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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 한의 교육과 한의사의 생애 교육 어떻게 바꿔야하나 (2)
2013년 03월 21일 () 13:15:01 송미덕 mjmedi@mjmedi.com

   

 송 미 덕
경희한의원 원장

요즘이야 재수, 삼수를 거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수십 년간의 대학입시에서 밝혀진 입시 수험생 중 최상위 학생들의 비결인 ‘학교 수업에 충실했어요’가 말해주는 것이 있다. 기본적인 한의학의 토대, 절대 흔들리지 말아야할 ‘한의학이 어떤 것을 하는 의학이다’라는 자존감은 정규교육을 제대로 받으면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 한의대의 교육은 정말 부실이었던 것인가? 학생 때 아침 일찍 방약합편(方藥合編) 강의를 들으러 다니고, 사암침법(舍巖鍼法)을 합숙하며 배우던 친구들을 보면서, 한의사가 되는 것이 겁나고 마냥 불안했던 것이 기억난다. 학교에서 배우던 내용들이 실제에선 쓰이지 않는 것처럼 말씀하시던 선배님들도 있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학교 다니는 동안 배웠던 것들은 모두 임상에서 아주 요긴한 것들이었다. 물론 재교육, 추가교육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대상은 아이러니하게도 학교에서 가장 긴 시간 공부했던 아주 기본적인 음양관(陰陽觀), 오행(五行), 한의학의 원리(原理) 부분이었다.

이 부분은 우리에겐 한의학을 해석하는 방법론이다. 이를 추상적 관념적으로 배우니, 나중에 수치화하는 작업을 하려할 때 마음 속 깊이부터 거부감이 드는 것이다. 육기(六氣)-풍한서습조화(風寒暑濕燥火)는 온도, 습도, 압력이라는 물리적인 현상이 조합된 모양이다. 이런 현상이 인체에서 형상화 된 것을 보고 태과불급(太過不及)을 따져 한열음양표리허실(寒熱陰陽表裏虛實) 등의 진단의 근거로 삼는다. 한의학의 생리, 병리학은 관념이 아닌 물리, 생물, 화학 등의 자연과학으로 해석이 되어야 한다. 필자는 예과시절 배우는 자연과학수업이 실제 한의학의 생리, 병리, 진단에 연결된 수업이길 바란다. 한의학을 과학화한다는 말은 원래 비과학이라는 뜻인가? 조금만 더 절차를 밟으면, 이미 과학인 한의학을 타 전공자들에게, 더욱 쉽고 명료하게 설명할 수 있다.

필자가 활동하는 SNS에서 얻은 내용들이다. 다소 상이하더라도 지적으로 받아들일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양의사들이 보는 한의사들의 문제점이다.
①꼭 알아야 할 것에는 별 관심이 없고, 임상지식은 지엽적인 것에 산발적으로 지식이 분포하고 있다.
②임상의학보다 기초의학에 주로 지식이 편중되어, 환자를 보는 교과서적인 단계가 몸에 전혀 배어있지 않다.
③진단과 치료계획 설정에 있어서는 일반인과 다를 것이 없다.

둘째, 한의사 선배들로서 조언하는 학교교육이 달라졌으면 하는 부분들이다.

▶예과교육
①한문으로 된 한의학을 제대로 배우기 위한 언어학
②시행착오와 정설이 평가되고 재편된 의사학, 특히 서양의학과 비교하는 의사학
③자연현상과 인체의 반응을 한의학적 관점으로 이해하기 위한 물리학, 기상학, 천문학, 지구과학, 화학, 생물학, 전염병관련 미생물학, 진화 등
④해부생리학은 인체의 구조와 기능을 한의학의 이론으로 해석할 방법도 제시
⑤논문 작성이 가능할 수준의 의학통계 및 의학영어 교육 강화
⑥연구자로서의 사고 방식, 실험실 안전 수칙, 의료윤리, 환자 안전관리 등의 개념
⑦국내 식물자원을 이해하기 위한 일반·약용식물학

▶본과교육
①본과 1,2학년에 한양방생리학과 한양방병리학을 순차적으로 편성, 한양방의 이론적 기반
②본초학은 기존한약재 및 생약제제의 원료생약에 대한 교육 포함
③진단학은 각종 진단장비의 목적과 결과 판독교육 포함
④침구학은 신침(新鍼)요법 교육을 통한 신기술 추가
⑤본과 2,3학년 임상과목은 질환의 정확한 이해와 진단법, KCD기준과 상병코드를 병기, 각 과별 제제약의 빈용자료 제시
⑥재활의학은 물리치료기 활용의 실제 등을 보강
⑦한방생리, 한방병리, 진단학은 임상한의학으로 바로 이어지도록 각 교실별 소통이 되어야하고, 임상수업은 이 내용에 근거한 생리, 병리, 진단, 치료로 일관성 유지
⑧본과 4학년 학생으로서 참관하게 되는 임상실습 매뉴얼 제작. 각 과별 환자를 볼 때 의사가 어떤 순서대로 접근하고 판단하는지, 병원 행정과 간호 시스템은 어떻게 협력하는 지, 침 시술의 무균법 술기, 뜸을 뜰 때의 안전관리 등 포함한다.

교육이 문제라고 늘 생각해오신 분이라면, 모두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학교교육의 목표는 숙련된 임상한의사 배출이 아니다. 한의학이라는 학문을 제대로 배워서 인체와 자연을 이해하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또한 의료인으로서 알아야할 의학적인 지식을 편중없이, 시대의 흐름에 맞춰 전달하여, 일정수준 이상의 의료인을 보장해야 한다.

정규교육에서 또 한 가지 큰 고칠 점이 있다. 바로 학생의 자세-진지한 수업태도이다. 교육내용이 먼저냐 학생의 자세가 먼저냐를 따지기 전에,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의 노력을 하자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이다. 한의대 졸업 후 한의사면허 시험을 본다. 그리고 얻은 이 면허는 환자를 국내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많은 비율의 학생이 환자를 보기 위한 면허, 국가고시를 볼 자격을 얻기 위해 절차상 학교를 다니는 것으로 생각하는지, 수업은 뒷전이기 일수다.

이제 대부분의 한의사에게, 한의사가 한방요법을 시행하는 사람이 아닌, 존경받는 현대의료인으로 자리잡혀야한다는 생각은 확실하다. 그리고 한의사는 환자를 보기위한 방법으로 한방을 택한 의사이고, 이는 전인적 사고방식을 가진, 한의학적 이론으로 해석이 가능한 다양한 의료기술을 쓸 수 있는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 상식이다. 이런 추세는 졸업 후 임상의가 되어야 느끼는 현실의 벽이 아니라, 이미 한의대에 입학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사고이다. 그렇다면 학교 교육도 이러한 요구를 반영한 교육과정으로 구성되어지고 완수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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