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듭은 ‘매 가닥을 엮어 모은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서로 맺고 엮어 여러 모양을 만들어 낸다. 우리나라 매듭은 손끝에서 다시 손끝으로 이어 내려온 민속 공예다. 선조들의 삶 곳곳에는 아름다운 매듭이 항상 함께했다. 여인의 화려한 노리개는 물론 선비의 도포와 합죽선 끝에 달리기도 했고, 실내 장식이나 가마, 상여에도 매듭이 달렸다. 우리네 매듭은 단순한 장식품에서 그치지 않았다. 생강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생쪽 매듭은 기쁨과 환희의 뜻이 있고 국화 매듭은 성공과 행운을 담고 있다. 이처럼 여러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삶의 한 장식이자 필수품이었다. 

매듭으로 인연 맺은 ‘매듭꼰’

전통 매듭에 매료된 이들, ‘매듭꼰’이 있다. 벌써 매듭꼰이 인연을 단단히 맺은 지도 3년이 됐다. 매주 월요일 오후 1시부터 3시가 되면 당진문화원 내 동아리실로 모인다. 김정곤 전통매듭 작가로부터 새로운 매듭을 배우기도 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현재 회원은 5명 정도다. 동아리원에 대한 제한은 없다. 매듭을 배우고 싶은 누구나라면 가능하다. 

한국의 기본 매듭은 약 30여 가지가 된다. 색감이 두드러지는 중국의 매듭, 느슨한 느낌의 일본 매듭과 달리 한국의 매듭에는 질서와 균형이 강조된다. 앞과 뒤의 모습이 같고 좌우가 대칭된 것이 특징이다. 전통적으로는 사용할 실부터 직접 염색한 뒤에 그 실을 하나씩 꼬아 끈목을 만들고, 이 끈목으로 매듭 모양을 완성시키는 것이 그 과정이다. 이렇게 작은 매듭 하나에도 오랜 시간과 정성, 끈기와 인내력이 요구된다. 

보기에는 만들기 어려워보이지 않지만, 하나의 매듭을 완성하기까지 많은 힘이 들어간다. 특히 균형을 맞추는 것이 힘들다고. 그래서 한 번 배우러 왔다가 어려움에 중도에 그만두는 사람도 많단다. 장은경 씨는 “어려운 고비를 넘으면 전통 매듭이 재밌어진다”며 “한 번 끈을 엮기 시작하면 매듭 완성할 때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른다”고 말했다. 

이제 막 매듭을 배우기 시작한 모선호 씨는 “평소에 매듭을 보면서 배우고 싶었다”며 “배우기 시작하니 재밌으면서도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작품이 하나 완성되면 해냈구나 싶은 마음에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매듭을 하면서 두 손을 사용하기에 집중력이 향상되고 건강에도 좋다”며 “여러 방면에서 좋아 어르신이나 아이들 등 많은 사람에게 이 매듭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생활 곳곳에 쓰이는 매듭

매듭을 가르쳐 주는 김정곤 작가는 과거 규방 공예를 하다가 매듭을 접하게 됐다. 매듭을 만들어 주변 지인에게 선물해 주기도 좋아 처음에 가볍게 만들기 시작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 

매듭은 생활 곳곳 전반에 쓰인다. 공예품이나 장식, 그 외에도 생활 필수품 등도 다양하다. 끈 달린 곳이라면 어디든 매듭이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전통’ 매듭이라는 점에서, 사람들은 이를 거부감 보이기도 한다. 김 작가는 “사람들은 전통이라고 하면 우리 주변이 아닌 어느 특정한 곳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들을 한다”이라며 “매듭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여러 의미를 가진 매듭은 선물로도 좋다. 국화 매듭은 자손이 번창하길 바라고, 병아리 매듭은 수난을 이겨낸다는 의미를 가진다. 그래서 이 병아리매듭은 검을 담는 검집에 많이 붙어 있다고 한다. 한수연 씨는 그중에서도 생쪽 매듭을 가장 좋아한다고. 그는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해 매듭을 배우기 시작한 지 3년 정도가 됐다”며 “생쪽 매듭은 가장 기본이라 자주 만들어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매듭마다 의미가 있기에 코로나19 당시에는 마스크 스트랩에 매듭을 달아 주변에 선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매듭꼰은 5월에 있을 생활문화예술제에 출품할 작품 준비에 한창이다. 김정곤 작가는 “이번에는 모빌 형태의 매듭 작품을 만들어 볼 예정”이라며 “많은 사람이 전통 매듭에 관심 가져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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