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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1998.08.24 00:00
  • 호수 237

이사람/수해피해-이순녀 대호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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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호지면 조금리 이순녀씨

"평생 아쉬운 소리 안하려 했는데"

무너진 집 보니 눈앞이 캄캄



"한평생 살면서 남에게 아쉬운 소리 안하겠다는 맘으로 살았어."

대호지면 조금리 '대중음식점 석문집'이라는 간판이 걸려있는 집에서 살고 있는 이순녀(63세) 할머니는 이번 수해로 방 세칸이 모두 파손되고 부엌 하나만 달랑 남았다. 음식점은 그만둔지 오래돼 지금은 자식들이 가끔 보내주는 생활비 몇푼으로 엄마없이 고등학교에 다니는 큰 손자와 어렵게 살고 있다.

그런 마당에 물난리까지 만나 냉장고며 장롱, 다리미, 부엌 세간 등은 모두 못쓰게 돼 트럭 석대분의 쓰레기만 짊어지게 됐다.

30여년전 대호지면에 처음 들어와 면에서 배급해준 보리쌀 한 말 얻어오며 너무나 부끄러워 다시는 남의 도움 받지 않고 살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러나 갑자기 닥쳐온 물난리에 무너진 집앞에선 할머니도 어쩔 수가 없었다.

"수재민이라는 건 넘들 얘기인줄 알었지. 내가 그 처지가 될줄 알았나?"

땅있고 돈있으면 '어쩔수 없는 일'하며 그냥 넘겨버릴텐데 지금 살고 있는 집터도 남의 것이고 모아 놓은 돈 한푼 없으니 속수무책이다.

이할머니느 집앞에 하천이 그동안 비만 오면 위험할 정도로 폭이 좁아 "넓혀주쇼"하고 관에 몇번 얘기했지만 땅 주인들이 땅을 내 놓지 않아 못하고 있다는 말만 들었다며 조목조목 수해원인을 끄집어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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