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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평] 민족생물학
2005년 05월 13일 () 14:02:00 webmaster@mjmedi.com
   
 
민족생물학의 정점에 존재하는 한의학

다소 생소하게 다가오는 민족생물학이란 단어는 이 분야에 아무런 인지된 지식이 없었기에 순간 당혹함을 감출 수 없었다. 의학의 전 단계라 할 수 있는 기초지식의 구축을 위해 어느 정도 생물학 분야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리라. 사실, 전공인 의학의 전 단계로서 여러 가지 생물학적인 지식들을 얻기 위해 적잖은 시간들을 학부과정에서 이수하였다고 생각해 왔던 터였다.

그러한 과정들은 미시적인 세계로 자신도 모르게 유도되어졌고, 이미 이수과목에 포함되어 있기에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여겼었다. 학점에 연연하여 사고의 패턴을 그것에 맞추다 보면, 어느덧 거시적인 한의학의 세계와 동떨어지게 마련이다. 그 어정쩡한 시절이 혼란스럽기만 했음을 기억한다.

마치 버틀란트 러셀의 인공언어에 의한 철학적 분석을 접하다가,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의 윤리적 논리구조를 접했을 때 받는 충격과 비슷하다. 비트겐슈타인은 철학 언어를 수학적으로 해부함으로써 ‘논리적 헛소리’에 해당하는 것을 가차없이 철학의 세계에서 추방시켜 버렸다. 이러한 수리철학의 천재적인 해결을 한 비트겐슈타인의 고뇌야말로 세기말적인 문화적 충격으로부터 윤리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세포수준의 연구가 분자생물학으로까지 발전하였던 현대 생물학의 터닝포인트로 민족생물학이 존재한다는 것은 차라리 신선한 충격이기도 한 것이다. 왜냐하면 이미 민족생물학의 정점에 한의학이 존재하고 있음을 이 책은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민족의학인 한의학을 생물학적으로 접근함으로써 일궈낸 결과물이라 할 것이다.

지구촌의 개방화로 인해 촉발된 국가 간 혹은 민족 간의 무한경쟁은 21세기에 고유성과 특이성이 풍부한 전통 문화만이 유력한 생존 방안을 창출할 수 있음을 저자는 전제하고 있는데, 이러한 고유성과 특이성에 따라 한민족이 생물을 이용하는 방법과 원리를 파악하고 이를 활용하는 방안으로 삼태극육기론을 제시하고 있다.

더구나 이에 앞서 한민족의 생물에 관한 이용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 한민족의 기원에 관한 정리가 필요하고, 우리 민족을 중심에 두는 한민족사를 객관적이면서도 합리적인 시각에서 이해할 것을 저자는 당부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것은 야생생물의 채집과 경작의 시대를 거쳐 생물이용의 원리에 대한 확립과 응용이 잘 되었던 우리 민족이 어떻게 이러한 원리를 잃어버리고 쇠퇴되었는지를 제대로 알아서 자랑스런 생물 이용의 문화를 오늘에 되살려 세계의 생물 이용 문화를 이끌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저자의 소망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어찌되었던 그 역사적 고찰에 있어서 우리 민족을 그 중심에 두고 음양오행론의 기원을 추적하여 문화의 흐름을 파악하는데는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으므로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값 9천원>

김 홍 균
서울 광진구 내경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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