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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등 켜주고 싶은 날 - 홍윤표(당진군청 의회사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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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문인협회 회원
" 호수시문학회 고문
" 명예문학박사

미등(微騰)이 켜진 밤은 외롭다
가로누운 풀밭들이 아수라장 되어
빈 하우스 안에서 구호의 깃발을 머리에 이고
관문 앞 달려와 엔진을 끈다
어깨띠가 타도록 구호의 눈을 붉히면
때로는 연대가 나와 방패연을 날리고
때로는 중대가 나와 가오리연 날리고
키 큰 장정은 귀에 보청기를 끼고
천지신명께 귀를 기울인다
봄이 온다는 대답도 아니고
뜨거운 여름이 온다는 대답도 아니다
이대론 물러설 수 없다는 명동 사거리의 투언
난들 어쩌란 말이요 답답하군요
논둑에 난 잡풀 때문에 건드리지 못하고
홀로 울어야 하는 새내기 시인들
농가 부채탕감을 주장하는 시야가 높다
재벌사와 계열사가 문 닫으므로
낙향하는 젊은 초상들
내 몸 속 뜨겁게 흐르는 물 한 주머니씩
생명수 되라 골고루 나누어 주며
미등 하나 켜주고 싶은 하루
우리 아버지도 애초엔 한 많은 농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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