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실시간뉴스
편집 : 2024-04-26 19:24 (금)

본문영역

  • 사회
  • 입력 2001.08.06 00:00
  • 호수 382

수해현장일지-‘98년 수해 되풀이 되나’ 주민들 몸서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진천 수위상승에 주민 모두 공포에 떨어 이틀에 걸쳐 잇따라 두번 침수 겪기도

◆… 지난 29일 당진읍 주민들은 천지를 뒤흔드는 듯한 천둥번개와 폭우를 접하면서 지난 98년의 악몽을 떠올렸다. 아침 8시30분부터 충남 서해안 일원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점점 굵어진 빗줄기는 천동번개를 동반하면서 당진읍 시가지를 강타했다.
특히 오전 10시부터 1시간 동안 무려 65㎜의 폭우가 쏟아져 당진읍 서문리 양조장 부근 마을과 군청 부근의 시가지 일원이 침수되기 시작했다. 지난 98년의 끔찍했던 악몽을 기억하는 주민들은 상가 출입문 주위에 모래주머니를 쌓고 진열된 상품과 전자제품을 높은 곳에 올리는 등 피말리는 긴장속에서 수해에 대비했다.
일요일 오전이었지만 대부분의 상인들은 상가에 나와 침수에 대비했으며 상당수 주민들은 도로변에서 불어나는 빗물을 불안한 눈으로 지켜봤다.

◆… 특히 서문리 양조장 부근 마을은 10시20분경 갑자기 불어난 물에 저지대 가옥 4동이 물에 잠겼다. 허리까지 차오른 물로 인해 몇몇 가구는 안방까지 침수됐으며 하수도와 화장실의 오폐수로 악취가 진동했다.
주민들은 집안에 밀어 닥친 물을 빼내기 위해 벽에 구멍을 뚫기도 하고 펌프나 세수대야 등을 이용하는 등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마을주민 이금식씨는 “공사현장에서 역류한 빗물이 순식간에 마을 저지대로 밀어닥치면서 주택 수십동이 침수됐다”며 “주민들이 대부분 영세 세입자이기 때문인지 수해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은 것 같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당진군은 침수의 주원인이 된 국도 32호선 확포장 구간 관로공사 현장의 막힌 배수관로를 뚫기 위해 시공업체인 롯데기공 관계자에게 조치를 요구하고 복구작업에 들어갔다.
롯데기공에서는 포크레인 등 중장비를 동원해 배수관로를 막고 있는 퇴적물을 제거했다. 일단 막혔던 배수관로가 뚫리자 물은 급격히 빠지기 시작했다.
시가지 성모병원 부근의 지하 ㅁ다방도 물에 잠겨 당진소방파출소에서 소방차를 동원, 긴급 배수작업을 벌였다. 또한 유림회관 앞 무지개 연립과 당진2교 안쪽에도 물이 차올라 당진읍에서 양수기를 동원해 물을 빼내는 등 98년 폭우 때와 같은 피해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 당진군은 이날 아침 8시30분 충남 서해안에 호우주의보가 발령되자 재해대책본부를 군청 소회의실에 설치하고 공무원들에 대한 비상근무 조치를 취했다.
특히 10시경부터 천둥번개와 함께 빗줄기가 더욱 굵어지면서 시가지 곳곳이 침수되자 당진군은 시내 일부도로에 대해 차량통제를 실시하고 하상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차량 75대를 긴급이동 조치했다.
또한 군 공무원들은 시가지 곳곳의 침수지역에 출동해 양수기 등을 동원, 배수작업을 벌이고 모래주머니를 쌓는 등 응급복구 작업을 실시했다.
특히 가장 많은 침수피해를 입은 서문리 양조장 부근 마을의 국도 32호선 확포장 구간 관로공사현장은 중장비를 동원, 막힌 하수도를 뚫고 배수작업을 작업을 벌이는 한편 마대 백여개를 쌓아 빗물이 마을로 흘러가지 않도록 조치했다. 주택침수 피해를 입은 가구에 대해서는 쌀과 취사도구, 세면도구 등 응급구호 물품을 지급했다.

