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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얼굴 마주하고 함께 한 정월대보름
■ 음력 1월 15일 ‘정월대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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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모여 소지 적은 달집 태우고 전통 놀이 함께 해
부럼 및 떡, 오곡 나눠 먹으며 서로 안녕 빌기도

▲ 한 해의 첫 보름달이 뜨는 음력 1월 15일은 정월대보름이다. 정월대보름이 되면 서로 오곡밥을 나누고 부럼을 깨며 한 해의 풍년과 건강을 빈다. 하지만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만나고 싶어도 만나지 못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완화되며 지역 곳곳에서 전통 놀이와 달집 태우기 등의 정월대보름 풍속이 열렸다.

한 해의 첫 보름이자 보름달이 뜨는 날인 ‘정월대보름’. 매년 음력 1월 15일이면 꽉 찬 달이 떠오른다. 올해는 지난 5일이 정월대보름이었다. 지금은 정월대보름을 중요하게 여기진 않지만, 옛날에는 이날을 설날 못지않게 여겼다. 농사를 짓고 음력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에서는 풍년의 의미를 담아 첫 보름달이 뜨는 날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이 정월대보름에 속한 정월에는 세시풍속을 중요하게 다뤘다. 특히 이날은 정월대보름 전날 무친 9가지 나물과 찹쌀과 수수, 기장, 적두, 서리태를 섞은 오곡밥을 지어 먹었다. 오곡밥에는 그해의 곡식이 잘 자라 수확되기를, 대풍을 맞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져 있다. 그래서 농사 짓는 사람들은 오곡만이 아니라 농사지은 곡식을 모두 넣어 밥을 지어 먹기도 했다고 한다. 

또 정월대보름에는 이런 풍속도 전해진다. 성이 다른 세 집 이상이 함께 밥을 먹어야 그 해의 운수가 잘 풀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옛날에는 여러 집이 모여 오곡밥을 나눠 먹는 풍습도 있었다고 한다. 또 하루 동안 9번에 걸쳐 밥을 먹어야 좋다고 해서 여러 차례로 나눠 밥을 먹기도 했다. 이외에 정월대보름에는 오곡밥만이 아니라 동지처럼 팥죽을 먹어 악귀를 쫓아내고자 했다는 설도 전해진다. 

오곡밥만큼이나 정월대보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부럼이다. 정월대보름에는 본인의 나이만큼 땅콩이나 호두, 날밤, 은행, 잣 등의 견과류를 깨물어 먹는 관습인 ‘부럼깨기’가 있다. 이렇게 해야 각종 피부 부스럼이 예방되고 치아는 튼튼해진다고 옛사람들은 믿어 왔다. 부럼 깨기에는 한 해의 건강과 액운을 내쫓는다는 의미가 더해져 지금까지도 정월대보름이 되면 부럼을 깨기도 한다.

그리고 정월대보름이 되면 부럼 깨기와 함께 귀밝이술을 마셨다고 한다. 귀밝이술을 아침 식사하기 전에 마시면 귀가 밝아지고 귓병을 예방할 수 있으며, 좋은 소식이 들린다고 전해져 왔다. 우리 말로는 귀밝이술이라고 하지만, 다른 말로는 총이주, 명이주, 유롱주라고도 불렸다.

옛 서적인 <둥국세시기>에 따르면 ‘청주 한 잔을 데우지 않고 마시면 귀가 밝아진다’고 도 쓰여 있다. 이때는 아이도 가릴 것 없이 남녀노소 이 귀밝이술을 마셨다고 한다. 대신 아이들은 마시지는 않고 입술에 살짝 묻히는 정도에서 그쳤다고 하는데, 아이에게도 술을 권할 만큼 정월대보름 세시풍속을 중요하게 여겼음을 알 수 있다.  

이외에도 정월대보름에는 남겨진 것들이 많다. 아침에 일어나 친구나 형제, 자매에게 더위를 사가라고 파는 것이다. ‘니더위!’, ‘내 더위 사가라’, ‘내 더위 네 더위 먼 데 더위’하고 외쳤다고 하는데, 이때 친구가 대답하면 더위 산 것으로 간주했다. 이외에도 이날이 되면 다리밟기와 줄다리기, 고싸움, 돌싸움, 쥐불놀이 등을 지내며 서로 함께 대보름을 즐기기도 했다. 

■ 기지시줄다리기축제위원회·보존회 ‘정월대보름 행사’

“훨훨 태워 올 한 해 내 소원 들어주렴”

▲ 기지시줄다리기축제위원회와 보존회가 함께 정월대보름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시민들의 소원을 적은 달집을 태우며 한 해의 소망을 빌었다.

기지시줄다리기축제위원회(위원장 최홍섭)와 기지시줄다리기보존회(회장 구은모)가 한동안 코로나19로 모이기 어려웠던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정월대보름 맞이 행사를 마련했다. 

