 지키며, 조직 내의 남들과 타협하며, 상부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소규모의 일과적인 학살은 동물계나 인간계나 쉽게 나타날 수도 있지만 몇 천 몇 만 아니 몇 천만이 조직적으로 체계적으로 움직이며 자행되는 몇 천, 몇 만, 몇 백만에 대한 집단 학살은 인간이 오히려 자신이 속한 집단에 대하여 순종적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렇다면 인간은 다른 동물계와 다르게 어떻게 집단화가 가능하게 되었을까. 인간진화의 잃어버린 고리에 대하여 幼形成熟(neoteny)을 이용하여 풀어내고 있는 저자의 논의는 한편으로 기발하고 한편으로 매우 흥미롭다. 만약 인간이 유아화하면서 집단화되었으며 이 때문에 다양한 인간들의 특성이 나타나게 되었다는 담론이 어느 정도 검증이 된다면 정말 인간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들이 풀어내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데이먼드 모리스의 극찬 “이 책을 읽은 후에도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의 의미가 훨씬 더 분명하게 다가오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매우 놀라운 일이다.” <값 2만2천원>

권 태 식 (서울 구로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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