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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금구의 사람아 사람아-김성기 고대면 슬항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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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진 이와 가까이 지냄이 더없는 행복이니...

어진 이와 가까이 지냄이 더없는 행복이니...
김 성 기 고대면 슬항리

제2차 세계대전 때의 이야기.
1944년 4월, 소련군은 페레코스키에 있는 독일군들을 물리쳐 크림반도를 되찾으려고 사단규모의 병력을 동원했다. 페레코프스키는 지형이 험하여 방어하기는 쉽고 공격하기는 어려운 곳.
소련군은 여러날 동안이나 적의 진영을 정찰하려 했으나 허사였다. 그런데 4월 6일 밤에 이곳에 갑자기 큰 눈이 내렸다. 소련군 포병사령관은 그날 아침에도 사령관 막사에서 독일군 진영을 정찰하는 방법에 대해 궁리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때 참모장이 어깨에 잔뜩 눈을 덮어쓴 채 막사 안으로 들어왔다. 훈훈한 실내로 들어오자 그의 어깨를 덮었던 눈이 약간 녹으면서 견장의 윤곽이 드러났다. 사령관은 그 광경을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하였다.
“곧 날씨가 더워지면 독일군 엄폐호 안에 쌓인 눈도 녹을 것이다. 그러면 엄폐호 안의 흙이 질척이게 될 것이고, 병사들은 엄폐호 안에 쌓인 눈을 치우려 할 것이다. 눈에 섞인 젖은 흙이 어디에 있는지만 본다면 우리는 그들의 병력배치를 한눈에 꿰뚫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사령관은 날씨가 좀 풀리자 독일군 진지를 항공사진으로 찍으라고 명령하였다. 사령관의 예상은 맞아 떨어졌다. 독일군 진지 앞에서 갈색흙들이 눈에 띄게 드러났다. 또 원래 노출되어 있었던 여러 목표물 주위에는 눈을 치운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그곳은 상대편을 혼란시키기 위해 가짜로 설치한 위장목표물이라는 사실도 알게되었다.
이렇게 적들의 병력배치 상태를 알아낸 소련군은 정확하게 목표물을 잡아 맹렬한 포격을 퍼부음으로써 결국 8일만에 적의 난공불락으로 알았던 방어선을 돌파하고 크림반도를 수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노자(老子)는 “남과 싸워서 이기려면 상대방보다 힘이 다소 앞서면 되지만 내가 나하고 싸워 이기려면 강해야 한다”라고 도덕경에서 얘기한다.(勝人者有力, 自勝者强)

김성기씨!
사회생활을 하려면 우리는 이력서라는 자기소개서를 줄에 맞추어 쓰게된다. 예를 들면 60대 사람이 이력서를 썼을 때 어느 사람은 경력란에 꽤 많은 줄을 차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한 두줄에 그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경력란이 많은 줄을 차지하는 사람일수록 별볼일 없는 사람이란 것을 쉽게 알 수가 있다.
김성기씨의 이력서는 아주 간단하다. 그러면서 앞뒤가 맥이 이어져 흐르고 지역사회를 위해 평생 몸 바쳤음을 설명없이도 한눈에 알게된다. 그런 연유로 10월 6일 제2회 도민의날에 모범도민으로서 도지사표창을 받았다.
김성기씨가 남다른 자긍심에서 도민을 위한 봉사활동과 지역사회발전에 공이 컸음을 증명하는 표창인 것이다.
김성기씨의 간단한 이력서 전부를 여기에 적어보면 1950년 6월 25일 전쟁으로 고등학교 3년 재학중 학도병으로 군에 입대, 간부후보학교를 거쳐 포병소위로 임관 17년간 포병부대 근무 대위로 제대, 고대면 슬항리에 정착하면서 고대면 예비군 중대장 7년 근무, 퇴임후 군 민방위과의 민방위강사로 오늘날까지 11년. 금년 67세.
부처님께 한 제자가 묻는다.
“많은 사람들은 행복을 바라면서 행운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으뜸가는 행복은 어디에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요”
부처님의 대답은 간단했다.
“어리석은 사람들을 가까이 하지 말고 어진 이와 가까이 지내며 존경할만한 사람을 존경할 것, 이것이 더없는 행복이니라”
김성기씨는 슬하에 2남3녀를 두었다. 군대생활 17년에 자녀들의 출생지도 각각 다르다. 강원도 여기저기 경북 안동 등등... 자녀들의 이질적인 출생지! 우리 보통 사람으로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대목도 있다.
김성기씨의 출생지는 우강면 공포리. 큰 논을 갖춘 집의 아들로 태어나 합덕중학교 1회 졸업생, 고등학교는 서울로 유학하였다.
김성기씨는 합덕중학교 1회 졸업생임을 무척 자랑으로 생각하며 반면 어깨도 무거워진다고 술회한다. 선배인 1회 졸업생으로 후배들에게 떳떳한 삶으로 본보기가 될 수 있어야 된다고 항상 가슴에 품고 살고 있다.
졸업후 꼭 50년이란 긴 세월이 흘러갔는데도 “우리가 사회생활 함에 있어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견해를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누구나 자기 자신의 생각이나 엄밀한 의미에서 전적으로 옳은 것은 없는 것이다”라고 합덕중의 모든 후배들에게 한마디로 요약한다.


더욱더 깊어가는 가을 들녘에서 쉴틈없이 일하는 농민 여러분께 잠시의 휴식을 드리고 그 노고에 감사를 드리기 위해 휴정(休靜)스님의 시를 함께 음미하고 싶습니다.

밤은 깊은데 그대 아니오고,
새는 잠드니 온 산이 고요하다
소나무 사이로 달이 꽃밭에 내리니
붉고 푸른 그림자 온 물에 가득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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