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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2004년 12월 29일 () 13:03:00 webmaster@mjmedi.com
   
 
단단한 사랑의 힘, 아버지

지난해는 개인적으로도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지만 국내외 정치, 사회, 경제 역시 많은 희비가 엇갈리는 한 해이기도 했다. 연말연시인 이 시점에 지난 한 해를 반성하고, 앞으로 다가올 한 해에 대한 목표와 희망을 세우고, 꼭 실천할 수 있도록 마음가짐을 갖는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 그러면서 이럴 때일수록 유난히 가족에 대한 생각이 많이 떠오른다. 날씨가 추운 것도 있고,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과 한해를 맞는 설레임으로 인한 것도 있지만 그보다 어떤 이유로든 휑한 마음을 채워줄 수 있는 것이 바로 가족이라서 그런 것은 아닐까 한다.

그래서 영화계 역시 가족을 중심으로 하는 영화들이 속속 제작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지난 가을, ‘가족’이라는 너무나 진부한 제목을 가진 영화 한 편이 쇠락하고 있던 한국 영화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흥행몰이를 했다. 제목 그대로 영화의 내용은 가족에 대한 것으로, 여러모로 힘들었던 한국 사람들의 마음을 짠하게 하면서 엄청난 눈물을 자아내게 했던 영화 <가족>이다.

소매치기를 하면서 동료 대신 감옥에 간 정은(수애)은 3년 동안 복역을 한 후 10살짜리 동생 정환(박지빈)을 데리고 홀로 사는 아버지(주현) 집으로 온다. 아버지는 정은을 보고 왜 왔냐며 타박을 하지만 정은은 새출발을 약속하고 같이 지내게 된다. 그러나 정은은 조직의 보스인 창원(박희순)을 찾아가 자신이 대신 감옥에 갔다 왔으니 그에 합당한 돈을 달라고 한다. 하지만 창원은 오히려 정은에게 가져간 돈을 가지고 오지 않으면 가족에게 해를 입히겠다고 협박한다.

영화는 매우 사실적인 감각으로 화려함보다는 어두움 속에서 그나마 빛이 되어주는 것이 ‘가족’이라는 울타리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딸과 아버지, 아니 모든 가족들 사이에 있음직한 에피소드를 배치하면서 서서히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단란한 가족의 모습과 냉혹한 현실의 모습을 교차하면서 아버지의 무한한 사랑을 느끼게 해주는 대목에서는 북받쳐 올라오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게 한다.

하지만 영화는 아쉽게도 가족이라는 제목과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폭력적인 장면이 너무 많다. 조폭들과 연루된 사건들이 계속 이어지면서 관객들을 극단적인 절정부분으로 이끌어 가고, <집으로>처럼 잔잔하면서 따뜻한 가족영화일 거라고 생각한 관객들의 허를 찌르고 만다. 한마디로 <가족>은 여성 주인공이 등장하지만 거칠면서 격정적인 가족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영화에 첫 출연하는 수애와 아버지 역할 전문 배우인 주현의 연기가 영화 속에 잘 녹아 들면서 비록 거친 내용이지만 가족들의 사랑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면서 눈물을 쏙 빼놓는 영화다. 가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싶다면 온 가족들과 어울려 볼만한 영화다.

황보성진(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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