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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향인소식
  • 입력 2023.02.25 11:35
  • 수정 2023.02.25 11:36
  • 호수 1444

성공한 사업가에서 정치인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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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강면 창리 출신 문헌일 구로구청장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서울 구로구청장으로 당선
30여 년 간 정보통신 엔지니어링 전문기업 운영
“눈만 감아도 옛 고향 풍경 선명하게 떠올라”

문헌일 구로구청장
문헌일 구로구청장

지난해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당진지역 출향인들의 당선 소식이 곳곳에서 들려왔다. 그중에서 재경당진시향우회장을 맡았던 문헌일 구로구청장(국민의힘)은 정보통신 엔지니어링 업계의 성공한 사업가에서 정치인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문 구청장은 “처음에는 사업가가 행정을 잘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많았지만, 지난 8개월 동안 행정을 살펴보니 기업을 경영했던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과거와 달리 공직자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항 등 법적으로 제한되는 게 많아 사업할 때와는 많이 다르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그는 “정보통신이라는 특정 분야에 집중했던 사업과 달리, 행정은 문화·체육·사회복지 등 분야가 폭넓고 시민들의 민원도 매우 많다”면서 “힘들지만 새로운 것을 배우고 해결해나가면서 재미와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강면 창리가 고향인 그는 문수일 창1리 이장의 친형이다. 그는 “어린 시절 고향을 떠나 서울에 정착해 살아왔지만, 여전히 고향은 마음속 깊이 애틋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며 “당진이 발전해 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 누구보다 기쁘고 자랑스러울 뿐만 아니라, 동생과 같이 묵묵히 고향을 지키고 있는 분들께 진심으로 고맙다”고 전했다. 이어 “구로구와 당진의 교류 협력을 강화해 두 도시가 상생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본지 제1155호 ‘우강 소년, 한국의 IT산업을 이끌다’ 기사 참조>

당진시민들께 인사를 부탁드린다.

고향을 떠나 40년 넘게 살아온 구로구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돼 반가운 마음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당진시민들이 구로구에 관심을 갖게 되고 당진시와 구로구 간의 교류·협력이 이뤄지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 걸음 물러서서 보면 더 잘 보이는 것처럼, 이곳에서 보는 당진의 발전은 더 크고 선명하게 다가온다. 비록 기억 속 옛날 고향의 풍경은 사라졌지만 비약적으로 발전한 모습이 매우 자랑스럽다. 당진을 고향으로 둔 한 사람으로서 오늘날 당진이 있기까지 애써주신 당진시민들께 늘 감사하다. 

구로구는 어떠한 지역인가? 

‘구로구’ 하면, 과거 구로공단을 먼저 떠올리는 분들이 많다. 구로구는 1964년 우리나라 첫 국가산업단지인 구로공단이 만들어진 후 1980년대까지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경제 성장을 이끈 곳이다. 1977년 국가 수출 100억 달러를 달성했을 때는 구로공단에서만 11억 달러의 수출을 달성할 정도였으니, 구로구의 역사가 곧 대한민국 수출산업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0년대 이후 구로공단이 디지털단지로 재구성되면서 기존 경공업 중심 기업들은 정보통신(ICT) 기업으로 바뀌었고, 현재 G밸리 내에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들어서 있다. 구로구는 이러한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4차산업의 전진기지로 거듭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구청장으로 당선돼 구정을 이끌어 온 지 약 8개월 가량 됐다. 그간의 소회는? 

처음 6개월간은 현안을 분석하고 취약한 부분이나 개선할 점을 파악하는 일에 집중했다. 인사이동이나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기보다 구정을 정확히 이해한 뒤 그 내용을 바탕으로 문제해결 방법을 찾으려고 했고, 충분히 값진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또 가장 먼저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자 했다. 주민의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민원의 경우 꼭 현장을 방문해 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 가면 사무실에 앉아 서류만 봐서는 알 수 없는 부분들이 보이기도 하고 그래야 실제 도움이 되는 정책을 만들 수 있다.

민선8기 구로구의 슬로건이 ‘따뜻한 동행, 변화하는 구로’이다. 임기 동안 구로구의 새로운 변화를 만드는 데에 온 힘을 쏟을 것이다. 

구정 운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철학은 무엇인가? 공직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이 있다면?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을 전적으로 믿는다. 민원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리지 않고 현장을 찾고 있다. 얼마 전 “육교로 인해 인근 횡단보도가 잘 보이지 않으니 육교를 철거해달라”는 민원을 듣고 두 차례나 방문한 곳이 있다. 철거는 쉽지만 되돌리기는 어려운 일이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기에 양쪽 방향을 모두 확인하고 육교도 건너보면서 육교를 철거하는 게 아니라 횡단보도를 좀 더 잘 보이는 위치로 이동하면 될 것이라는 답을 찾았다. 이렇게 현장에서는 전혀 생각지 못한 방법들이 보인다. 

직원들에게는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태도로 업무에 임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행정서비스에 대한 주민의 눈높이가 높아졌다는 점에서 기존에 해 오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을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주민이 더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주민의 입장에서 자꾸 시도하다 보면 분명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구청장으로서 직원들이 마음껏 역량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이들의 소신을 지켜주는 버팀목이자 바람막이가 되고자 한다. 

