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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크로스오버
2006년 03월 03일 () 13:01:00 webmaster@mjmedi.com
어떤 장르에 이질적인 다른 장르의 요소가 합해져서 만들어진 음악을 ‘크로스오버’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클래식과 다른 장르의 만남을 크로스오버, 재즈와 다른 장르 특히 록음악과의 혼합을 ‘퓨전’이라고 부른다. 클래식 음악이 점점 소수 매니아의 전유물이 되어감에 반해, 대중음악을 접목시킨 크로스오버 음악은 일반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조수미의 크로스오버 앨범 는 백만장 가까이 팔린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이고, 이후 나온 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훌륭한 기획과 뛰어난 음질이 돋보인 신영옥의 ,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현악으로 멋지게 표현한 사라장의 첫 번째 크로스오버 음반 도 클래식 음반시장의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바네사 메이, 본드 등의 아티스트는 전자 바이올린을 사용해서 좀 더 역동적인 사운드를 들려준다. 전자 악기의 자극적인 소리를 싫어하는 분도 있지만, 일렉트릭 기타의 출현으로 재즈에서 기타가 많이 쓰인 것처럼, 현악기가 대중음악과 어우러지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다. 전자 하프의 소리는 어떨까?

국내 최초의 전자 하프 연주가 하피스트 케이(본명 곽정)의 첫 번째 전자 하프 앨범 <비바체>는 2004년 국내 크로스오버 음반 판매량 1위를 차지하였고, 클래식 음반으로는 드물게 중국에 2만장이 수출되었다고 한다. 본드의 음악을 연상시키는 빠른 템포의 경쾌한 댄스곡 ‘Vivace’를 듣고 있으면 하루 종일 쌓인 피로가 싹 가시는 듯한 쾌감을 느끼게 된다. 전자 기타나 전자 바이올린 소리는 다소 직선적인 날카로움이 있어서 부담스러울 때가 있는데, 전자 하프의 소리는 물결이 일렁이는 듯 구슬이 빠른 속도로 굴러가는 듯 부드러워서 체(滯)나 울(鬱)을 풀어주는 느낌을 받게 된다. 활맥(滑脈)을 소리로 표현한다면 하프의 소리와 비슷하지 않을까(?).

최근 발매된 하피스트 케이의 두 번째 음반 <토카타>는 1집에 비해 클래식에 가까워진 느낌이다. 1집은 모든 수록곡이 새로 만들어진 창작곡이고 팝, 재즈, 댄스 등 다양한 장르의 좀 더 현대적인 음악이었다면, 2집은 토카타, 하바네라, 리베르 탱고 등의 고전을 새롭게 해석하거나, 세계 여러 지역의 전통 음악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곡들로 좀 더 고전적인 느낌이다. 또한 자극적인 전자음을 많이 배제한 차분한 편곡으로 바로크 음악이나 북유럽의 뉴에이지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전자음이 적어서인지, 아니면 하프의 소리를 좀 더 강조해서 녹음을 했는지, 1집에 비해 하프의 소리가 귀에 더 잘 들어오는 것 같다. 1집은 출퇴근길의 차안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하는 행진곡으로 들으면 좋을 것 같고, 2집은 진료실에서 환자분들과 함께 들어도 좋을 것 같다.

크로스오버 음악이 대중적인 인기에 영합한 음악이라며 싫어하는 분들도 많은데, 필자는 개인적으로 크로스오버 음반이 더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 80년대에 크게 히트한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Hooked on Classics’를 듣고 처음 클래식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음악 동호인도 여러분 있었다.
하피스트 케이의 크로스오버 음반을 듣고 바로크나 탱고 음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분도 있지 않을까? 다소 보수적인 우리나라 클래식계를 볼 때, 크로스오버의 전자 하프와 정통 클래식 하프 연주활동을 함께 하는 하피스트 케이(곽정)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김호민
서울 강서구 늘푸른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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