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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관람문화
2006년 08월 25일 () 13:04:00 webmaster@mjmedi.com
영화적인 재미 뿐 아니라 정치적인 논란까지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킨 영화 ‘한반도’와 ‘괴물’은 가족 관객이 특히 많았던 것 같다. 자녀들에게 영화를 보여주기 위함 보다는 자녀를 맡길 곳이 없어서 함께 온 가족이 대부분이었을 것이다.

상영시간이 꽤 긴 한반도를 보다가 아이들을 데리고 화장실에 다녀오는 엄마, 무서운 장면에 놀라 우는 아이, 극장이 자기 집 안방이라고 착각한 듯 영화에 대한 대화를 주고받으며 관람하는 부부, 휴대폰의 불빛은 아랑곳 하지 않고 문자메시지를 확인하는 관객 등 영화에 몰입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한반도를 재미없게 봤다는 지인도 영화 자체보다 옆 좌석 관객의 전화 통화와 잡담이 더 거슬렸다고 한다.

예전에 극장에 가면 스크린 앞에 ‘정숙’, ‘탈모’라는 전광판이 있었다. 요즘은 영화 상영 전에 영화관람 예절에 대한 홍보 영상을 보여준다. 사진 촬영을 하지 말고, 휴대폰 전원을 끄고, 앞좌석을 발로 차지 말라는 등. 그런데도 관람에티켓은 제로다.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올라갈 때 엔딩 음악을 들으면서 궁금했던 스텝의 이름을 확인하면서 영화의 감동을 정리하고 싶은데, 대부분의 관객들은 시간에 쫓기는 듯 극장을 빠져나간다.

픽사 애니메이션 ‘카’의 엔딩 크레디트에 본편보다 더 재미있는 영상이 있었다. 모르고 바로 퇴장을 하다가 계단에 서서 마지막 부분을 보는 관객이 많았다. 영화가 좋았다면 끝까지 여유 있게 관람을 하면 더욱 좋지 않을까? 청소년을 위한 클래식 공연을 중고생들이 단체로 관람할 때, 학생들의 소란스런 관람 태도가 지적될 때가 자주 있다.

클래식의 특성상 작은 기침 소리도 연주에 영향을 주게 되는데, 잡담을 하고 휘파람을 불고 자리를 옮겨 다니는 등 성숙하지 못한 관람문화에 낯이 뜨거워질 때가 있다.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지루한 공연장에 와서 더하겠지만, 공연장 예절에 대해 배운 적이 전혀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팻 메스니 그룹이 내한하면 1주일간 공연을 한다. 매 공연마다 최선을 다하는 팻 메스니에 감동하여 1주일간 매일 출근(?)하는 열성팬도 많다고 한다. 팻 메스니는 인터뷰에서, “한국의 관객들은 이야기를 경청하는 청중이어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진다”고 말했다.

열정적인 관객들의 관람태도에 감동 받은 연주자는 더욱 연주를 열심히 하고, 관객들은 더 많은 감동을 받는 감동의 피드백이다. 작년 팻 메스니 내한 공연 실황을 DVD로 만든다고 해서 기대가 크다.

우리나라 관객의 열정적인 반응에 감동해서, 다시 한 번 한국을 찾고 싶다고 말하는 아티스트가 많다. 좀 더 많은 관객이 공연장을 찾아 준다면 대한민국이 세계 일류의 관람문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여유를 갖고 공연 관람을 많이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요즘 부모 손을 잡고 극장을 자주 찾는 우리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좀 더 성숙한 관람 예절을 보여주리라 믿는다.

김호민(서울 강서구 늘푸른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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