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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3.03.03 20:53
  • 수정 2023.03.04 15:48
  • 호수 1445

[칼럼] 김선순 봄봄문학상담연구소 소장 / 당신을 만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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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참 많은 말들이 있다. 듣기만 하여도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말, 한번 말해보기만 해도 입꼬리가 올라가게 하는 말들이 참 많다. 하지만 우리는 일상 안에서 기분좋은 말들을, 기분좋아지게 할 수 있는 말들을 사용하는 것을 잘 잊어버리곤 한다. 일상에서 정말로 일상적인 말들로만 채우며 살아간다.

지금 나는 어떤 말들을 자주 사용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지금 내가 자주 사용하는 말은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나의 삶을 반영해 보여주기 때문이다. 혹여 지금 나의 삶에서 고달프고 힘들고 화가 나는 말들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지금 나의 삶으로 스스로를 기분좋게 해줄 수 있는 말들을 불러들여야 할 때이다. 기분좋은 말을 선택하고 되뇌여 사용해보는 것은 지금까지 나의 삶을 환기시켜 새로운 마음을 열게 할 것이다.

말은 우리 삶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우리가 사용하는 말에는 살아가고 있는 삶의 다양한 모습이 담긴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삶에서 사용하는 말을 스스로 선택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삶의 환경이라도 우리는 선택하는 말에 영향을 받게 되고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말은 현재의 삶에 변화를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이 순간 나의 삶에서 선택하여 사용하기 어려운 말이 있는가? 지금 우리의 삶으로는 도저히 사용불가능하다고 여겨지고 사용할 수 없다고 여겨지는 말이 있는가? 그 말을 일부러 의식처럼이라도 불러 보자. 한 번이라도 내 입술에 담아보자. 용납되지 않아 어색하고, 말도 안 될 것 같은 그 말은 어느 날인가 우리의 삶 안에 진짜 들어와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나를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는 거저 태어나서 거저 자라고 거저 죽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빚을 지고 있고 살아가는 동안 그 빚을 갚으며 살아간다. 지금, 이 순간 누군가 내 빚을 갚아주고 있고, 나는 또 누군가의 빚을 갚아주고 있는 거다.” 2022년에 개봉한 한국영화 <카시오페아>에 나오는 대사다. 젊은 시절 내내 외국에서 일하고 돌아온 늙은 아버지와 혼자서 당당하게 변호사로 성장한 딸의 이야기다. 아버지의 돌봄 없는 긴 세월 속에서도 야무지게 자란 딸이 어이없게 초로치매를 진단받는다, 아버지는 딸의 곁이 되어 함께하는 삶을 이뤄나간다. 거저가 아닌 삶의 빚을 갚아가며 서로의 카시오페아, 닻별이 된다.

우리의 태어남, 자람, 죽음이 거저가 아니라는 말은 참 의미롭다. 우리는 한 순간도 혼자인 때는 없었다. 무엇인가로 누군가로 연결되어 태어났고, 자랐다. 지금 삶의 순간에도 우리는 주고받음의 영향을 나누며 살아가고 있고, 주고받음의 영향으로 자신의 삶을 이뤄가고 있는 중이다.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색깔 다양한 일들은 시공을 초월한 영향을 주고받음으로 만들어지는 결과다. 말은 순간들 속에서 주고받음의 영향을 담아가며 우리의 삶을 완성해가게 한다.

삶이라는 소풍에서 당신을 만나 행복합니다.”라는 말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진 삶인가. 또 그 말을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삶인가. 나의 삶으로 연결된 많은 것들 사이, 나와 당신 사이에서 오고가는 말들은 우리들의 살아온 삶을 반영해 보여주고, 현재 삶을 새로이 만들어가게 간다. 우리 모두가 태어남으로 가지고 있는 빚을 서로 갚아가며 서로에게 사랑이 되게 한다. 서로 주고받는 영향 안에서 감사와 행복으로 함께하게 한다.

2023년 새해가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오늘도 나는 아침을 선물받았고, 선물상자를 펼치듯 나의 삶을 살아간다. 오늘 나의 삶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우리는 모른다. 오늘 안에 일어나 내가 겪어야 하는 일들이 태어남과 자람에서 진 빚을 갚고 있는 거라면 아무리 힘들어도 억울하지만은 않으리라. 누군가가 나도 모르게 진 나의 빚을 갚아주며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에서 경건해지리라. 엄마, 아빠, 언니, 동생, 친구, 세상 등등의 이름으로 나의 삶과 연결된 많은 것들 속에서 기분좋은 영향이 되는 말을 나누며 살아보자. 말은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 누군가에게 카시오페아가 되었음을, 자신과 연결되어진 카시오페아를 함께 확인해갈 수 있게 할 것이다. 우리는 이전에 누군가가 내게 그랬던 것처럼 나도 누군가의 카시오페아가 되어 어둔 밤하늘에서도 빛나게 될 것이다.

기분좋은 말을 생각해보자. 지금 이 순간 나의 삶에서 나를 기분좋게 하는 말을 발견해보자. , 아침, 파란 하늘, 사랑해, 봄햇살, 따뜻하다. 설레임, 활짝, 엄마, 고향, 친구, 밥먹자, 하하하, 밤바다, 상쾌하다, 아이들, 달린다, 노래, , 영화, 생동감있는, 초록, 비내리는 오월, 숲속, 오솔길, 함께 걷는, 온기, 나와 너 그리고 우리, 함께, 사랑해, 괜찮아, 행복해, 미안해, 덕분이야, 애썼어. 곁이 되어줄게, 함께하자.... 기분좋은 말을 나의 삶에 불러들여 많이 말해보자. 나와 연결되어 주고받음의 영향으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기분좋은 말이 되어보자. 나와 너의 삶에 소중한 의미가 되어 서로에게 카시오페아와 같은 존재로 사랑과 소명을 다하며 살아가게 될 것이다.

당신을 만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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