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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 한의계 해외진출 위해선 한양방 협진모델 시급하다
2013년 06월 27일 () 13:59:35 최주리 mjmedi@mjmedi.com

   

최 주 리
한국한의산업협동조합 이사장·한의사

국내 의료기관의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해서 필요한 일들을 보면 정부의 해외환자 유치와 병원 해외진출 연계전략, 병원 해외진출 자금지원, 해외진출 지원 전문기업 설립 및 지원, 병원진출을 위한 투자장벽 해소 등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필자는 한의계의 해외진출을 위해서 오히려 이런 지원들보다, 그리고 사상체질, 사암침, 한방성형 등 한의학만의 독특한 한의진료 매뉴얼을 만드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한양방 협진 모델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동남아시아에서의 한의학은 대장금 등의 드라마 한류로 이미 확보된 마케팅을 활용해서 여러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중의학 시장에 확연히 밀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보통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시장조사를 통해 현지의 대체의학, 전통의학 시장의 현황을 조사하기 마련이지만, 실제 한의학이 나아가야 할 시장은 협진을 통한 전체 의료시장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침술 위주로 중의학이 선점하고 있는 대체의학 시장을 한의학으로 바꾸어 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2000년대 들어서 싱가포르, 태국 등에는 침구사제도가 만들어져 실제 종합병원에서 침 시술을 할 수 있는 인력들이 있다. 하지만 한약을 처방하는 것은 흔치 않으며 우리나라처럼 한약제제가 다양하지도 않다. 또한 필리핀이나 말레이시아의 종합병원을 가도 침을 맞을 수 있는 독립된 공간이 있지만 같은 환자를 두고 서로 진료하는 것이 아니니 협진이라고 할 수 없는 단계이다.

이런 면에서 한국의 한의사들은 침뜸, 한약을 비롯한 모든 것을 교육 받은, 의사와 동등한 면허를 가진 고급인력이라는 점을 반드시 어필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기존 질환별 매뉴얼, 데이터화는 물론 동남아 현지에서 꼭 필요로 하는 질환별 협진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비만도 좋고, 난임·불임같은 부인과 치료도 좋고, 영아사망률이 높으니 출산 후 산모관리나, 영유아 건강관리, 수인성 질환 치료와 예방 또는 더운 날씨에 자주 발생하는 심혈관계 질환과 같은 것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한의학이 자국의 의료제도 확립과 자국민의 건강에 이바지 할 수 있는지를 근거와 데이터로 보여 줄 수 있어야 한다.

의료계는 2012년 8월 국내 의원급을 중심으로 77개 의료기관이 중국과 몽골 등 16개국에 진출한 상황으로 우리보다는 훨씬 성과가 좋다. 이렇게 신흥국 의료시장 선점을 위한 각국의 경쟁은 미국이나 캐나다, 오스트리아 등 주요 경쟁국들이 영리병원을 중심으로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작년 11월에도 국내 한 중소기업이 미얀마에 500병상 규모의 병원을 수출하고, 현지 의료인의 국내 교육을 계획하고 있다. 우리도 이러한 교육에 참여해서 외국의료진에게 한의학 배움의 기회를 주고 그들이 자국으로 돌아갔을 때 스스로 한의학을 홍보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라는 숙제가 남는다.
국내 한의사들 간에도 서로 표준화가 안 돼 매뉴얼이 통일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영어로 교육자료를 만들어야 하니 참 난감하기 짝이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 어려운 작업을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야 한다.

현 정부 국정과제를 보면 140대 과제 중 15번째에 ‘보건산업을 미래성장 산업으로 육성’ 부분이 있다. 창조 경제 이행을 위한 핵심 산업으로 헬스 케어 산업을 육성하고 글로벌 헬스 케어 시장을 선점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주요 추진계획은 ①제약 산업 글로벌 10대강국 도약 ②첨단의료기기, 화장품 산업 육성 ③신의료·융합서비스 발전 기반 조성 ④전략적 보건의료 R&D 강화 ⑤해외환자 유치 활성화 ⑥의료수출 촉진 ⑦한의약 세계화 등이다. 놓고 보면 이 모든 것은 유기적으로 함께 움직인다.

단순히 한의사 인력만 수출하는 것이 아닌 한국형 한양방 협진 시스템의 병원을 수출한다는 것은 그 병원에서 소모하는 의료기기, 한약제제, 의료제도 등을 함께 수출하는 것을 뜻한다. 또한 현지에서 치료 받다가 좀 더 심화된 한의치료를 위해서는 국내로 다시 들어와야 하니 이것이 바로 해외환자 유치가 된다.

아직은 요원해 보이지만, 한양방 협진의 강점을 들고, 현지 의료에 녹아내려 국내 한의사들이 쓰는 의료기기와 한약제제를 공동구매 할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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