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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23.03.17 20:48
  • 호수 1447

[NGO 칼럼]소들섬에 나타난 흰꼬리수리와 송전철탑 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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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로
소들섬송전탑건설반대
시민대책위원회 공동상임대표

삽교호 소들섬에 흰꼬리수리가 나타났다. 흰꼬리수리는 세계적으로 개체수가 적은 희귀종으로 매목 수리과에 속하는 조류이다. 이렇게 귀한 야생조류이기 때문에 환경부는 멸종위기야생동식물종 1급으로 지정했고, 문화재청은 천연기념물 243-4호로 지정했다. 이런 흰꼬리수리가 소들섬에 나타났다는 사실은 대형 어류를 좋아하는 습성상 소들섬 일대가 흰꼬리수리가 서식하기 적합한 곳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삽교호 소들섬 일대에는 33종 28만 마리의 겨울 철새가 겨울을 났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멸종위기 1급이고 천연기념물 199호인 황새 15마리를 비롯해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 등 법정보호종 17종에 총 개체수 30,508마리가 확인되었고,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종만도 총 19종에 개체수가 30,526마리가 확인됐다. 

이러한 사실은 주용기 전북대학교 연구원과 김상섭 한국조류보호협회 아산지회장이 철새가 모여드는 기간인 지난 2022년 11월부터 2023년 3월까지를 2023년 2월에 조사한 결과 확인되었다. 한마디로 삽교호 소들섬 일대가 세계적인 철새도래지이자 조류를 비롯한 야생생물의 천국이란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삽교호 소들섬 일대를 야생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한 것은 마땅한 일이었고, 이제는 어떻게 야생생물보호구역을 관리하고 야생생물을 보호할 대책을 마련할 것인가를 논의해야 할 때인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흰꼬리수리를 비롯한 야생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소들섬의 환경은 최악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소들섬에는 불법으로 건설된 송전철탑이 우뚝 서 있기 때문이다. 조류는 조금이라도 위험 요소를 발견하면 바로 날아올라 위험을 피하려는 습성이 있다. 이때 급하게 날아오르는 순간 송전철탑과 송전선로는 치명적인 위험물이 된다. 실제로 이렇게 죽은 야생조류가 올 겨울에만도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는 것이 주민들의 증언이다. 따라서 송전철탑이야말로 1급 멸종위기종이고 천연기념물로 보호하고 있는 흰꼬리수리, 황새 등의 조류에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문제는 야생생물보호구역을 관리하고 야생생물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는 당진시청 기후환경과의 태도이다. 송전선로에 걸려 죽은 조류를 발견해 신고해도 왜 죽었는지 밝힐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고 내버려 두라는 말만 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주민들은 당진시청 기후환경과가 과연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을 보호하고 야생생물보호구역 관리에 관심이 있는지 의심할 정도였다고 했다. 이러니 기후환경과 공무원들은 오르지 어떻게 하면 피감업체로부터 접대받을까만 고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로 당진시는 소들섬 일대를 야생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만 해 놓았지 철새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매우 미흡했다. 오죽했으면 철새 먹이를 보다 못한 마을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나눠 줬을까!

따라서 지금이라도 당진시청은 야생생물보호구역을 관리하고 보호할 종합적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야생생물 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시민사회 및 지역 주민과 협력해야 한다. 또한 야생생물의 목숨을 위협하는 직접적인 위험 요소인 불법 송전철탑을 즉각 철거해야 한다. 특히 지난 2022년 9월16일 당진시야생생물보호구역 관리위원회가 열렸을 때 한전은 “송전선로 건설사업 공사 구간에서 법정보호종 주요 서식지가 확인되면 즉각 공사를 중지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멸종위기종·천연기념물을 아끼고자 하는 마음이 없고서는 할 수도 없는 이런 훌륭한 약속은 한국전력이란 책임있는 공기업이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따라서 당진시청은 한국전력의 이런 약속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고, 한전으로 하여금 약속을 지키는 책임있는 기업이란 모습을 실천할 수 있도록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 이를 통해 당진시청은 시민을 위한 시정을 펼치는 지방자치의 모범 도시가 될 것이고, 한전은 공공의 이익과 사회적 책무에 충실한 공기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 결과 한전은 당진시민에게 피해만 주는 기업이미지를 한 번에 떨쳐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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