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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731>-『喪禮抄』②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 人生禮讚
2016년 06월 03일 () 09:15:59 안상우 mjmedi@mjmedi.com


이 작은 책자는 생노병사의 고통을 겪어야만 하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 들여다봄직한 속성을 지니고 있지만, 의약의 손길이 더 이상 미치지 못하는 병자 사후의 처치법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다분히 인간의 한계를 절감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대부분의 상례서에는 治病을 위해 머물렀던 곳으로부터 喪事를 치를 안채의 正寢으로 옮기는 것으로부터 본문이 시작하고 있다.

   
◇『상례초』

이 책 『喪禮抄』에서도 첫 단원인 初終具의 첫 대목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임종을 목전에 두고, 병자를 앓고 있던 곳으로부터 정침으로 자리를 옮겨 마련하고 안팎으로 조용히 숨이 끊어지길 기다린다.” 그런데 예전에는 죽는 순간까지도 남녀가 유별한 것으로 여겨 남자는 부인의 손으로 죽음을 거두지 못하게 하였고 부인은 남자 손에서 영면해서는 안 된다고 여겼다.

병자가 絶命하고 나면 비로소 유족들이 哭을 하게 되는데, 이때 곁에 시중들던 사람이 亡者의 옷을 들고 지붕 위로 올라가 북쪽을 향해 ‘某人復’이라고 3번 외친다. 쉬운 말로 풀어보면 “누구여, 다시 돌아오라.”는 뜻인데, 지붕에서 내려와선 이 옷을 시신 위에 덮어준다. 이 과정을 招魂이라고 부르는데, 망자의 몸을 빠져나간 혼백을 멀리 가기 전에 불러들이려는 상징적인 절차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金素月의 시, 초혼은 이러한 정서를 바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뜻하지 않게 이승의 저편으로 떠나보내는 애절한 심경을 비장하고 아름답게 묘사한 걸작시이다.

이 책의 저자는 분명치 않다. 일반적으로 문신, 학자이자 임진왜란 때 활약한 공으로 宣武功臣에 책록된 李廷馣(1541~1600)이란 설이 있다. 또 역시 선조~광해군 때에 활약한 시인이자 의병장이며, 여류시인 李梅窓의 정인으로 잘 유명한 劉希慶(1545~1636) 등이 저자라고 알려져 있다.

두 사람 모두 임진왜란 때 직접 참전하여 싸운 경력이 있고 문사여서 이런 책을 편찬했을 개연성이 깊다. 하지만 역대 여러 유무명의 문인들이 일상에 필수적인 喪祭禮에 관한 예서를 略抄하여 전했기에 저자의 성명이 분명하게 밝혀져 있지 않은 입장에선 딱히 그 중 어느 분의 저작이라 꼬집어 말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상례를 치를 때 한 가지 유념할 사안은 아무리 직계존속이라 하더라도 어린 애라면 누구나 복을 입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 문헌에 의하면 8세 이상이 되어야만 비로소 제대로 된 복을 갖춰 입을 수 있는데, 이때에도 어린 애에게는 巾과 띠를 매지 않는다고 적혀 있어, 흔히 우리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는 이로 하여금 애처로움을 한껏 자아내게 하는 장면으로 설정하는 상복 입은 어린 喪主의 모습은 원래의 법도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服制에는 斬衰와 齊衰가 있는데, 이른바 四色黨爭의 禮訟論爭에서 등장하여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이다. 참최는 자식이 죽은 아비를 위해 3년 상을 지내는 것이다. 또 손자나 증손, 玄孫, 이에 가름하는 承重자가 그 조부나 증조, 고조를 위하여 입는다. 혹은 윗사람이라도 아비가 嫡子를, 처가 지아비를 위하여 참최를 입는다. 재최는 자식이 어미를 위하여 3년 복을 치르는 것으로 손자, 증손, 현손이나 승중자가 할머니나 증조모, 고조모를 위해 입는 복을 말한다. 또 부인네가 지아비의 어미를 위하여, 혹은 어미나 嫡子를 위하여 이 복을 입는다고 하였다. 이제는 누구도 쉽사리 따라 하기 어려운 규범이 되고 말았지만, 초상에서 3년상에 이르는 치상 절차야 말로 망자를 위해 生人들이 벌였던 성대한 잔치이자 최고의 인생예찬이라 할 전통의식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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