◆… 당진을 강타했던 29일의 집중호우는 낮 2시경부터 잦아들기 시작했다. 점차 가늘어지던 빗줄기는 저녁무렵부터는 완전히 그쳤으며 다음날인 새벽 12시30분에 호우경보가 해제됐다. 이에 따라 당진군은 30일부터 재해대책본부를 해체하고 피해현황 파악 및 복구작업에 주력했다.
그러나 다시 오전부터 간간이 뿌리기 시작하던 빗줄기는 더욱 굵어지면서 주민들과 군청관계자들을 긴장시켰다. 오전 11시부터는 충남 일원에 호우경보가 발령되면서 당진군은 재해대책본부를 다시 설치하고 각 실과에서 인원을 차출하는 등 수해를 막기 위한 비상체제를 갖췄다.
굵어지기 시작한 빗줄기가 낮 1시경부터 폭우로 변하면서 시가지 곳곳이 또다시 침수되기 시작했다. 당진군은 시내 일부도로에 대해 차량통제를 실시하고 침수지역에 양수기를 동원, 배수작업을 벌이고 마대를 쌓는 등 응급복구 작업을 벌였다.

◆… 29일 침수피해를 입었던 서문리 양조장 부근 마을은 30일의 집중호우에 또다시 침수되는 불운을 겪었다. 이날 수해도 국도 32호선 확포장 구간 관로공사 현장에서 빗물이 당진천 쪽 하수도로 빠지지 못하고 역류하면서 서문리 양조장 부근 저지대로 밀어닥치면서 발생했다.
벽산아파트 부근 고지대에서 흘러내린 빗물은 국도 32호선 옆의 하수도로 모아지면서 엄청난 수압으로 관로공사 현장에서 전날 군 공무원이 응급조치로 쌓아놓은 마대 백여개를 순식간에 밀어버리면서 저지대인 서문리 양조장 부근 마을로 밀어닥쳤다.
주민들은 또다시 닥친 수해에 망연자실해 하면서도 출동한 공무원 등과 함께 물을 빼내고 흙탕물에 잠긴 집기를 씻어내는 등 응급복구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틀 사이에 두차례나 침수피해를 입은 장인훈(70세)·김순분(67세) 부부는 잇따른 피해에 몸서리를 쳤다.
장씨는 “전날 수해로 인해 방안까지 빗물이 들어와서 간신히 물을 빼고 집기들을 씻어냈는데 또 다시 침수를 당했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당진군은 상습침수지역인 이곳에 군 공무원들을 집중 투입하고 양수기를 동원해 배수하는 등 응급복구작업을 벌였다.

◆… 폭우로 인해 시내 곳곳이 침수되기 시작하자 당진천의 수위도 계속해서 올라갔다.
지난 98년 당진천의 범람으로 막대한 피해를 경험한 바 있는 시가지의 상인들은 모두 긴장한 얼굴로 상가밖으로 나와 추이를 지켜봤다. 폭우로 인해 시가지에 물이 차오르자 상인들은 상가 문을 일시 닫고 모래주머니를 출입구에 쌓는 등 침수에 대비하기도 했다. 상당수 주민들과 군청 공무원들은 당진천 주변에 모여 수위를 확인하며 대책마련에 부심했다.
한 때 위험수위까지 오르기도 했던 당진천은 다행히 비가 그치면서 점차 수위가 낮아져 지켜보던 주민들과 공무원들로 하여금 안도의 한숨을 쉬게 했다.

◆… 당진군에 따르면 이번 이틀간의 집중호우로 당진군은 모두 31억2천만원의 재산피해를 입었다.
주택 11동이 침수되고 농경지 467.6㏊가 물에 잠겼으며 도로 및 교량 22개소, 하천 22개소가 피해를 입었다. 또한 수리시설 25개소와 상하수도 5개소, 학교(미호중) 1개소가 수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