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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권건오/리더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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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시대 시론

권건오
당진축협 감사실장
공주대학교 강사

전설적인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1874~1922)은 1914년 12월5일 27명의 대원과 함께 ‘인내'라는 의미의 이름을 붙인 ‘인듀어런스(Endurance)호’를 타고 탐험에 나선다. 하지만 인듀어런스호는 거대한 남극의 빙하에 갇히고, 결국 침몰하고 만다. 섀클턴은 이 생존의 한계에서 한 명의 대원의 희생도 없이 634일 후 전원을 생환시키는 리더쉽의 기적을 이루어낸다.
스테팬슨의 캐나다 탐험대는 1914년 여름, 11명의 대원이 북극지역을 향해 떠난다. 똑같은 운명에 처했으나 스테팬슨의 탐험대는 11명의 대원이 북극의 황무지에서 횡사하는 비극을 당한다.
무엇이 무려 634일간이나 남극의 얼음덩어리 속에 갇힌 섀클턴의 탐험대원 27명 전원을 살아 돌아오게 했는가? 또한 스테펜슨 탐험대가 북극의 황무지에서 횡사한 이유는 무엇인가?
극한 상황에서 리더쉽이 발휘되는가 안 되는가의 차이는 인간의 생존 문제와 직결이 된다. 이 두 경우를 통해서 지도자의 리더쉽에 따라 극단의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두 경우의 차이점을 본다면 스테팬슨의 탐험대는 고립 수개월에 서로 거짓말을 하고 속이고 도둑질하는 일들이 일상이 되어버린 완전히 이기적인 인간들로 변해버렸고 섀클턴의 대원에게는 약육강식의 이기심 대신 팀워크, 희생정신, 그리고 서로에 대한 배려가 있었다는 것이다.
섀클턴의 지도자로서의 리더쉽은 생존이라는 긍정적인 큰 목표를 전제로 가지고 비상식량을 구해야한다는 단기목표 달성에 총력을 기울이며 썰매와 구명보트를 끌고 얼음 벌판을 가로지르는 과감한 모험을 강행한다. 가시적이고 오래 기억될 상징과 행동으로 솔선수범을 한다. 처음 난파되었을 때 그는 짐을 가볍게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은 버리라고 명령하고 자기 스스로 윗옷 안쪽의 귀중품을 눈 속에 던져버린다. 그리고 그는 자기가 가장 아끼는 금으로 만든 담배케이스마저 꺼내 땅바닥에 버린다. 또 자신의 아침 식사용 비스킷 한 조각까지 대원에게 나눠주며 조직적으로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포용심을 가지고 있었다. 즉 도전 정신과 믿음을 주는 인간적인 리더쉽과 함께 바닥에 쏟아진 자신의 우유를 핥아먹는 동료에게 대원 모두가 자기 몫의 우유를 조금씩이라도 나눠줄 수 있도록 이끈 팀워크, 그리고 절대 포기하지 마라, 또 한번의 기회가 있다고 격려하는 긍정적 사고야말로 섀클턴의 승리의 원천이었다. 이 절제되고 상징적인 행동은 대원들에게 생존의 조건을 제시한 것이다. 이러한 섀클턴의 모습은 오늘날 우리들의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인 듯 싶다.
지역의 선거가 가까워 오면 우리는 또 다시 비애를 느껴야 한다. 우리사회에는 지도자는 많지만 존경받는 지도자는 과연 얼마나 되는가. 필요한 사람은 나서지 않고 부당한 인물이 스스로 등장하는 현실에 대해 우리는 우려를 하고, 겸손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반성하지 않는 자칭 지도자들을 경계하여야 한다.
우리에게 있어서 지도자의 선택이란 삶을 택하느냐 죽음을 택하느냐 하는 긴박한 기로에 서는 것과 같다. 온 천하가 무너지는 것 보다 자기 자신의 이익 하나를 잃는 것이 두려운 자들을 우리는 지도자로 선택할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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