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실시간뉴스
편집 : 2024-04-26 19:24 (금)

본문영역

독자기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영남 / 고대면 장항리

농민이 피해만 보는 구조조정을 반대한다

정권이 바뀌면, 또 선거때만 되면 정치인들의 입에 제일 많이 회자되는 조직이 농지개량조합이다. 우리는 농민과 제일 가까운 위치에 있고 논농사를 짓는 농민과 울고 웃는 생활을 90년 함께한 이 조직이 정치인들에게 나쁘게만 거론되는 이유를 알 수 없어 하는 농민이다.
한때 조합비가 비싸 우리 농민에게 부담을 많이 주었던 때도 있었지만 그때도 우리들은 물의 중요성 때문에 대다수의 농민이 이 조직을 해체하자고 소리친 일은 없었다. 지금 당진군의 쌀 생산량이 단보당 6백㎏이고, 단보당 조합비로 5㎏을 납부하고 있으며 이는 생산량의 120분지 1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쌀 생산량이 이렇게 증가된 것은 품종개량도 중요하겠지만 농지개량조합이 존재함으로써 가능하였다고 많은 농민들은 믿고 있다.
우리는 지금 나라 전체가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농민을 위한 조직도 구조조정을 하여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농조와 농연, 농진공 3개 기관을 해체하고 농업기반공사를 설립하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
첫째, 농진공은 정부투자기관이다. 이 조직도 간척사업 등을 실시하여 농토확장 용수확대에 기여한 업적을 우리도 알고 있지만 앞으로 농진공의 중요업무인 간척사업은 할 곳이 없으며 유동화 사업도 한계에 와 있는 사업이다. 오히려 유동화 사업, 유리온실, 농어촌휴양단지 조성 등 불필요한 사업에 진출하면서 기구만 방만하게 확장·개편하여 운영한 농진공이 농지개량조합을 흡수하여 농민을 위한 농업기관 통합이라는 허울좋은 이름아래 농진공 직원들의 일자리를 농조에게 마련하여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정부투자기관은 사업이 없으면 폐쇄하든지 민영화하는 것이 당연지사 이거늘 구조조정하여 자리 마련하여 주려는 것이 농림정책이라면 우리 농민은 납득할 수 없다.
둘째, 농림부에서 작성한 농업기반공사법 시안을 보면 조합비를 안받겠다고 홍보하면서 용수사용료라는 이름으로 물값을 받게 되어 있다. 우리 조합원이 납부하는 현재의 조합비는 농민 조합원이 권리주장을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용수 사용료는 우리가 권리주장을 할 수 없도록 법으로 배제하는 교활하고 악랄한 수법이기도 하다.
현재의 농지개량조합 체제는 우리 농민들 논까지 용수공급과 배수책임을 갖고 있지만 용수사용료는 쓸 수 있으면 사용후 사용료를 납부하고 쓸 수 없으면(물을 보고도) 안쓰고 안내면 된다는 편의주의 발상이다. 또 농업기반공사로 발족하면 간선만 공사에서 관리하고 지선 등은 농민 스스로 관리운영하게 하는 것은 정으로 살고 있는 우리 농민들 이웃간은 물론 이웃동네까지 물싸움을 시켜 정을 깨고 농촌의 정서를 망각시키려는 발상이기도 하다.
용배수로 준설, 수초제거, 수로감시원 선정 사역 등을 농민이 직접한다면 그 비용 또한 조합비보다 훨씬 많은 부담을 하면서 용수 사용료라는 것을 추가부담하게 되어 현재의 조합비보다 2~5배의 부담을 농민들은 안게 되는 것이다.
세째, 조합재산 적립금 등은 조합원의 것이다. 우리가 당장 급하지만 자제하고 절약하면 먼 앞날을 위하여 조성한 재산을 공사에 넘겨주어 농진공 직원들의 급여에 충당하고 운영비에 쓰는 것도 묵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자세한 것을 논하는 것을 생략하고 기회가 있다면 다음에 이야기하겠다.
모름지기 개혁이든 혁명이든 아니면 구조조정이든 대상 주체에 실익을 주는 방향으로 실시하여야지 피해만 보게 되는 것이 뻔한데도 이를 앉아서만 지켜 볼 수는 없는 것이다. 농업기반공사법 시안을 보면 정부가 10조원을 공사에 현금내지 현물로 출자하게 되었다. 현재 농진공 출자금액이 1조원인데 무려 10배를 더하게 된 것이다. 이는 정부가(농진공 발상인지도 모르지만) 농지개량조합의 적립금과 재산을 처분하여 출자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순수하게 출자하려는 것인지도 밝혀야 하고 기반공사에 출자하려는 10조원중 1조만 농지개량조합 자립육성금고에 출연하여 준다면 105개 조합이 국고보조나 농민 부담없이 당장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농민들에게 피해만 주려는 3개 기관을 통합할 것이 아니라 농진공은 스스로 존립기반을 찾든지 아니면 스스로 무너지든지 하게 놓아두고 농지개량조합이 현재보다 더 조직이 잘 되도록 스스로 구조조정을 하게 하고 우리 농민이 이웃과 싸움 안하고 마음 편하게 농사 지을 수 있도록 농정정책을 펼쳐줄 것을 농정 당국자에게 건의하는 바이다.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