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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 입력 1999.09.06 00:00
  • 호수 289

[음악이야기]LP냐 CD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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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닦는 수고조차 생략하고 훌륭한 음악을 듣고 있자니 너무한다싶어 송그스럽다

LP냐 CD냐

판닦는 수고조차 생략하고
훌륭한 음악을 듣고 있자니
너무한다싶어 송구스럽다

CD가 본격적인 상품으로 등장한 지도 벌써 10년이 훨씬 넘었다. 시제품이 나왔을 당시의 열풍은 다소 식었지만 이제는 음반의 대명사로 자리매김된 상태이다.
LP수집가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그에 따라 서러움도 더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바야흐로 백색이 흑색을 몰아내고, 작은 것이 큰 것을 지배하는 시대인 것이다.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아날로그냐 디지탈이냐, 즉 LP냐 CD냐의 논쟁이 그칠줄 모르지만 그 음질상의 우열을 따지기 전에 개개인 각각의 경우에 따라 선택되어야 하겠는데 이미 LP시스템, 특히 음반과 카트리지 등 재생장치에 많은 투자를 한 경우라면 LP위주로 계속함이 현명할 것이고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CD쪽이 단연 실용성이 크다고 하겠다.
수준급의 음질을 기준으로 할 때 비용면에서는 CD쪽이 훨씬 더 든다고 봐야 하는데 LP에서 필요한 카트리지나 승압트랜드 플레이어, 기타 악세사리 등이 필요치 않기 때문이다.
이런 CD의 실용성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아직까지 아날로그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CD음색이 기막히지만 정체모를 거부감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너무나 위생적이다 못해 소독냄새가 나는 듯한 소리에 이내 질리고 만다. 시골태생이어서 주위가 너무 깨끗하면 마음이 편치 못한 성미 탓일까?
낚시나 등산의 재미는 그 자체보다 더러워진 장비를 손질하는 등 그 과정의 번거로움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 되는데 CD는 그런 면이 없다. 심혈을 기울인 남의 작품을 감상하는데 판이라도 닦고 간수하며 바늘도 갈아 끼우는 정도의 수고쯤은 마다할 수 없는 것이다.
손바닥만한 판을 달랑 넣고는 마냥 두손 포개고 있자면 그처럼 훌륭한 음악을 들으면서 하는 일이 너무 없구나 싶어 송구스러워지는 것이다.
그러나 LP수호자나 CD선호인들은 서로의 장점으로 해서 결국은 우열의 논쟁은 무의미하다고 보아 이쯤에서 회해하는 것이 현명하리라 생각한다.

당진여객 부장(Tel. 355-3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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