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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3.03.13 16:34
  • 호수 1446

[칼럼] 새 인물 농협 조합장에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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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종인 류림농원 대표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끝났다. 

이번에 치러진 선거제도는 현직에 절대 유리하다는 비판도, 개선해야 할 여지도 없지 않지만 여러 제도와 방안의 장단점을 가려 선택되었을 것이고 투표를 거치는 선거제도가 민주주의의 꽃으로 인식된다면 낙선자는 결과를 엄숙하게 받아들이되 서운한 감정을 한시라도 빨리 털어버리고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동시에 당선인은 겸손한 마음으로 신종여시(愼終如是)하되 나를 지지하지 않았던 조합원을 더욱 보듬는 가운데 농업, 농촌, 농협이 처한 난제를 헤쳐나가는데 온 힘을 다해야 한다. 이러한 때에 농업인으로서, 농협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농협(새 인물 당선인)에 바라는 바를 몇 가지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확고한 역사 인식을 가지고 앞으로 50년 반세기를 준비하라. 역사를 모르는 민족에게 장래는 없다는 말이 있듯이 농협의 과거 50년을 모르고서는 앞으로 반세기를 준비할 수 없다. 60년대 이동조합, 70년대 읍면 단위 합병, 상호금융제도 도입, 식량증산 시책 수행, 생활물자 물류혁신, 농산물 유통혁신, 조합장 직선제 도입 등으로 비약적인 발전이 있었다면, 이제는 새로운 현안들이 산적해있다. 남아도는 쌀 문제, 농촌인구의 노령화와 인구절벽, 무너지는 농촌 경제, 주민복지의 사각 등 암울한 난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신임 조합장들의 리더십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하게 요구받고 있다.

둘째, 농협을 설립 취지에 충실하게 운영하는 일이다. 농협이 조직화 되고 수지경영이 강조되다 보면 농협의 설립 취지를 이탈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조합원이 맡긴 돈이 조합원에 대한 대출금리보다 더 낮은 금리로 비조합원에게 대출되는 경우를 본다. 자금 운용상 제1금융권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측면을 모르는 바 아니나 만약 국가 전체의 경제가 어려워질 경우, 즉 이미 경험한 IMF 사태를 맞이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농협은 대농보다는 소농 위주가 돼야 한다. 대농에 비해서 소농은 시장 교섭력이 약해서 그렇다. 소량의 농산물을 수집해서 팔아줘야 한다는 구호는 백년하청인가. 조합원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 향상은 농가의 소득증대가 관건이고 이는 생산 농산물의 판매를 통해서 가능하지만 과연 일선 농협의 농산물 수집판매 역량은 증대되고 있는가?

셋째, 지역농업·지역경제를 주도하는 농협을 기대한다. 그간의 농협을 보면 농민의 강력한 요구로 중앙회가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하면서 NH농협은행이 5대 은행으로 재편돼 농협발전에 기여하는 바 역할이 막중하지만 지역 경제는 지역농협, 업종농협이 주도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신규 작목을 입식하여 보급하는 농협, 공선장을 운영하는 등 유통구조를 혁신하는 농협, 농촌 인력 문제 해소를 위해서 외국인을 유치하는 농협, 소규모 농지 경운을 책임지는 농협 등 조합원의 실익 증진을 위하여 노력하는 농협을 주변에서 보게 된다. 텅텅 비어가는 농촌, 방치되는 농지를 어떻게 할 것인가. 농협이 대리 경작하는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영농회사를 육성해 나가는 일은 어쩌면 급한 일이다. 일선농협의 지도기능을 이 분야에서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넷째, 농업인의 복지모델을 구현하라. 농협의 구호 중에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이 있다. 오늘날 농협이 있기까지 피눈물 나는 원로 조합원들의 기여가 있었다. 이제 이들의 복지를 책임지는 기관이 농협이어야 한다. 막강한 농협의 농정기능을 기대한다.

다섯째, 환경파수꾼이 되면 좋겠다. 우리 당진은 석탄발전소, 제철소 등으로 환경의 사각지대라는 오명을 벗어야 한다. 게다가 농산부산물 등을 소각하는 문제를 농협이 나서서 해결해 줘야 한다. 충북 일부 지자체에서 작업단을 두어 노령화한 농촌인력을 대신하여 대상물을 파쇄해 주는 작업을 해 주고 있다는 기사를 접한 바 있다. 정부와의 협력사업으로 도입을 검토하여 환경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해야 할 때다. 농업인의 자율조직인 농협의 갈 길은 멀고 험하다. 영광도 책임도 무한한 새로 뽑힌 조합장들의 역할을 크게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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