구청장 공약 중 반드시 이루고픈 핵심적인 정책은 무엇인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도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정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신속히 추진하는 것을 매우 중요한 목표로 삼은 것도 바로 여기에 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단순히 건물을 부수고 새로 짓는 것이 아니라 도시를 새롭게 재탄생시키는 일이라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변화다. 이와 함께 G밸리를 중심으로 4차산업 기반의 첨단산업도시를 만들어 미래에 대비하고자 한다. 구로구를 4차산업의 메카로 만들기 위해 IoT, 빅데이터, AI 등 첨단기술을 G밸리와 연계해 육성하고 혁신기술을 지닌 기업을 발굴 및 지원해 경쟁력을 높일 것이다. 

이밖에 4차산업형 청년취업사관학교 조성, 지역 거점대학과 연계한 지역지능화혁신 인재양성사업, 교육-취업-정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축을 위한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HiVE)사업’ 등 G밸리 맞춤형 인재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당진시와 구로구의 상생 발전을 위해 구상하는 정책적 방안이 있다면? 

현재 구로구는 전북 남원시, 전남 구례군, 해남군, 충북 괴산군, 단양군, 경북 예천군, 강원 영월군 등 국내 7개 도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그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상호보완·발전이라는 측면에서 교류 효과 및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자매결연을 체결하고 있고 향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구로구와 당진시가 고민하는 문제는 각각 다르겠지만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처럼 서로 응원하며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면 지혜롭게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당진시와의 밀접한 교류를 통해 구로구의 외연이 더욱 확대되길 바라며, 구로구민과 당진시민이 모두 행복한 협력 방안을 찾겠다. 

서울에 정착하게 된 계기는? 

처음 서울에 온 건 1960년대 큰형님을 따라서였다. 모두가 어렵던 시절, 나 또한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학비를 벌기 위해 신문배달을 하며 학창시절을 보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새벽에 일어나 신문을 돌렸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러한 경험을 통해 어떤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의지와 자립심을 기를 수 있었다.

구로구에는 결혼 후 개봉동, 구로동을 거쳐 신도림동에 집을 마련하면서 살기 시작해 지금까지 쭉 살고 있다. 가족을 이루고 회사를 운영하며 40년 이상 구로구에 있었으니 구로구 어느 골목 하나 추억이 묻어 있지 않은 곳이 없다. 제 인생에서만큼은 가장 많은 변화가 있었던 곳이다. 

구청장이 되기 전, 오랫동안 정보통신 엔지니어링 사업가로 활동해왔다. 

철도청(현 한국철도공사)에 입사해 통신 관련 일을 했다. 10년간 철도공무원으로 근무하며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인정받아 미국 최대 정보통신 기업 벡텔사의 국내 합작회사에 스카우트돼 본격적으로 정보통신 엔지니어링 산업에 뛰어들었고, 1990년에는 이름을 내건 회사를 세우게 됐다.

회사는 창립 이후 오직 정보통신(ICT) 분야만 걸어온 전문 엔지니어링 회사이다. 정보통신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시절이라 제대로 자리 잡기까지 어려움도 많았지만 3번의 대통령 표창을 받았으니 나름대로 정보통신 엔지니어링 분야에서는 성공을 거두었다고 자부한다. 

30년 이상 기업을 운영한 경험과 성과를 토대로 4차산업 기반 첨단산업도시를 만드는 것이 구청장으로서 이루고 싶은 구로구의 모습 중 하나이다. 내가 그랬듯이 구로구에서 더 많은 기업들이 성장하고 이들 기업이 대한민국을 넘어 해외로까지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

어린 시절 고향에 대한 기억이 있다면? 

정지용 시인의 시 <향수>에서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라는 구절처럼 고향에 대한 나의 마음도 그러하다. 반세기도 넘은 오래전 일이라 예전 모습은 찾아볼 수 없게 되었지만 눈만 감아도 고향의 풍경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눈이 오는 날이면 친구들과 논에서 썰매를 탔고 여름엔 개울에서 미꾸라지를 잡았는데, 모두 어제 일처럼 가깝고 생생한다. 어린 시절 고향에 대한 추억은 타지 생활을 하며 힘들 때마다 큰 힘이 됐다. 

출향인으로서 당진시민들께 하고 싶은 말은?

향우회 활동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2020년 11월 대법원 정문 앞에서 당진항 매립지 충남 귀속 결정을 촉구하는 1인 피켓 시위를 진행했던 일이다. 비록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해 아쉬웠지만, 당진 출신 출향인으로서 고향을 위해 뜻을 모으고 힘을 합쳐 함께 했던 기억은 잊지 못할 것이다.

‘고향’이라는 뿌리를 두고 각자 자리에서 열심히 오늘을 살아간다면 더 나은 고향을 만들어가는 데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저 역시 그런 마음으로 언제, 어디서나 당진 출신이라는 자부심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멀리서나마 당진의 성장과 발전을 힘껏 응원하며 늘 함께하겠다. 

(왼쪽부터) 문수일 창1리 이장, 고병화 우강면장, 문헌일 구로구청장, 한성희 민주평통 당진시협의회 고문
(왼쪽부터) 문수일 창1리 이장, 고병화 우강면장, 문헌일 구로구청장, 한성희 민주평통 당진시협의회 고문

 

>> 문헌일 회장은…

-1953년 우강면 창리 출생

-전 문엔지니어링 회장/공학박사

-전 재경당진시향우회 회장

-전 구로구(을) 충청향우회 제6대 회장

-전 민주평통 제15·16기 상임위원

-전 연세대학교 공학대학원 총동창회 회장

-전 한국엔지니어링협회 제15·16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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