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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읍면소식
  • 입력 2022.10.14 22:11
  • 수정 2022.10.28 17:03
  • 호수 1426

[우리마을 이야기 14] 정미면 사관리, 솔바람길 따라 솔내음 퍼지는 ‘선비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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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공간으로 활용되는 사락골 생태습지
솔바람길, 과거 서산 운산장으로 향하던 길

▲ 드론으로 촬영한 정미면 사관리의 모습

100년 이상 된 수십그루의 노송이 자리한 정미면 사관리에 들어서면 그윽한 솔향기가 난다. 마을 안에 조성된 봉화산 솔바람길에는 빽빽하게 들어선 소나무들이 자리하고 있어 피톤치드 가득한 숲길을 걸으며 힐링하기 좋다. 

▲ 사관리 마을회관 앞에 있는 산에 서낭당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 사진은 2005년 1월에 진행된 주민 무사 안녕 서낭제의 모습이다.

선비들이 많이 태어난 마을 

정미면 사관리는 ‘선비 사(士)’자와 ‘갓 관(冠)’자를 따서 이름 지어졌다. 그래서인지 과거 사관리에는 선비들이 많았다는 전설도 있다. 사관리에는 총 3개의 반이 구성돼 있는 가운데 △사내골 △진관동 △구수골 △비석말 △세종골 △양지말 △함박골 △층층골 △평상재 등의 자연부락이 존재했다. 

정미면지에 따르면 사내골은 사내동이라고 불렸는데 옛날에 선비들이 학문 수학을 위해 선비촌을 이룬 곳이라고 한다. 또한 진관동은 선비들이 정착해 학문을 연구했던 곳이라는 설이 있다. 비석골은 조선 선조 때의 문인인 이안눌의 신도비가 있어 이름 붙여졌다. 최안묵 이장은 “함박골은 함박(바가지) 모양과 비슷하고 구수골은 소 먹이그릇(구수) 같다고 해서 이름 지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내가 어릴 적에는 경지 정리가 되기 전이었어요. 그때 우리 마을에 작은 하천이 있었죠. 거기서 수영하고 미역 감고, 목욕하곤 했지요. 내 나이가 지금 83세이니 70년도 더 지난 이야기에요.”(정영호 노인회장)

▲ 정미면 사관리 주민들이 지난 2018년 설립한 농업회사법인 솔메. 이곳에서는 된장, 고추장을 직접 담가 판매하고, 농가맛집 ‘솔바람맛집’을 통해 전통장을 활용한 찌개 등을 선보이고 있다.
▲ 사락골마을 자연정화 생태습지

우수도랑으로 선정된 생태습지

정미면 사관리 마을회관 옆에는 사락골마을 자연정화 생태습지가 조성돼 있다. 이 습지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물길을 만들고 퇴적토를 준설해 만들었다. 이곳에는 정자와 관찰데크, 물레방아, 분수, 조명을 설치해 친수공간이 조성돼 있다. 이에 충청남도가 주관하는 2021년 주민과 함께하는 도랑 살리기 운동 평가에서 우수도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곳에서는 수련, 백련, 억새 등의 식물도 감상할 수 있어 주민들의 휴식공간을 넘어 지역 학생들의 생태 학습공간이 되고 있다.

한편 마을회관 뒤편에는 200년 된 보호수와 함께 소나무밭이 자리하고 있다. 보호수 느티나무는 높이 25m, 나무둘레 4.4m에 이른다. 최안묵 이장은 “어르신들이 보호수 밑에서 장기와 바둑을 두기도 하고 쉼을 취하기도 했다”며 “보호수 옆 소나무밭에는 100년이 넘은 노송도 자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 봉화산 솔바람길

마을 풍경 감사할 수 있는 사관정 

지난 2013년 12월 정미면 사관리에 만들어진 봉화산 솔바람길에도 오래 전부터 자라 온 소나무들이 멋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 30~40년 전에는 솔바람길이 서산 운산장으로 가는 길이었다. 그때도 소나무가 많아 사람들은 솔바람길을 ‘솔밭’이라고 불렀단다. 솔바람길은 주차장 ~ 사관정 ~ 봉화대 ~ 안국사지 ~ 안국사 ~ 원당지 ~ 수당리 마을회관 ~ 주차장 코스(8.2km)로 조성돼 있다. 특히 사관정에 올라가면 사관리의 풍경과 봉화산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최기열 새마을지도자는 “우리 마을의 자랑 중 하나가 봉화산 솔바람길”이라고 말했다.

▲ (왼쪽부터) 정영호 노인회장, 최안묵 이장, 최기열 새마을지도자, 이명순 부녀회 총무, 주민 정세진 씨

“인심 좋은 우리마을”

현재 마을에는 70가구, 120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사관리 역시 여느 농촌마을과 같이 노령화로 마을주민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주민 정세진 씨는 3년 전부터 정미면 사관리에 살고 있다. 서울 출신의 그는 “귀농을 결심하고 여러 곳을 알아보던 중 정미면 사관리를 알게 됐다”며 “경관도 좋고 주민들의 인심이 특히 좋아 정착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산세가 아주 좋다”며 “소나무가 숲을 이뤄 공기도 맑다”고 덧붙였다.

또한 결혼하면서 마을을 찾은 이명순 부녀회 총무는 “어느덧 정미면 사관리에 산 지 30년이 됐다”며 “마을 모습이 30년 전이나 현재나 크게 달라진 것이 없지만 여전히 살기 좋다”고 전했다. 

“복지, 환경 등 마을 여건이 많이 좋아졌어요. 그러나 아기 울음소리는 줄어들고 세상을 떠나는 주민들은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주민 모두 건강 잘 챙겨서 장수하길 바랄 뿐입니다.”(최안묵 이장)

글 김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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