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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으로 풀어보는 '마음'의 탄생과 실채
2003년 03월 19일 () 14:01:00 webmaster@mjmedi.com
마음의 역사
스티븐 미슨著/윤소영譯/영림카디널刊

인간의 마음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것은 선천적으로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던 것일까. 아니면 투명한 백지상태에서 시작해 문화적, 경험적인 산물로 탄생하는 것일까. 마음이 선천적인 것인가 후천적인 것인가 하는 것은 지금까지 수없이 논쟁되어 왔던 주제중의 하나다.

플라톤은 선천적을 주장했고, 사회계몽학자들은 후천적인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이 이야기하는 마음은 같은 것일까. 지금까지의 인류역사의 수많은 논의들은 이러한 마음에 대해 근거없는, 혹은 막연한 전제 혹은 선언을 중심으로 시작된 것이 대부분이다. ‘도대체 무엇을 마음이라고 정의할 것인가’ ‘그것은 어떻게 발현되고 어떻게 측정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생각보다 복잡한 주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일부 심리학자들에게 있어서 마음은 별로 중요한 변수가 되지 않는다. 아니 거의 무시된다. 그렇지만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자신과 동일시하며, 추상화된 그 무엇인 실체로 인정하고 있다. 이처럼 알 듯 모를 듯, 그 실체가 무엇인지, 아니면 도대체 범위를 어디까지로 해야 할 지도 모르는 수수께끼 같은 인간의 마음은 무엇일까.

지금까지 인간의 마음에 대한 논의들은 주로 철학자, 종교가들이 주류를 형성했다. 그리고 과학적인 격변기를 겪으면서 의학자, 심리학자들이 합류했다. 최근에는 생태학자, 인류학자, 생물학자 등이 끼여들고 있는데, 이들의 담론은 지금까지의 ‘태초에 ○○이 있었다’는 식의 담론- 인간은 원래 이러하다, 마음은 원래부터 이러한 것이다-과는 다른 형태의 담론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조류중의 하나가 진화론과 심리학의 결합인데, 인지심리학을 전공했던 女학자가 문화와 지역을 뛰어넘는 공통적인 인간고유의 인지형태를 고생물학자인 남편과 함께 연구하면서 탄생시킨 최근 학문의 한 조류이다. 그들에 의하면 마음은 맥가이버칼과 같이 각각의 필요에 따른 영역으로 구별될 수 있는데 이는 인간이 선조로부터 독립한 후 400만년의 역사속에서 형성된 것으로, 자연선택에 따른 인간 적응의 필요에 의해 마음의 모듈이 탄생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서문에도 나오듯이 이러한 마음의 역사에 대한 담론의 조류에 고고학자인 저자가 끼여들게 된다. 저자는 전공을 살려, 선사시대의 유물들을 통해 다시 과거 인간의 생존조건과 인간의 적응 그리고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인간 마음의 발전사를 추적해간다.

만약 인간마음의 역사가 문자가 탄생한 이후인 5천년의 역사로 국한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빙하기가 잠시 멈추어 있는) 간빙기 이후 1만년의 인간문명화 시간에 국한되지 않을 거라고 추측한다면, 그리고, 그 무엇인가 인간 본성에 만들어진 선천적인 부분이 강하게 존재하고 있고, 이것이 인류의 탄생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책의 저자가 이야기하는 고고학적인 인간 마음의 역사는 읽어볼 가치가 있다.

권태식(서울 구로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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