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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01.04.30 00:00
  • 호수 368

[취재수첩]이명자/감출게 따로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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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감출게 따로 있지

당진군보건소는 24일 홍역환자 발생현황을 취재하러 간 기자에게 납득하기 어려운 주문을 했다.
주문의 요지는 대강 이러했다.
“(홍역환자 발생이)전국적인 현상인데 굳이 당진 상황을 따로 보도해야 할 필요가 있느냐”, “주민들이 주의해야 할 사항만 홍보해달라”는 것이었다.
홍역은 법정 전염병으로 환자발생상황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주위에 알려확산되지 않도록 예방에 만전을 기하게 해야 하는 것이 보건당국의 역할이다. 그것도 주 감염대상이 어린 청소년들이기 때문에 부모들에게도 실상을 알리고 대처하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알리지 말라니? 설령 홍역이 전국적인 현상이라도 먼 전라도에서 발생했다는 소식과 내가 살고 있는 바로 옆집에서 홍역이 발생했다는 소식중 어느 소식이 더 피부적으로 와 닿을지는 굳이 짚어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당진주민의 예방의식을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는 방안은 당진의 상황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알리는 일일 것이다.
보도의 취지를 설명하고 재차 환자현황을 물었으나 이번엔 “보도가 나가면 업무보기가 어려워진다”며 공개를 꺼렸다. 그러나 어떤 업무가 어떻게 어려워진다는 건지 설명하지 않았다.
물론 여기저기서 홍역발생이 보고되면서 역학조사에, 방역에, 보건소 직원들의 업무가 크게 늘어났을 것이라는 예측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보건소에서 그토록 공개를 꺼린 결정적인 이유는 엉뚱하게도 다른 데에 있었다.
당진지역에서는 올들어 이미 1백여명이 넘는 청소년들이 홍역(의증)환자로 진단을 받고 입원하거나 통원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상황이 심각한 지경이었음에도 군 보건소는 충남도에 지난 1월 2명의 환자가 발생한 이후엔 단 한명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한 것이다. 그러는 사이 당진에서는 초·중학생 뿐 아니라 다 큰 고등학생들까지 홍역에 걸쳐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열흘 이상 등교를 못하는 학생이 부지기수였다.
군 보건소의 축소 보고로 충남도에서는 당진에선 홍역이 소강상태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중앙의 보건당국에까지 이 자료가 올라갔다니 앞으로 당진에 어떠한 홍역예방대책이 수립될지 딱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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