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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3.02.13 17:10
  • 호수 1440

[칼럼] 한진풍어당제의 오랜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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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경석  한진풍어당제 보존회장

설에 의하면 한진풍어당제는 적어도 수백 년 동안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인근 안섬포구에서 열리는 안섬당제와 우리 한진풍어당제의 주최 측에 의하면 당제가 시작된 것이 약 400여 년 전이라고 하는데 확실한 근거는 없다. 다만 안섬과 한진 풍어당제는 비슷한 시기에 시작된 것으로 사료된다. 

내가 직접 당제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은 19세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53년 전부터 늘 귀로 들은 이야기가 있다. 6.25 전쟁으로 월남한 피난민이 마을의 30% 이상 차지했는데, 그들은 대게 평안도와 황해도, 도서 지방에 살던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특히 어업에 일가견 있는 사람들로 기억하고 있다. 이북에서도 우리와 흡사한 바다신을 숭배했고, 그로 인해 풍어제란 것이 우리나 그들에게 깊이 인식돼 있었다.

현재 당집 오른쪽에 서 있는 늘푸른 소나무는 105년산으로 추정된다. 이는 논산에 있는 나무에 대한 전문가가 직접 나이테를 가지고 측정한 것이다. 이를 판단하면 당제가 400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 또한 당집 왼쪽(해변 쪽)으로 벚나무 3그루가 있는데, 측정 결과 약 90년 정도 된 것으로 파악된다. 더불어 당집 안의 구조를 살피면, 10년 전 당진시 문화관광과와 견학을 온 일본인 두 명이 당제 치성드리는 것을 보고 당집의 내부 구조가 일본 신앙을 모시는 구조라고 말한 바 있다. 그래서 당제가 이뤄진 것이 조선 말기로 추정된다.

19세부터 군필 기간과 객지 생활을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한진풍어당제에 참여했다. 1980년대부터 근해유자망 어업과 소형어선을 이끌며 어업 활동을 이어오고 있어 한진풍어당제의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한진풍어당제에 참여하는 분들은 거의 연로하시고, 참여했던 분들은 대부분 세상을 떠났다. 나보다 나이 많은 분이 10명도 채 되지 않는다. 

옛날의 한진풍어당제를 생각하면, 당진 우시장에서 황소를 사다 도축해 그 고기로 제를 올렸다. 1970년대는 마을에서 추천 당주를 정하기도 했다. 연세가 있으면서도 품행이 정갈하며 뜻이 깊은 가정으로 선발했다. 이런 당주네가 5~6집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점차 어업은 쇠퇴해 갔다. 한진풍어당제는 한동안 한진어촌계에서 주관해 지내왔다. 그러다 2019년부터 당진시 지정 문화재가 되어 보존회 성격으로 풍어당제를 지내고 있다. 옛날에는 당제에 쓰이는 비용을 배 크기순과 뜻이 있는 사람을 모아서 마련했다. 집마다 500원, 1000원을 모으기도 했고 선주들은 5000원에서 2~3만 원씩 냈다. 이마저도 부담이 된다는 말이 있었다. 지금은 당진시 지정 문화제로 등록돼 일부 지원금을 받고 있다. 

당제를 발전시키려면 많은 사람의 참여와 뜻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작은 마을의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우상을 숭배한다고 하여 주변 각종 종교단체에서 안 좋게 보기도 했다. 그런데도 당제를 보존해야만 했다.  

충남도 지정 문화재로 승격돼야 하는 데 지금으로는 어려움이 많다. 당제 구성원을 확대하고 풍물단도 있어야 하지만, 이들을 모으고 모임을 운영할 자금이 부족이다. 어찌해야 할지 고민이다. 그래서 지난해 11월 말에 우리와 비슷한 안면도 붕기풍어제를 지내는 황도에 다녀왔다. 이곳은 도 지정 문화재로 등록된 곳이다. 우리와 제를 올리는 순서가 거의 비슷하다. 다만 임경업 장군신과 용왕신, 산신 깃발을 들고 선주들의 행진 등 행사를 조금만 보강하면 도지정 문화재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따라 힘든 것도 있지만, 주민 모두의 뜻을 모아 도 지정 문화재로 승격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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