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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
  • 입력 2009.07.20 00:00
  • 호수 770

[보호수의 어제와 오늘] ⑥ 송악면 봉교리 산돌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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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년 점치던 돌배나무 흰꽃”

[편집자주] 보호수로 지정된 고목들은 수백년을 이땅에 뿌리내리고 공동체의 아픔과 슬픔, 기쁨을 함께 해오며 우리의 토속신앙으로 추앙받아왔다. 그러나 보호수로 지정해놓고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고사하거나 훼손되는 등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본지는 보호수가 가진 전설과 역사를 돌이켜보며 우리의 역사를 되짚어 보고 보호수의 관리 실태를 16회에 걸쳐 보도함으로써 그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고자 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 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으로 이뤄졌습니다.

송악면 봉교리에 위치한 산돌배나무는 1998년 보호수로 지정됐으며 100여년의 수령으로 추정되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그보다 오래된 2~3백년 가량으로 수령을 추정하고 있으며 4~5월에 흰 꽃이 피고 가을에는 작은 돌배가 열리고 있다.
양 갈래로 나뉜 가지에 A자형 지주를 설치해 무게를 지탱하고 있으며 최근 수형이 심하게 파괴되어 두 개의 가지만 남게 됐다.
송악면 봉교리 이무남 이장은 “보호수의 관리와 관심이 필요하다”며 “보호수를 찾아 마을을 다녀간 사람들은 많으나 보호수의 관리에 대해 알려주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봄이면 만발하던 산돌배 꽃
대부분의 유실수는 예로부터 관혼상제에 사용되거나 전통 시서화 및 전래 민속놀이의 소재로 활용돼 우리 민족의 생활 문화와 관련이 깊다. 그러나  최근 외래종과 개량종에 비해 과실의 상품 가치가 떨어져 재배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부 남아있는 경우에도 무분별한 개발사업으로 멸실 위기에 처해 있다.
송악면 봉교리 산돌배나무는 조신형씨의 자택 부근에 위치해 있으며 조씨가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온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아 관리를 하고 있다. 조씨는 봄이면 산돌배나무가 피운 꽃을 구경삼아 가을에는 작고 못생긴 돌배를 맛보는 재미에 매년을 보내 왔다.
요 근래에는 상품화된 배들이 크기도 크고 당분의 함량도 많아 돌배는 이제 거의 입도 대지 않는다고. 산돌배는 마을주민들에게 가끔씩 돌배맛을 보여주기도 하고 산새들의 까치밥이 되기도 했다. 마을에서는 산돌배나무의 개화 상태를 보고 한해 농사의 풍년과 흉년을 점치기도 했으며 개화시에는 장관을 이루었다고 한다.
조씨는 산돌배나무 밑에 정자를 만들어 마을주민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계획을 세웠으나 보호수로 지정되면서 포기해야 했다.
이무남 이장은 “산돌배나무가 최근 고사되고 있는 가지들이 많고 전체적으로 잎의 발생이 엉성해졌다”며 “지속적인 유지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사 직전 보호수
노거수로 전환 관리한다?
산돌배나무는 예전의 무성했던 나무잎과 수세가 사라지고 앙상한 가지만을 남기고 있다. 밭둑에서 자라고 있던 산돌배나무는 지난해 비바람에 쓰러진 바 있다. 나무를 다시 복구했었지만 점점 나무의 건강상태가 나빠지고 있는 상태다.
당진군청 산림축산과 이재원 담당자는 “보호수로서의 가치를 잃어 올봄 보호수에서 제외하고 노거수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악면 봉교리 조신형씨는 “보호수로 지정되어 관리를 해오던 산돌배나무 완전 고사될 때까지 관리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쓰러진 산돌배나무에 대한 후속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몇해전 농촌진흥청에서는 산돌배나무의 증식을 위해 씨를 거둬 갔다. 농촌진흥청은 산돌배나무 묘목을 재배해 조씨에게 전달했다. 조씨는 산돌배나무를 집 뒤편에 심고 키우고 있다.

[인터뷰]  송악면 봉교리 조신형 씨

 “농사일로 지친 농부의 시원한 그늘”

그동안 나무에 대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속이 상했다는 조씨. 그에게는 산돌배나무의 보호수 지정도, 해지도, 통보의 하나일 뿐이었다고.
“산돌배나무는 조부 때부터 관리해 내려오는 나무죠. 어렸을 때 기억으로는 수세가 풍성해 크기도 더 커보였었죠. 개인적으로는 100년의 수령보다는 2~300년의 수령이 맞는 듯해요.”
송악면 봉교리 조신형씨는 농경지에서 일을 하다 그늘에서 쉬기도 하고 가을이면 잘 익은 돌배 맛을 보기도 했다고. 하지만 지난해 거센 바람으로 산돌배나무가 쓰러진 뒤부터 고사의 징후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그늘도 사라지고 돌배도 많이 열리지 않고 있다.
“보호수로서 가치를 잃기는 했지만 산돌배나무가 완전히 고사한 것은 아닙니다. 나무를 살릴 수 있도록 군과 연계해 노력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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