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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01.12.10 00:00
  • 호수 397

[학교탐방]30년간 대 끊긴 적 없는 열혈 핸드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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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성초교(교장 신영호) 다목적실 ‘아미관’으로 들어서자 추운 날씨에도 반소매를 입은 아이들 공을 던지고 있었다. 훈련하는 모습을 여러 컷 사진에 담는데도 ‘누구세요?’라는 말 한마디 없이 연습에만 집중하고 있다.
1972년 창단한 순성초교 핸드볼부는 ’99년과 2000년에 충남소년체전 2연패, ’98년부터 충남학생체육대회 3연패 등 쟁쟁한 실력을 갖춘 팀이다.
그러나 올해는 아쉽게도 제29회 충남소년체전에서 준우승에 머물렀다. 상엽(5학년)이는 그때를 이렇게 기억한다.
“시합을 끝내고 돌아오는데 어디선가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거에요. 형주가 막 울고 있었어요.”
선배들의 실력을 잇지 못했다는 미안한 마음에 눈물이 쏟아졌는가 보다. 형주(5학년)는 창피한지 아무 말도 안하고 얼굴만 발그레해져 있다.
“저는요. 살이 너무 많이 쪄서 살 빼려고 시작했는데요.”
약간 통통해 보이는 용현(4학년)이는 운동시작하고 3㎏ 정도 빠졌다. 살이 그렇게 많이 빠진 것은 아니지만 운동으로 몸이 민첩해진 것은 사실이다.
“저도 살 빼려고 시작했는데요...”
비쩍 마른 원국(4학년)이의 농담이다.
선배들이 운동하는 소리에 끌려 ‘아미관’에 들어갔다 우연히 시작한 유권(4학년)이는 몸이 약해 처음에는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혔으나 꾸준히 운동을 하는 모습에 이제는 부모님의 반대도 접어놓았다. “달리기가 얼마나 빨라졌는지 몰라요”하면서 스스로도 대견한 모양이다.
이제 재미가 붙어 누가 지시하지 않아도 알아서 운동하는 아이들이 믿음직스럽지만 최동훈 감독교사는 걱정이다.
“충남도내 중학교에 핸드볼부가 거의 없습니다. 초등학교 때 열심히 운동을 해도 결국은 이 길로 나가기 어렵다는 결론이죠. 초등과 중등의 연계교육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입니다.”
실제로 충남도내 중학교 핸드볼 창단팀은 만리포중과 대천중 뿐이다. 계속 핸드볼을 하려고 해도 기근상태라 졸업과 동시에 그만두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병완 코치 역시 초등 핸드볼의 가장 큰 문제점을 여기에서 찾는다. 이런 상황에서도 창단 30여년간 한번도 대가 끊긴 적이 없는 것은 아이들의 열정과 학부모들의 관심, 교사들의 헌신 덕이다.
“핸드볼 하면서 진정한 우정을 알게 되었습니다.”
힘들고 짜증날 때, 슬럼프에 빠질 때 서로 쓰다듬고 보듬어주며 이어온 시간동안 아이들은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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