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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 입력 2007.11.05 00:00
  • 호수 685

[지역의 전설을 찾아서 ⑦ - 면천면 ‘은행나무’] 천년이 넘도록 자라는 ‘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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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천중학교 교정에 천년이 넘는 시간을 머급고 서 있는 은행나무는 ‘두견주’에 얽힌 전설과 더불어 오래도록 이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해왔다.

아버지 병이 낫길 바라는 딸의 정성
 면천초등학교 교정에 천년이 훨씬 넘은 은행나무 두 그루가 웅장하게 서 있다. 두 나무에는 면천 복씨의 시조인 복지겸과 그의 15세 된 딸 영랑에 대한 일화가 함께 전해오고 있다. 복지겸은 고려의 태조 왕건이 삼국을 통일할 때 공을 세우고 나라의 지력가로 활약하다가 노후에 고향인 면천으로 돌아왔다. 그는 고향의 산천에 묻혀 청렴한 선비생활을 하다가 원인 모를 병을 얻었다. 그가 병석에 눕자 별의별 약을 수소문해 다 썼으나 차도가 없었다. 아버지를 따르던 영랑도 하루하루 깊어만 가는 아버지의 병세를 보며 근심이 쌓여갔다.
 영랑은 날마다 아버지의 병을 고쳐 달라고 신령님에게 빌었다. 그날도 깨끗한 찬물을 떠 넣고 조용히 기도하던 영랑은 문득 잠이 들어 꿈을 꾸게 됐다. 영랑의 꿈속에는 산신령이 나타나 “이 곳에 은행나무 두 그루를 심고 앞산(아미산)에서 진달래꽃을 따와 안샘물에 넣고 술을 담그라”며 “그 술을 백일 후 아버지께 드려라”고 말했다.
 영랑은 깜짝 놀라 눈을 떴다. 이상한 꿈이라고 생각했으나 아버지의 병환이 낫는다는 말에 정신이 번쩍 들어 날이 밝아오자마자 은행나무 두 그루를 구해다가 정성스럽게 그 곳에 심었다. 그리고 산으로 올라가 진달래 꽃잎을 따기 시작했다. 산에는 진달래꽃이 울긋불긋 많이 피어 있었다. 영랑은 바구니에 가득 따서 담아 가지고 내려와 안샘물을 떠다 정성드려 술을 담갔다.
 영랑은 그날부터 은행나무 아래에서 아버지의 병세가 더 나빠지지 않도록 기도하면서 백일이 되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마침내 백일이 되는 날 술을 떠서 아버지 복지겸에게 드렸다. 산신령의 말대로 정말 그 술을 마신 복지겸은 병이 나았다.

면천을 대표하는 은행나무와 두견주
 복지겸과 영랑의 이야기가 깃들어 있는 은행나무는 마을의 수호신처럼 자리잡고 있다. 어른 네다섯 명이 둘러야 할 정도의 둘레인 은행나무는 천년이 넘는 시간동안 그자리에 우뚝서 있다. 1990년에 기념물 제82호로 지정된 은행나무는 면천읍성을 지나 바로 만날 수 있다. 아담한 면천초등학교 교문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그 자태와 위엄을 뽐낸다. 면천초등학교에는 두 은행나무 외에도 왼쪽으로 회화나무도 심어져 있어 여름이면 푸르름과 시원한 그늘을 학생들에게 제공한다.
 면천초등학교 은행나무 담장 넘어 영랑이 진달래꽃을 넣어 술을 만들었다는 안샘물 우물이 있다. 면천을 대표하는 두견주의 유래이다. 진달래를 넣어 만든 두견주는 지난달 충남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민속주부문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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