이날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 행사장에는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지신밝기를 시작으로 볏가리대 세우기와 서낭제 및 민속놀이 체험 부스가 마련됐다. 여기서 지신밝기란 지신을 진압함으로써 악귀와 잡신을 물리치고 마을의 안녕과 풍작 및 가정의 다복을 바라는 민속놀이다.

반면 볏가릿대 세우기에서 ‘볏가릿대’는 벼를 베어서 가려 놓거나 또는 볏단을 차곡차곡 가려서 쌓은 더미에서 나온 말이다. 풍년이 들어 볏가리의 긴 나뭇대 높이만큼 쌓게 해달라는 의미가 있다. 

해가 뉘엿뉘엿 서산을 넘어가면서부터는 달집제와 달집태우기가 열렸다. 개인과 가정의 소원을 적은 소지가 타오르는 것을 보며 올 한 해의 안녕을 바라기도 했다. 

최홍섭 기지시줄다리기 축제위원장은 “올해는 달집에 들어가는 대나무 양을 늘려 태울 때 소리가 더 커서 달집태우기가 가진 액운을 쫓는 의미를 예년보다 더할 수 있었다”며 “정월대보름 행사가 성공적으로 열렸던 만큼, 앞으로 있을 기지시리줄다리기행사도 잘 치러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구은모 기지시줄다리기 보존회장은 “매년 정월대보름을 맞아 행사를 개최해 왔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행사 규모를 축소했기에 시민과 함께하지 못했다”며 “올해는 코로나19 해제와 함께 시민들을 모아 풍요를 기원하며 볏가릿대 세우기와 달집태우기 등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가 평안하고 풍년이 들길 바란다”고 전했다. 

참가자 인터뷰 김하나(35)·양예빈(9)·양예준(7)

“올해 우리가족 건강하길”

“송악읍 기지시리를 지나 다니면서 현수막을 보고 행사가 있는 것을 알고 오게 됐어요. 정월대보름 행사를 아이들과 처음 참여하게 돼 의미가 깊어요. 올해 가족이 아프지 않고 아이들이 서로 싸우지 않길 바랍니다.”(김하나) “놀이터에서 그네 탄 것도 재밌고 떡도 구워 먹어서 좋았어요.”(양예빈·양예준)

 

■ 당진문화원의 ‘정월대보름맞이 민속놀이한마당’

제기차기·딱지치기 등 민속놀이 가득

▲ 당진문화원이 잊어 가는 전통 놀이를 지키고자 정월대보름을 맞아 민속놀이 한마당을 지난 5일 탑동초등학교 체육관에서 개최했다.

당진문화원(원장 김윤숙)이 정월대보름을 맞아 민속놀이한마당을 지난 5일에 개최했다.

문화원이 주최한 민속놀이한마당은 올해 처음으로 열렸다. 정월대보름 대대로 이어져 오는 우리의 풍속을 지키고자 열린 민속놀이한마당은 문화원의 협소한 공간 대신 많은 사람이 함께 할 수 있는 탑동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열렸다. 하지만 이날 예상보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 체육관은 장사진을 이뤘다.

행사는 다채롭게 열렸다. 식전공연인 난타로 행사의 막을 열었다. 민속놀이한마당은 크게 놀이마당과 체험마당, 먹거리부스로 나눠졌는데,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해 문화원에서 활동하는 강사나 이용자, 임원 등이 자원봉사자로 나서기도 했다. 

놀이마당에는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전통놀이가 준비됐다. 윷놀이와 제기차기, 투호, 박 터트리기 등의 전통놀이에 어른과 아이 할 것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체험마당에는 소원방을 써주는 가훈 써주기 행사와 함께 문인화 부채 그리기, 짚풀공예, 연만들기 및 날리기가 진행됐다. 아이들도 작은 고사리손으로 짚을 엮어갔다. 

체육관 밖에서는 놀이로 인해 지친 참가자들의 허기를 달랠 수 있는 어묵탕과 오곡주먹밥이 준비됐다. 또한 몸에 따뜻한 기운을 넣어 주는 전통차 시음 행사도 열렸다. 

김윤숙 원장은 “생각보다 많은 시민이 행사에 참여해 탑동초 체육관 공간으로도 부족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이 행사가 매년 정월대보름마다 지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참가자 인터뷰 이교형·임동건(탑동초4)

“전통 놀이도 하고 쌀도 받아 좋았어요”

“오늘 행사에 와서 제기차기와 연 만들기, 딱지치기를 했어요. 딱지 치는 게 제일 재밌었어요. 행사는 엄마를 통해서 알고 왔어요. 평소에 해보지 않은 놀이라서 생각한 것보다 재밌어요. 무엇보다 친구랑 함께 해서 좋고 게임한 뒤에 쌀도 받아서 기분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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