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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교사 퇴직 후 탁구로 제2의 인생 즐기는 김기숙 씨(송악읍 반촌리)
“이제는 ‘탁구’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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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살에 도전한 임용고시…단 1년 만에 합격!
척추관협착증으로 오른쪽 다리 마비 탁구로 회복세

“이 조그마한 탁구공이요, 얼마나 예민하고 섬세한지 잘못 던지면 거침없이 막 날아가요. 내 마음대로 안되는 게 인생과 똑같아요.”

김기숙 씨는 올해로 69세다. 초등학교에서 교직생활을 하면서 탁구를 접했던 그는 정년퇴임 후 본격적으로 탁구를 즐기기 시작했다. 오른쪽 다리에 마비가 와 걷다가 넘어지기를 반복하면서도 김 씨는 꾸준히 탁구를 즐기고 있다. 

초등교사 임용고시에 도전

충북 청주에서 자란 김 씨는 23살(1974년)에 처음 교편을 잡았다. 장래희망은 의사였지만, 아버지의 성화에 못이겨 교사가 됐다. 

6년 간 어린 제자들과 아웅다웅 지냈던 그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자연스레 학교를 그만두게 됐다. 두 아들을 다 키우고 나자 다시 일을 하고 싶어진 그는 기간제교사로 일하기도 했다.

기간제교사로 일하면서 정교사가 되기 위해 그는 50세의 나이에 임용고시에 도전했다. 그가 처음 교사가 됐을 때는 교육학을 수료하면 바로 교사가 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지만, 세월이 지나 제도가 바뀌면서 임용고시를 봐야했다. 낮에는 기간제교사로 일하고 밤에는 노량진 학원에 가서 꿈을 위해 공부를 했다. 

노량진 학원에서 김 씨는 단연 최고령 학생이었다. 함께 공부하는 학생들은 모두 아들과 비슷한 나이였다. 간절한 마음이 하늘에 닿았는지 공부를 시작한지 딱 1년만에 임용고시에 붙었다.  

두 번째 임용고시 도전

20년 만에 아이들 앞에 섰다. 두렵기도 하지만 설렜다. 초보 선생님이 처음 발령받은 곳은 전남 강진의 한 학교였다. 당시 남편과 두 아들을 떠나 혼자 생활하는게 망설여졌다. 그러나 교직생활을 일찍 그만둔 것을 안타깝게 여겼던 친정엄마가 “네가 하고 싶은 거 하라”며 독려해줘서 용기 내 떠날 수 있었다고. 1년 간 가족과 떨어져 살면서 교직생활을 한 그는 수도권과 가까운 충남 당진에서 교직생활을 이어가고자 또다시 임용고시에 응시했다.

주위에서는 임용고시 한 번도 힘든데 두 번이나 치른다며 대단하게 여기기도 했다. 그는 당진에서 전대초, 한정초를 거쳐 원당초에서 교직생활을 했으며 지난 2015년 정년퇴임했다. 

김 씨는 “할머니 선생님이라 아이들이 별로 안 좋아했겠지만 그래도 다 큰 제자들이 찾아와 내가 도움이 됐다고 말할 때면 교사로서 뿌듯함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탁구 매력에 푹 빠져 

김 씨가 본격적으로 탁구를 친 지는 2년 정도 됐다. 전남 강진의 작은 학교에서는 자유롭게 탁구를 칠 공간이 있어 동료들과 종종 탁구를 치곤 했다. 그러나 기본도 모르고 쳤을 때라 탁구를 취미로 가지진 못했다. 그러다 당진에 정착해 송악읍 봉교리 위치한 평안장로교회를 다니면서 교회 내 탁구동아리에 가입하게 됐고 이효순 권사, 이현영 집사를 통해 탁구를 배웠다. 

이후 송악탁구장 이민자 코치에게 전문적인 탁구 강습을 받기도 했다. 김 씨는 “탁구를 다시 시작했을 당시에는 허리가 많이 아팠다”며 “하지만 꾸준히 탁구를 치자 몸에 균형이 잡혔다”고 말했다.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해 다리가 마비돼서 걷는 것 조차 어려웠어요. 지금도 가끔 넘어지곤 하지만, 탁구는 상체 위주의 운동이라 무리가 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포기하지 않고 탁구를 꾸준히 치고 있어요.” 

여러 장점의 운동 ‘탁구’

허리운동이 된다, 상대방이 보낸 탁구공을 받아쳤을 때 희열감과 성취감을 느낄수 있다…. 김 씨는 탁구의 좋은 점을 하나씩 읊었다. 본인에게는 탁구가 최고의 운동이란다. 남은 인생 건강하게 사는 것이 꿈인 그에게 욕심이 있다면 다른 사람에게 탁구의 매력을 알려주는 ‘탁구 선생님’이 되는 것이다. 

“제가 어린 학생들에게 선생님이었던 것처럼 탁구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탁구의 재미를  알려주는 탁구 선생님이 되는 것이다. 탁구를 즐기면서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내고 싶어요.”

>> 김기숙 씨는
- 충북 영동 출생
- 1974년부터 교직생활 시작
- 전 전대초, 한정초, 원당초 교사
김예나 기자 yena08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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