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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트렌스젠더 이야기
영화 읽기 | 대니쉬 걸
2016년 04월 07일 () 12:37:36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감독 : 톰 후퍼
출연 : 에디 레드메인, 알리시아 비칸데르


누구도 가지 않았던 길을 맨 처음으로 가야했기에 많은 위험 요소에 부딪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끝내 해내고 말았기에 무슨 일에서든 최초가 된다는 것은 항상 화제 거리가 될 수밖에 없고, 영화 소재로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특히 사회적인 이슈가 될 만한 최초의 사건이라면 그 의미는 더할 것이다.

1926년 덴마크 코펜하겐, 풍경화 화가로서 명성을 떨치던 에이나르 베게너(에디 레드메인)와 야심 찬 초상화 화가인 아내 게르다(알리시아 비칸데르)는 누구보다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부부이자 서로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는 파트너이다.

어느 날, 게르다의 아름다운 발레리나 모델 울라(엠버 허드)가 자리를 비우게 되자 게르다는 에이나르에게 대역을 부탁한다. 드레스를 입고 캔버스 앞에 선 에이나르는 이제까지 한 번도 느껴본 적 없었던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마주한다. 그날 이후, 영원할 것 같던 두 사람의 사랑이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하고, 그는 모든 것을 송두리째 바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대니쉬 걸>은 그동안 누군가에는 말 못할 고민이었을 성 정체성 혼란을 과감하게 타파하며 목숨을 건 위험하지만, 위대한 용기를 내며 진정으로 얻고자 했던 자신이 된 세계 최초의 트렌스젠더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이다.

2000년 초반, 하리수라는 트랜스젠더 연예인이 등장하면서 우리나라에서 트랜스젠더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었던 것을 많은 사람들은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사실 그 당시로는 매우 충격적인 사실이었지만 그 이후로 많은 트렌스젠더들이 다방면에서 활동하면서 이제는 그리 낯설지 않은 문화가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니쉬 걸>을 별 부담 없이 볼 수 있지만 만약 트렌스젠더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갖고 있는 관객들이라면 신중하게 선택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전체적으로 여성이 되고자 한 주인공의 심리를 주되게 표현하고 있기에 감정이입이 되지 않는다면 영화를 좀 더 즐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영화가 심각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화가들이 등장하는 영화답게 모든 장면들이 미술작품을 보는 듯한 멋진 구도로 표현되어 있고, 여자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아름다운 에디 레드메인의 열연으로 자연스럽게 그의 고민이 이해되면서 어느 순간 작품 속에 푹 빠져 버릴 것이다.

특히 성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는 남편을 이해하고, 자신의 남편을 잃게 되지만 남편의 자아를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아내의 모습 속에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된다.

어떻게 보면 영화 속 많은 의사들처럼 정신병자로 취급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남편의 행복을 위해 그를 이해하고, 기꺼이 성 전환 수술을 받게 한 아내의 용기는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용기 중에 하나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나면 오히려 아내 게르다 역을 한 알리시아 비칸데르의 알토란 같은 외모와 연기가 더 기억에 남을 수도 있으며, 그로인해 그녀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이 작품으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비록 실화이기에 결말이 더욱 더 안타깝게 느껴지지만 <킹스 스피치>와 <레미제라블>을 연출했던 톰 후퍼 감독의 작품으로 모든 배우들의 열연과 함께 북유럽의 건물과 자연을 한 눈에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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