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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군림했던 세상에서 도망자로 몰락한 독재자
영화 읽기 | 어느 독재자
2017년 04월 07일 () 09:17:54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2017년 3월, 대통령이 탄핵과 구속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그로인해 항상 12월에 진행되던 대통령선거가 소위 ‘장미대선’이라는 별칭이 붙으며 5월에 진행되면서 최근 TV는 대통령선거 출마자들에 대한 뉴스로 가득 차 있다. 우리는 그간 많은 대통령들의 흥망성쇠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차기 대통령에게 더 많은 것을 기대하게 되지만 유종의 미를 거둔 경우는 거의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또다시 그들을 보면서 더 나은 나라를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고민하며 선택하게 될 것인데 때마침 이번 출마자들이 한 번쯤 보면 좋을만한 영화 한 편이 개봉된다.

어느 나라의 대통령은 손자와의 장난스러운 명령으로도 전 도시의 불을 끌 수 있을 정도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는 한 순간에 권력을 잃게 되고, 그의 가족들은 모두 해외로 도주한다. 독재자와 그의 어린 손자만이 남겨지게 되고, 그들은 거리의 악사로 변장하여 도망 다니게 된다. 이런 위험천만한 여정에서 그는 지난날 자신이 저질렀던 만행을 하나 둘씩 고스란히 마주하게 된다.

2010년부터 시작된 ‘아랍의 봄’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었던 <대통령>은 <어느 독재자>로 제목이 바뀌면서 3년 만에 정식 개봉하지만 요즘 보기에 아주 시기적절한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독재자’라는 제목과 달리 영화는 독재자의 횡포를 보여주는 여타의 영화와 달리 자기 손으로 화장실 뒤처리도 해본 적 없는 엄청난 권력자들이 한순간에 권력과 지위를 잃고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위장을 한 후 도망 다니며 자신에게 피해를 당했던 국민들을 만난다는 매우 독특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특히 가는 곳마다 대통령 때문에 나라가 이렇게 됐고, 자신의 가족을 잃었다는 등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그토록 아끼는 손자가 있는 상황에서 들어야만 하고, 자신의 아들과 며느리를 살해한 이유로 혹독한 고문을 받은 사람들을 만나는 장면 등에서 독재자가 느꼈을 갈등은 그 어떤 형벌보다 더한 가혹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감독 : 모흐센 마흐말바프 출연 : 미하일 고미아쉬빌리, 다치 오르벨라쉬빌리

<가베>와 <칸다하르> 등 이란 영화에 관심 있는 관객들이라면 익히 알고 있는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의 작품답게 기교보다는 매우 덤덤하고 사실적인 연출로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전혀 지루하지 않으며, 중간중간 허를 찌르는 깨알 같은 장면들도 있어 꽤 집중해서 볼만하다. 그리고 약간 충격적인 영화의 결말은 관객들에게 열어놓으며 나름대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영화를 다 본 후 ‘역지사지’라는 말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한 말이 아닌가라는 생각과 함께 이번 대선 출마자들 역시 겉만 번지르르한 공약보다는 국민들의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실현가능한 공약을 내놓아 좀 더 잘 살 수 있는 대한민국으로 이끌어주기를 기원해 본다.  <상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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