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실시간뉴스
편집 : 2024-04-26 19:24 (금)

본문영역

  • 사회
  • 입력 1999.08.16 00:00
  • 호수 286

당진천 제방 또 붕괴위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진천 제방 또 붕괴위기



정비안된 구간 붕괴직전까지 공무원등 1백여 긴급보수 나서

상가주민들 모래주머니 대기한 채 밤지새

“수해 재발방지 헛구호” 원성 봇물



지난해 집중호우로 부실했던 제방이 터지면서 당진읍 시가지를 흙탕물 바다로 만들었던 당진천이 늑장정비공사로 올해에도 또 터질 뻔했다. 지난 8월2일과 3일 이틀간 쏟아진 집중호우로 당진천은 2일 오후3시경부터 만수위에 다다라 당진읍 시가지 일대 주민들을 불안과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다.

특히 지난해 집중호우 때 붕괴됐던 당진읍 청룡리 구간의 당진천 제방이 토지주와의 보상협상 지연으로 정비공사가 이뤄지지 않아 지난해 수해 때 응급복구한 상태 그대로 방치돼 있던 상황이어서 시장주민들은 “지난해 악몽이 또 재현되는 것 아니냐”며 늑장정비공사에 대한 원성이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그도 그럴것이 이 구간은 제방상태가 허술하기 짝이 없는 데다 상류쪽의 정비공사로 유속이 빨라져 당진천 물이 점차 불어나면서 곧바로 범람과 붕괴위기에 직면했다. 계속되는 호우로 사태가 심상치 않게 되자 2일 오후4시께부터 공무원 70여명과 수해복구 시공업체 관계자 등 1백여명이 동원돼 긴급보수작업에 나섰다.

그러는 사이 지난해 침수피해를 겪은 시장일대와 당진읍 시가지 상가주민들은 시시각각 불어나는 당진천에 나와 수위를 지켜보며 불안에 떨었으며 집집마다 모래주머니를 준비해 놓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상가주민 대부분은 이날 밤늦게까지 철시하지 못한 채 침수우려가 있는 상품들을 높은 곳에 들어 올려 놓는가 하면 지하층에서 영업을 하는 상인들은 영업설비일체를 2층 건물에 옮겨 놓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여름휴가철을 맞아 피서지로 떠났던 일부 주민들은 집중호우를 동반한 태풍이 충남 서북부지대를 통과한다는 기상예보를 듣고 서둘러 돌아오기도했다.

범람위기에 놓인 당진천에 나와 10시간 넘게 진행된 긴급보수작업을 지켜보던 주민들은 작업에 나선 공무원들의 노고를 격려하면서도 한결같이 ‘진작에 했어야 할 일’이라며 당진군의 늑장행정에 비난을 쏟아냈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주민 이모씨는 “지난해에도 허술한 제방이 터져 당진읍 시가지가 물바다가 되었는데 올해에도 또 그 꼴을 당할 뻔 했다”며 “토지주들이 승낙을 해주지 않아 정비가 늦어졌다고 하지만 수천명의 재산과 생명이 달린 문제임을 직시했다면 그같은 문제는 이유도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당진읍 읍내리 주민 김모씨도 “당진천의 현상태를 보면 지난해 수해를 일으킨 요인이 하나도 개선되지 않은 채 고스란히 남아있다”며 “몇명의 민원이 무서워 지난해 터졌던 제방을 손도 대지 못했다는 것은 분명 문제있는 행정”이라고 말했다.

휴가철을 맞은 상가주민들을 온종일 불안에 떨게 했던 당진천은 다행히 3일 오전부터 빗줄기가 가늘어지면서 수위가 낮아지기 시작해 가까스로 범람위기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1년도 채 안돼 수해피해의 고통을 또다시 겪을 뻔했던 주민들은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냐”며 아찔했던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당진군과 무사안일한 수방행정에 혀를 차고 있다.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