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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09.03.16 00:00
  • 호수 752

목숨 건 야생동물들의 도로 횡단 ‘로드킬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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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내 도로 야생동물 이동통로 확보 필요

▲ 도로에 나왔다가 차에 치인 고라니가 도로변에 쓰러져 있다.
 

당진군의 도로망이 거미줄처럼 늘어남에 따라 야생동물들이 살아갈 보금자리가 일종의 경계선이 돼버렸다. 야생동물들은 목숨을 걸고 도로를 횡단해야 하는 수난을 겪고 있다.

군내 도로를 달리다 보면 죽은 야생동물의 사체를 종종 볼 수 있다. 온전한 야생동물의 사체를 볼 수 있는가 하면 짐승의 피가 도로에 낭자하거나 심지어 그대로 바닥에 붙어버린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로드킬(Road Kill), 동물이 도로에 나왔다가 자동차 등에 치어 사망하는 것을 말한다. 노루, 고라니 등 야생동물에서부터 개나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까지 그 종류는 다양하다.

도로로 망으로 단절된 야생동물들은 부족한 먹이를 찾거나 번식기철 짝을 찾아서 또는 영역싸움에 밀려 목숨을 내걸고 도로를 건넌다. 특히 야생동물들이 주로 활동하는 저녁시간. 속도를 내며 달리는 차량들의 라이트 불빛은 야생동물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안겨준다. 야생동물들이 어두운 곳에서 갑작스럽게 빛을 보게 되면 잠시 경직되는 특성 때문이다.

전국 곳곳에는 야생동물의 이동을 원활히 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야생동물 이동 통로가 있다. 그 형태는 크게 쥐나 뱀 등의 작은 동물이 이동하는 작은 통로와 멧돼지, 고라니 등이 이동하는 큰 통로로 나눌 수 있다. 종류별로는 터널형, 육교형, 수로형으로 나뉜다. 하지만 당진군 어느 도로를 다녀 보아도 야생동물이동통로는 찾아 볼 수 없다.

조류보호협회 당진군지회 이광석 지회장은 “서산시에서 삽교천까지 당진군을 가로지르는 32번 국도는 아침저녁으로 죽어나가는 야생동물들이 특히 많다”며 “교차로를 제외한 모든 구간에 중앙분리대가 설치되어 있어 야생동물들이 오가지 못하고 중앙분리대에서 방황하다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지회장은 또 “중앙분리대를 차가지나 갈 수 없을 정도로 끊어 놓기만 해도 야생동물들은 쉽게 지나갈 수 있다”며 “야생동물이 오가는 길을 만드는 문제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당진군환경운동연합 유종준 부장은 “로드킬의 문제 뿐만아니라 도로망에 갇힌 야생동물간의 근친교배도 이뤄져 열성유전자를 가진 종자가 태어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는 야생동물의 종 자체를 위협하는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동물들의 생태를 고려하지 않고 도로를 건설해 로드킬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도로에 대한 설계 및 건설시 야생동물들을 고려해 건설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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