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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06.07.31 00:00
  • 호수 624

바지락 집단폐사, 갯벌이 죽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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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락 양식장 채취량 예년의 절반에도 못 미쳐

어민들, 화력발전소 등 의심…정확한 원인 안 밝혀져

최근 바지락의 집단 폐사와 함께 채취량이 줄어드는 등 당진지역의 갯벌이 갈수록 황폐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6일 오전11시 석문면 교로2리 왜목 갯벌. 아침부터 장마비가 내리고 있는 와중에도 수십명의 주민들이 바지락을 캐고 있다.
우비 차림으로 바지락을 캐고 있던 김종훈(60)씨는 “아침부터 나왔으나 고작 이것밖에 못 캤다”며 플라스틱 양동이를 내보인다. 빨간색 플라스틱 양동이 속에는 겨우 바지락 수십마리가 바닥에 낮게 깔려 있다.
김씨는 “예전에는 한번 나올 때마다 이 만한 양동이로 4개씩 잡았다”며 “환경오염 때문인지 채취량이 1/3정도로 줄었다”고 말했다.
그 옆에 있던 조숙린(60)씨는 “예전에는 하루에 50kg 정도 잡았으나 지금은 20kg 정도에 불과하다”며 “바지락 채취량이 갈수록 줄고 있으나 올해는 특히 심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바지락 채취량이 급격히 줄어든 것은 올들어 집단폐사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식장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어민들은 종폐의 거의 절반 가까이가 폐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집단폐사의 사례가 속속 접수되고 있으나 아직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해양수산부 산하의 서해수산연구소에서는 계절적으로 나타나는 자연현상과 함께 환경적 요인을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해수산연구소의 박영제 연구원은 “겨울에서 봄으로 계절이 바뀌면 갯벌 깊이 살던 바지락들이 체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표층으로 이동하는데 이 때 강한 북서계절풍에 노출될 경우 햇볕 등에 의해 대량폐사하기도 한다”며 “이와 함께 방조제 건립이나 육상오염물질의 영향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현재 바지락 폐사의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조사계획을 세우고 추진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당진군 농수산과 수산팀도 해를 넘기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자연감모분’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집단폐사가 자연적 현상이라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민들이 일부 이견을 보이고 있다.
박정국 교로리 어민회장은 “자연적으로 철마다 발생하는 폐사와는 많이 다르다”며 “우선 폐사량이 크게 늘었고 뻘에서 썩은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어민들은 인근의 화력발전소를 원인의 하나로 지목하기도 한다.
조인형 교로2리 청장년회장은 “발전소에서 터빈에 붙는 따개비나 해초를 없애기 위해 화학약품을 사용하는데 기준보다 농도를 높이지 않았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서화력 당진발전본부 환경관리팀의 남원재씨는 “해수를 전기분해해 염소를 저농도를 섞은 부착방지제를 사용하고 있으나 염소가 유기물과 만나면 반응하기 때문에 방류시에는 농도가 나오지 않는다”고 밝혔다.
논란이 거듭되고 있는 가운데 계속되고 있는 해양생물의 감소에 대해 환경단체는 거듭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병빈 당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해양생태계가 악화되면 순차적으로 종의 수가 감소하는데 마지막까지 버티는 것이 패류”라며 “패류 중에서도 바지락이 마지막까지 남는데 바지락마저 죽을 정도면 해양오염이 매우 심각하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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