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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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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환 / 고산감리교회 담임목사

녹색감사(綠色感謝)

청 녹 색
- 천상병 -
하늘도 푸르고
바다도 푸르고
산의 나무들은 녹색이고
하나님은 청녹색을
좋아하시는가 보다.

청녹색은
사람의 눈에 참으로
유익한 빛깔이다.
이 유익한 빛깔을
우리는 아껴야 하리.

이 세상은 유익한 빛깔로
채워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안타깝다.


여름에 나는 이 시를 자주 되뇌이며 청녹색으로 가득한 이 땅에 살게 됨을 감사한다. 걸핏하면 우리는 국토에 자원이 없음을 불평한다. 특히 석유가 나지 않음을 아쉬워한다. 그런데 우리가 그렇게 부러워하는 최대의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를 수출하여 벌어들인 돈으로 사막에 밀밭을 조성하여 세계 3위의 밀수출국이 되었다고 한다. 중동지역 사람들은 하도 사막에 질려서 녹색숲이나 들판을 보는 것이 소원이라 한다. 그래서 막대한 국가재정을 투입하여 녹화사업에 열심이다. 아무리 석유가 많이 생산되고 그래서 부가 축적되어 있어도 푸른숲과 들판이 없는 국토는 싫은 모양이다.
그러나 우리 땅을 보면 석유는 나오지 않지만 모두 녹색으로 뒤덮여 있다. 아무데나 땅을 파고 씨를 뿌리거나 무엇이든 심으면 싹이 나고 자라서 푸른숲을 이룬다. 산은 산대로, 들판은 들판대로, 강은 강대로 청녹색을 빛내는 이처럼 풍부한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나라가 이 국토다. 얼마나 큰 축복인가! 참으로 감사한 일이 아닌가!
그런데 이 땅에 사는 우리는 이 놀라운 복을 몰라보고 날마다 자원이 없어서 틀렸다고 불평하고 석유를 수입하여 이 녹색의 땅을 파괴하고 있으니 이 나라에 하늘에서 복을 주시겠는가? 왜, 인간은 녹색없이 살 수 없는가?
창세기 성경의 창조기사를 보면 하나님은 인간을 창조하시기 전에 땅위에 초록색의 식물들을 창조하셨다.
좥하나님께서 “땅에서 푸른움(싹)이 돋아나거라! 땅위에 낟알을 내는 풀과 씨 있는 온갖 과일나무가 돋아나거라”하시자 그대로 되었다. 이리하여 땅에는 푸른움(싹)이 돋아났다. 낟알을 내는 온갖 풀과 씨 있는 온갖 과일나무가 돋아났다. 하나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다.좦(창세기 1장 11~13절 공동번역)
초록색은 창조의 첫번째 색깔이요, 생명의 색깔이다. 초록색은 모든 초식동물의 먹이가 될 뿐 아니라 숨을 쉬는 생명체에게 필요한 산소를 만들어낸다. 추수감사는 먹거리 열매에 대한 감사라면 녹색감사는 산소호흡에 대한 감사다. 이 사실만 보아도 초록색은 생명의 색깔이요, 하나님이 참 좋아하시는 색깔임이 확실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초록색 없이는 살 수 없다. 천상병 시인의 노래처럼 청녹색 또는 초록색은 우리의 눈과 코와 입에 아주 유익한 빛깔이다. 이 빛깔을 소중히 여기고 아껴야 하고 이 세상을 이 빛깔로 채우려는 진지한 노력만이 최근 전세계적으로 한반도의 모든 경작지만한 6백만㏊의 땅이 사막화 되어가는 심각한 재난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세상살이와 더위에 지친 사람들이 쉬는 휴가철이다. 쉼(休)이란 사람(人)과 푸른나무(木)가 하나됨을 뜻하는 글자다. 그래서 사람들은 쉼을 얻기 위해 초록색 자연으로 찾아간다. 당신의 여름휴가도 생명의 빛깔인 초록색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에 청녹색을 가득 채우기를 빈다.
초록색 세상에 등을 돌리고 도시로 떠났다가 돌아온 당신을, 초록색은 촌스럽다고 외면하고 인위적인 기술문명을 숭배하다가 상처입고 지쳐서 돌아온 당신을 푸른품에 받아주시고 청청한 생명력을 주시는 창조주께 감사하시라. 이 녹색감사야말로 녹색별인 지구에 사는 인간의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마음이 청결한 사람은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을 볼 것임이요.” (마태복음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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