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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최경용-세월의 강을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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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최 경 용
당진군배드민턴협회 회장

어김없이 찾아드는 계절의 순리는 8월이라는 달력위에 스산한 가을바람을 조금씩 불어넣고 있다. ‘2000년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 ‘새 천년의 시작’ ‘밀레니엄 Baby’라는 인간의 위대한 조형탑도 도도한 물결을 타고 휩쓸고 가버려 그 강물위에선 인간 나름의 색으로 표현되는 그 어떠한 사건과 의미도 잔잔한 그림자로 비춰 보일 뿐. 주의깊게 깨어 있어야 만날 수 있는 그 자신의 존재속에서 흘러가 평범한 일상을 만들어 버리는 위대한 힘이 있는 것 같다.
생명의 태어남과 소멸속에 찾아드는 역사적 의미는 사건과 상관없이 크게 다가오는 충격의 연속일 것 같다. 100% 인간에게 던져져 온몸으로 찍히는 카메라의 필름처럼 만남과 헤어짐으로 순환되는 희·비의 슬픔은 가끔은 회색분자로 덧칠해 보았던 젊은 혈기가 진정한 거울속의 너와 나를 만날 수 있는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대 자연의 지혜를 배우기 위한 학습이 있음에, 그리하여 대자연의 삶의 향연에 동참할 수 있는 작은 소명을 이뤄갈 수 있었음에 작은 기쁨을 느낀다.
우리에게 주어졌던 국가와 민족의 역사속에서 연녹색 - 진초록 - 누런갈잎으로 시나브로 이어져 3代가 함께 사는 억새풀처럼 바싹 마른 갈잎줄기를 여린 잎의 버팀목으로 지탱해 주곤 허허로운 우주의 허공속으로 사라져 버리는 억세풀의 순정처럼 나에게 주어졌던 삶의 뜨락에서 부어졌던 축복의 인연들을 되돌려 주고 싶음은 知天命(지천명)의 나이를 의식함일까?
진정한 나의 모습은 맑은 유리 거울을 깨뜨리고 마주 앉은 나의 모습일 것이다.
바깥으로만 찾던 존재의 의미와 사람들이 ‘상품화된 옷’으로만 존재시켰던 존재에 대한 대우주의 사랑을 존재로서만 돌릴 수 있음에 ‘화석’으로만 남아있는 존재들에 사랑은 꿈꾸는 욕망으로만 치닫던 온몸의 촉수들 이젠 거둬들이고 싶다.
안으로만 비추어 소리없이 바라보는 생명의 소중한 존재들은 있어야 될 곳에 머물러 스스로 그러하여 온전한 하나로 돌아가는 대자연의 섭리대로 나 또한 허물의 옷들을 하나씩 던지고 싶다.
그리하면 옷속에 숨어 숨죽이던 용솟음치던 따뜻한 피돌기 돌아 새생명 살아 돌아오리라.
그 어떠한 삶의 역정 또한 평범한 건 아니기에 만남과 헤어짐의 모순된 일상들, 대자연의 소명에 손을 내밀기 위한 스스로 살아가려는 소우주의 힘듦의 지혜이기에 대자연이 스스로 그러하듯 나에게 주어진 길 내 스스로 그러하여 묵묵히 살아가리라.

‘고요히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봄이 오고 저절로 자란다’. - 바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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