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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1.03.26 00:00
  • 호수 363

“이제야 아버님께 면목이 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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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곤강 시인의 차녀 윤명순 여사

“이제야 아버님께 면목이 섭니다”
윤곤강 시인의 차녀 윤명순 여사

“그동안 가끔 내려올 때마다 임자 없는 무덤 같아 마음이 아프고 외롭게 계신 아버지가 가여워서 눈물이 났는데 묘소 주변도 정리하고 간판도 새로 세우고 나니까 이제야 아버님께 면목이 서는 것 같아요.”
지난 18일 당진에 다녀간 윤곤강 시인의 둘째딸 윤명순(62세) 여사는 이제야 몇십년된 원이 풀리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윤여사는 이날에 앞서 지난 6일 딸, 조카들과 함께 내려와 성묘를 했다.
무덤을 덮을 만큼 우거진 아카시아와 짙게 그늘을 드리운 나무를 정돈하고 나니 아버지 마음에도 수심이 걷히고 자손들의 마음에도 수심이 걷히는 것 같았다.
“열아홉에 고아된 어린 오빠가 세상을 몰라 재산을 다 날렸어요. 그바람에 사는 일들도 모두 수월치 않았었죠. 하지만 이제는 조카들도 다 잘 살아가고 있어요.”
그동안의 면구스러움을 달리 어떻게 말해야 좋을 지 모르겠다며 윤여사는 이렇게 말한다.
“어떤 분은 이제 아버지 묘소가 서해안의 유적지가 되었다고 하시던데... 얼마 전에 당진에 사시는 어떤 유치원 교사는 꼬마아이들을 데리고 묘소를 찾아갔다가 간판이 없어져서 찾지 못하고 그냥 돌아왔다고 하시더라구요. 이제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지난해 당진시대에 <사라진 입간판>이라는 사진화보와 함께 실린 기사를 보고 사정을 알게 됐고 형제 자손들이 조금씩 추렴해 이날 상석과 바석, 입간판을 세우게 됐다며 윤여사는 ‘아버지를 사랑해 주시는 지역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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