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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김종범송악초등학교 교사 - 부모님에 대한 孝心은 天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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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어느 지방신문에서 당진의 독거 노인들에 대한 실태 기사를 읽었다. 이 분들의 비참한 삶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의지할 곳 없는 이 분들은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자살을 택한다는 것이다. 독거 노인들의 자살이 전체 자살자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자식들을 위해 젊음을 불태웠는데 지금 그 자식들은 어디에 있는가? 이 분들이 젊었을 때 국가발전의 원동력이었다면 국가에서도 이분들을 외면하지 말아야한다.  이제 이분들이 남은 여생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복지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할 것이다.
옛날 어렸을 때의 일이다.  어느날  어머니께서 밤 늦게 부엌에서 밤참을 준비하시더니 나보고 논에 같이 가자고 하셨다. 아버지는 그때까지 논에 물을 대기 위해 두레박으로 물을 푸고 계신 것이다. 석유등잔이 들어 있는 등을 조심스레 들고 앞장섰다. 어머니는 아버지께서 드실 밤참을 머리에 이고 뒤를 따르셨다. 집을 나서서 얼만큼 가고 있는데 멀리서 두레박으로 물푸는 소리가 철석 철석 들려왔다. 좁은 논두렁길을 조심스럽게 걸어 아버지가 땀을 철철 흘리시며 두레질 하시는 곳에 도착하였다. 어머니께서는 준비해온 밤참을 내려놓으시고 자리에 늘어 놓으셨다. 완두콩이 들어 있는 쌀밥, 고추장 발라 구운 실치포, 열무김치 등이 차려지고 아버지는 하시던 일을 멈추고 밤참을 드셨다. 그 옆에 앉아 있는 아들을 위해서 밥을 다 드시지 못하고 남기셨던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눈시울을 적신다.  아버지는 당신이 배우지 못함을 한으로 여기시고 ‘너는 무슨 일이 있어도 대학까지 가야한다’는 말씀을 가끔 하셨다. 자식 대학 보내는 것을 소원으로 생각하시며  밤을 낮삼아 일하시는 아버지 모습을 보면서 어린 마음에도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옛날에 우리집은 이사를 자주했었던 것 같다. 내 기억으로는 지금 살고 있는 이집으로 이사한 것이 몇 번 째라는 생각이 든다. 좀더 좋은 환경과 여건을 찾아 이사하는 것은 지금이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이곳으로 이사 하면서 쌀 몇십가마 빚을 지게 되었는데 그 정도 채무이면 이자가 보통 5할 정도여서 농사지어 이자 갚기도 벅찼다.
이런 와중에 중학교를 졸업하였다. 고등학교 진학은 엄두도 못내었는데 그때 마침 막내 외삼촌이 공주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외할머님이 그 곳에 계시면서 밥을 해주고 계셨다. 이런 계기로 가까운 집안분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공주로 유학을 가게되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공주에서 교육대학에 들어간 연유로 지금까지 40여년간 교육자의 길을 걸어왔다. 자식을 먼 곳에 유학 보내놓고 밤낮 없이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생각하며 눈물도 많이 흘렸다. 공주에서 5년간의 생활은 나만의 특별한 치부를 드러내는 것 같아서 여기에 언급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젊었을 때 남다른 역경을 겪었기에 평범한 인생으로 살아서 안된다는 생각을 다지곤한다.
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집에서 가까운 모교에 근무할 때 아버지는 주위 사람들에게 자식 자랑을 무척 하셨다. 그 당시만 해도 동네에서 공무원이 나 밖에 없었다. 동네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던 것 같다.
자식 대학 보내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으셨던 아버지께서는 평소에 즐기시던 술로 인해서 10여년 전 간경화 증세로 유명을 달리하셨다. 지금도 학창시절 온갖 어려움을 감내하시며 오직 자식 공부하는데 뒷바라지 하시는 것을 삶의 보람으로 여기셨던 아버님을 생각한다. 살아계실 때 효를 다하지 못한 것이 한으로 마음 한 구석에 자리하고 있다.
『그렇게 어려운 환경에서도 한 맺힌 소원을 이루시기 위한 헌신적인 모습은 후손 대대로 전해져 존경받아 마땅합니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본이 되기에 충분합니다. 운명하시며 그렇게 정 좋게 사시던 어머님을 걱정하시던 말씀 받들겠습니다. 어머님의 남은 여생에 자식된 도리를 다하겠습니다.』
세계경제가 공황상태이면서 우리나라도 각종 경제관련 지표들이 미미한 정도의 하향이 아니고 급락이라고 표현해야할 정도로 하강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에 기록을 갱신했다는 기사도 지상에 자주 대서특필 되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Sub Prime Mortgage)’ 라는 발음하기도 힘든 낯선 용어가 언론에 등장하면서 금융권 전체가 흔들리더니 자금 유통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중소기업들이 줄지어 도산하고 대기업들도 휘청거리고 있는 상황인 것 같다. 환율이 급등하고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실업율이 높아지면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의 아우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 기침 한번하면 우리나라는 독감에 걸린다는 자조적인 얘기를 한다. 세계 경제환경이 우리가 살아가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모든 사람들이 실감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국가경제가 흔들리고 직장이 불안하여 가정 경제가 아무리 어렵다고해도 자식이 부모님을 생각하는 효심은 버리지 말아야한다. 효심은 천륜이다. 천륜은 부모 자식 간에 마땅히 지켜야할 도리이다. 천륜은 거역하지 말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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