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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데우는 엄마의 뜨거운 사랑
영화 읽기 | 행복목욕탕
2017년 05월 12일 () 07:56:56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2017년 5월은 황금연휴와 대통령선거 등으로 많은 사람들을 들뜨게 했지만 원래 5월은 가족들과 감사한 마음을 나누는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물론 평소 바빠서 얼굴조차 보기 힘들었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안 좋은 사람에게는 걱정 근심이 가득한 달이기도 하다. 그러나 가족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항상 물질적일 필요는 없다. 가족에게 힘이 될 수 있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엄청난 큰 선물이 될 수도 있으니 서로 부담 없이 가정의 달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감독 : 나카노 료타출연 : 미야자와 리에, 스기사키 하나, 오다기리 죠

강한 정신력의 엄마 후타바(미야자와 리에)는 학교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는 딸 아즈미(스기사키 하나)와 남편 가즈히로(오다기리 죠)가 집을 나간 후 가업인 목욕탕 운영을 중지하고 다른 일을 하며 살고 있다. 그러던 중 후타바는 말기암 선고를 받은 후 탐정을 통해 남편이 살고 있는 곳을 찾게 되고, 가업을 잇기 위해 다른 여자 사이에 낳은 아이를 혼자 기르고 있는 가즈히로와 이복딸 아유코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다시 목욕탕을 운영하게 되고, 얼마 후 점점 병세가 심해지는 후타바는 딸들을 데리고 여행을 떠나게 된다.

오래된 단독주택에 살고 있어 목욕탕을 즐겨 찾는 필자에게 〈행복목욕탕〉이라는 제목의 영화가 단번에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영화 내용은 목욕탕에 관련된 것이 아니라 목욕탕을 운영하는 가족의 이야기를 주되게 다루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단순한 가족영화만은 아니라는 것이 〈행복목욕탕〉의 가장 큰 특성이다. 왜냐하면 마치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많이 본 다양한 막장요소가 고루 섞여 있으며, 개연성도 약하고, 뜬금포 같은 장면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가족영화는 아니지만 의외로 영화가 주는 메시지를 곱씹으며 본다면 영화에 대한 집중도는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친숙한 일본 배우인 미야자와 리에와 오다기리 죠 등이 출연하고 있어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영화인 〈행복목욕탕〉은 항상 긍정적이고, 강한 멘탈을 가진 엄마이자 여자인 후타바를 통해 힘들고, 미래에 대한 목적이 없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격려의 말 한마디가 그들의 인생을 바뀌게 할 수 있음을 보여주면서 삶에 대한 무한 긍정 에너지를 관객들에게도 전하고 있다. 영화의 일본어 원제는 ‘물을 데우는 뜨거운 사랑’으로,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영화의 결말과 결부해서 본다면 제목이 납득 갈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 개봉 제목인 〈행복목욕탕〉 역시 혈연관계가 아닌 사람들이 목욕탕을 중심으로 가족을 구성한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상당히 잘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시한부 인생의 주인공이 등장하지만 전반적으로 억지스럽거나 과한 감정 표현 없이 매우 담담하게 이야기를 전개시키면서 간간히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행복목욕탕〉은 5월 가정의 달에 가족들과 목욕탕에 가서 서로 등을 밀어주면서 따뜻한 온기를 나눈 후 한번 쯤 감상한다면 좋을만한 작품이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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