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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와 도리 강조하는 옹고집 선생님 - 올해 정년퇴임한 호서고 윤리주임교사 이수용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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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올해 정년퇴임한 호서고 윤리주임교사 이 수 용 과장

예의와 도리 강조하는 옹고집 선생님
5km 거리, 자전거로 출퇴근하기 30여년

“이젠 아침이 조금은 한가해지겠지. 매일 아침마다 소밥주랴, 자전거 타고 학교 출근하랴
항상 ‘바쁘다’를 외치고 다녔는데 말야.”
지난 22일 정년퇴임을 한 이수용 교사(65세).
정미면 봉생리에 살고 있는 이수용 교사는 집에서 학교까지 5km가 넘는 거리를 지난 70년
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자전거로 출퇴근해왔다.
70년대야 모두가 어려웠던 시절이고 자전거 출퇴근이 누구에게나 당연한 출근수단으로 여
겨졌지만, 80년대가 흐르고 90년대도 반이상이 훌쩍 지나가버린 지금은 학교내에도 수십대
의 자가용이 주차해 있을 정도로 자가용이 대중화 되어있다. 그러나 정년퇴임을 하던 그날
까지 이교사는 자전거 출근을 고집해왔다.
“내가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건 다 내 건강을 위해서지. 다리 튼튼해지고 따로 돈들여 운
동할 필요도 없고.”
자신의 건강을 위해 30여년동안 자전거를 타고 있다는 이교사. 긴세월 자전거를 타다보니
자신의 손을 거쳐간 자전거만 해도 무려 15대 정도나 된다고 한다.
“아버지가 자전거타고 다닌다고 자식들이 걱정하거든. 그래도 내고집은 못꺾으니까 자전
거라도 새거 타고 다니라고 2년에 한번은 새자전거로 바꿔줬어. 그러면 또 학생들은 ‘선생
님 자전거 뽑으셨어요?’하면서 턱을 내라고 하질않나.”
흐믓한 웃음을 지으며 이제는 추억으로 남을 교편시절을 되돌아보는 이선생은 비록 학생들
이 어려워하는 과목인 한문을 가르쳤지만 학생들 사이에서도 교사들 사이에서도 항상 따뜻
한, 자연스럽게 예의를 갖추어야 할 것 같은 아버지같은 느낌을 주곤했다.
교직을 택한 것에 대해 한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다는 이수용 선생은 ‘이제 시간이 지나
면 교편생활이 그리워지고 다시 돌아가고 싶겠지만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심심치않은 여생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어렸을 적 서당에 다니면서 익힌 서예솜씨가 뛰어난 이수용 선생은 앞으로 서울에 있는 학
원을 다니며 ‘육조체’에 대한 공부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한다. 또 향교에서 한문공부를
하는 일과 마을에서 지방을 써준다든지 하는 일로 지역의 어른노릇을 해야하는 일도 이선생
의 몫으로 남아있다.
이선생에게 또하나의 과제는 집안일이다. 둘째아들이 맡아하는 농사도 좀 돌봐줘야하고, 또
여든이 넘으신 어머님의 수발이며, 몸이 불편한 부인 차귀열(65세)씨에게도 집안일에 도움이
되는 남편이 되려면 퇴임으로 허전한 생활이 아닌 예전과 같은 바쁜 나날이 계속될 것 같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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