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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읍면소식
  • 입력 2023.02.17 21:22
  • 수정 2023.02.21 10:15
  • 호수 1443

송전탑 지중화를 위한 차량행동 “소들섬을 지키자! 송전탑 지중화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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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120대 이상 참여…깃발 달고 소들섬까지 행진
“당진시 행정명령·법원 판결 무시하는 한전 규탄”

 

“집 위에 농장 위에 송전탑 끔찍해. 제일 높은 철탑 밑에 어찌 사나.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가락은 흥겨웠으나, 가사는 씁쓸했다. 드넓게 펼쳐진 평야 위로 우뚝 선 송전탑을 바라보며 노래를 불렀다. ‘부장리 언니들’은 울면서 아리랑 가사를 바꿔지었다. 

 

당진시청부터 소들섬까지 차량행렬 

지난 15일 고압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우강주민들과 당진시민들이 시청 앞에 모였다. 이날 ‘송전탑 지중화를 위한 차량행동’이 진행됐다. 본격적인 차량행진을 시작하기 전 당진시청 앞에서 벌인 사전집회에서 소들섬 송전탑 건설 반대 시민대책위원회 김학로 공동상임대표는 “당진시의 송전탑 공사중지명령과 법원의 판결마저 무시하고 한국전력공사는 막무가내로 송전탑 건설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며 “더 이상 당진 어디에도 송전탑 건설은 안 된다는 것을 이번 차량행동을 통해 보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집회 참가자들은 ‘소들섬을 지키자’ ‘송전탑 지중화’라고 적힌 깃발을 차에 달고 당진시청부터 소들섬까지 차량행진을 벌였다. 이날 120대 넘는 차량이 참여해, 당진시청부터 원도심, 탑동사거리, 하이마트, 기지시, 삽교호관광지, 소들공원까지 긴 행렬을 이어갔다. 

 

“당진시, 당진시민 위해 복무하라”

두 시간 가량의 차량행진의 마지막 목적지는 소들섬이 바라다보이는 우강면 부장리 소들공원이었다. 12시 20분경 목적지에 집결한 시민들은 이곳에서도 집회를 벌였다. 이봉기 우강철탑반대대책위원장은 “천연기념물을 비롯해 수많은 야생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이곳에 한전은 불법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며 “고압 송전선로가 설치되면 전자파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는 물론이고, 이곳을 찾는 수백만 마리의 겨울철새와 야생생물의 보금자리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소들섬처럼 생태적 가치가 큰 곳에 고압 송전탑을 건설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주민들은 송전선로 건설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생태를 보존하도록 지중화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당진시에서는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면서 “당진시는 한전이 아닌 시민을 위해 복무하라”고 촉구했다. 

눈물로 개사한 아리랑 함께 불러

이날 우강면 부장리 주민들로 구성된 ‘부장리 언니들’은 송전탑 반대 목소리를 담은 진도아리랑을 개사해 집회 참가자들과 함께 불렀다. 공연에는 김진숙 진보당 당진시위원장과 오수민 전교조 당진시지회장이 함께 했다. 공연 후 부장리 주민들은 소감과 인사를 전했다.

부장리 주민 배영심 씨는 “발전소가 있기 때문에 철탑이 지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는데, 꼭 지켜야 하는 곳을 지켜낼 힘이 없는 것인지 당진시와 당진시의회에 묻고 싶다”면서 “힘(권력) 있는 모든 분들에게 호소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힘 없는 주민들만 찾아다니는 저 송전탑을 힘 있는 사람들 머리 위에 얹어주면 왕관이 되지 않겠느냐”며 “그 사람들 머리 위에 철탑이 설치되면 어떻게 처리할 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난 9년 동안 송전탑 반대 투쟁을 하면서 주민들의 일상생활이 다 깨졌다”며 “우리 마을 때문에 사람들이 모이면 그저 죄인 같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송전탑 반대’ 깃발을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한 뒤 소들섬을 지키고자 하는 시민들의 염원을 담아 소들섬이 보이는 곳에 깃발을 꽂으며 행사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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