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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 입력 1997.06.23 00:00
  • 호수 180

한기양 목사와의 좌담회 녹취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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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공해원흉은 유공”
석유화학에서 무방류ㆍ무공해란 있을 수 없어
5~8km 반경내의 주민피해 예상

지난 9일, 10일 울산의 석유화학단지를 돌아본 40여명의 당진지역 주민들은 이날 저녁 오랫동안 환경운동을 해온 울산환경운동연합의 한기양 목사를 초청해 강의를 듣고 관심사에 대해 질의응답시간을 가졌다. <편집자주>

울산지역주민들은 공해로 인한 괴질에 시달리다 86년부터 집단이주를 시작했으나 아직까지도 이주를 완료하지 못했다.
그런데 당진지역은 울산보다 환경피해가 더욱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남동공단, 반월공단, 시화공단, 고대부곡공단, 한보철강, 석문공단, 당진화력, 대산공단으로 이어지는 서해안 공업벨트에다 서해안은 수심이 얕고 갇혀있는 바다이기 때문에 ‘한류와 난류가 교차되고 풍속이 빠르고 깊은 동해안을 가진’ 울산보다 환경피해는 훨씬 비관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공단이 조성되면 다량의 공업용수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심각한 식수난에 처하게 될 것이다. 작년, 재작년 가물었을 때 울산지역에는 제한급수를 하고 급수차가 동원되는등 식수의 부족으로 주민생활에 큰불편을 겪고 있다.
공장에서도 삼성정밀화학등에서는 물 1톤당 40원에 공급받아 천원씩 들여 정화해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당진지역의 경우 해수를 담수화 시키려면 해수자체가 깨끗해야 가능하다.
울산 유공공장의 면적은 여의도의 4배에 달한다. 유공에 연결돼 있는 파이프라인은 지구에서 달까지 갔다올 정도의 규모이다. 96년 7월 유공의 NEP공장에서는 부탄까스를 보관하는 볼탱크에서 화재가 발생해 주민들이 지진이 일어난 줄 알고 신발도 안신고 도망치는등 울산주민전체가 공포에 떤 일이 있었다. 유공의 자체 소방관도 접근하지 못할 정도였다. 때마침 0.3%정도의 가스만 보관돼 있어 간신히 소화되긴 했지만 만일 연쇄폭발했으면 울산지역 전역에 걸쳐 엄청난 피해를 가져왔을 것이다.
울산은 삼국시대부터 문화도시, 역사가 깊은 도시였다. 하지만 지금은 외지인이 78%로 주민들의 애향심이 다 사라지고 있다.
또한 아름답던 해안선도 공장에 다 빼앗기고 산성비가 많고 석유화학등에서 나오는 오염물질로 부식이 심해 슬레이트지붕에 못을 못박고 돌을 올려놓고 살고 있다. 공장에서도 컴퓨터시설등 3년간 사용을 예상했던 각종 투자시설이 6개월도 안돼 고장나 사용하지 못하는 예가 비일비재하다.
울산지역에는 심한 공해로 불량품이 많이 나와 반도체, 첨단산업등을 유치할 수가 없다. 여름에 주거지역은 공장에서 나오는 악취 때문에 학생들이 문닫고 수업을 해야 할 정도로 공해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 매연도 심해 고급맨션APT 화재경보기 센서가 화재인줄 알고 경보기가 울려 주민들이 놀라 대피하기도 했다.
<강연녹취요약>

●당진주민과의 질의답변●

한목사의 강의가 끝나고 주민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주민들이 “유공은 그동안 울산지역에서 유공의 환경시설은 완벽한데 다른 업체에서 내뿜는 공해로 유공만 피해보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전하자, 한목사는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라며 울산지역의 공해원흉은 유공이라고 밝혔다.
한목사는 유공이 지난 30년간 공업화를 주도하면서 울산환경에 결정적인 피해를 끼쳤다고 한다. 유공이 4~5년전부터 환경시설에 집중투자해 탈황설비를 하는등 아황산가스는 많이 개선됐지만 암을 유발하는 VOC물질이나 질소산화물 등을 잡아내는 기술이 현재로서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밝혔다.
또한 유공에서 주장하는 무방류에 대해서는 폐수정화시설을 거치면 기계를 닦을 수 있는 정도는 될지 모르나 석유화학업체에서 무방류 무공해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TMS에 대해 한목사는 “잦은 고장으로 형식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전시효과만 노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TMS에서 잡아내는 공해물질은 아황산가스등 몇가지에 지나지 않고 실제 발생량이 기준치를 넘어도 낙동강 환경관리청에서 관할하고 있기 때문에 울산시에서는 규제를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석문지역주민들이 관심을 갖고 질의한 이주에 대해서는 “86년부터 이주사업이 시작됐지만 아직도 마무리가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가보상이 제대로 안되고 87년도 기준 공시지가로 토지소유자만 보상했지만 그 돈으로는 시내에서 집도 못산다고 한다. 더욱이 세입자는 아무런 보상도 없어 지금까지 버티면서 이주비 보상싸움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목사는 유공이 들어오면 석유를 정제하고 남는 부산물이 많기 때문에 이에 따른 폐기물처리업체가 반드시 들어온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허달호 사무국장의 부연설명에 따르면 유공이 들어오면 10여개의 폐기물처리업체를 필요로 할 것이며 폐기물처리업체에는 환경오염 저감장치가 없어 다이옥신등 심각한 환경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었다.
끝으로 한목사는 “울산지역에서는 석유화학업체에서 나오는 공해때문에 5~8km 반경내의 주민과 자연이 일상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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