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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비, 안개 그리고 바람환상곡’
2005년 03월 18일 () 14:01:00 webmaster@mjmedi.com
   
 
루게릭病 투병중인 김영갑 사진전

디카 관련 매니아 및 네티즌이 발굴한 인터넷 스타사진작가 김영갑 씨의 사진전이 3월 23일~4월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신관 제1, 2전시실에서 열린다.
지난해 출간된 에세이 ‘그 섬에 내가 있었네’(휴먼앤북스 刊)를 통해 널리 알려진 제주사진 전문작가이다. 충남 부여에서 태어난 김영갑(47) 씨는 82년부터 제주도를 들락날락하며 사진 작업을 하던 중 제주에 매혹되었고, 섬에 살아보지 않고서는 섬의 외로움과 평화를 사진에 담을 수 없다는 생각에 1985년 아예 섬에 정착했다.

그 후 20여년간 한라산과 마라도, 바닷가와 중산간 등 그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고, 또 노인과 해녀·오름과 바다·들판과 구름·억새 등 그가 제주도에서 사진으로 담지 않은 것이 거의 없을 정도로 작업에 매달렸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를 이렇듯 사로잡은 제주도를 이국적 정취가 물씬 풍기는 국내 제일의 관광 휴양지로만 알고 있지만 그가 카메라에 담은 것은 사람들이 흔히 보아 온 제주의 모습이 아니다. 제주도를 담은 그의 사진은 심지어 제주 토박이들조차 잘 모르는 제주의 내면을 담고 있다.
그는 작품에 전념하기 위해 모든 인연을 끊고 제주의 중산간에 묻혀 살아왔다. 필름을 사기 위해 견뎌야 했던 굶주림과 대자연의 신비함을 찍기 위한 숱한 기다림은 그 자체만으로도 수행이었다.

김영갑은 남들이 미처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는 대자연의 풍광을, 그 아름답고 진실한 순간순간을 찾아다니다가 소중한 것을 잃었다.
그가 앓고 있는 루게릭이란 병은 조금만 움직여도 근육 통증을 일으키는, 앉아있어도 일어서도 걸어도 침을 삼켜도 심지어 웃어도 아픈 병으로 근육이 마비돼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

더 이상 셔터조차 누를 힘이 없는 그는 한 가지에 매달려 고통을 잊기 위해 제주에 폐교된 초등학교를 개조해 지난 2002년 여름 남제주 삼달리 마을에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을 열었다. ‘두모악’은 현재 제주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쉽지 않은 교통편임에도 불구하고 주말이면 평균 400여명이 다녀간다고 한다.
이번 서울 전시회에서는 에세이집에 소개된 작품과 지금까지 한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 ‘구름’ 연작이 소개된다.

◇일시 : 3월 23일 (수) ~ 4월 5일 (화) (오전 10시~오후 7시, 4월 5일은 오후 1시까지)
◇장소 :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신관 제1, 2전시실
◇입장료 : 7천원
◇문의 : 02)542-0286

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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