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실시간뉴스
편집 : 2024-04-26 19:24 (금)

본문영역

  • 칼럼
  • 입력 2023.05.05 00:20
  • 호수 1454

[기고] 입학 60주년 기념 봄소풍을 마치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완태 내경초등학교 62회 졸업생

올해 초 내경초등학교 20회 동창회 집행부가 모인 자리에서 입학 60주년의 의미를 살려 모교로 봄소풍을 가자고 제안했다. 50년 전에 공부하고 뛰어 놀던 교실과 운동장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하는 호기심과,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나의 가슴을 뛰게 했다.

입학 60주년 기념식의 주제를 참여와 화합으로 정하고, <지나온 60! 다가올 60!> 이란 슬로건을 만들었다. 그리고, 졸업생 생존자 107명 중 90여 명의 친구들에게 일일이 연락하여 참석을 격려하고 독려했다. 66명으로부터 참석한다는 대답을 듣고, 지역별 카풀 차량 탑승자 명단을 짰다. 그리고 개교일과 폐교일을 포함한 학교 연혁을 정리했다. 우리가 6학년 재학 중 처음 부른 교가의 가사와 음정을 기억해 내서 이를 동창 중 한 명(조성관 PD)에게 들려주고, 그에게 악보와 함께 하모니카 연주곡을 영상으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54년 전 졸업 앨범에 실린 다른 3명의 노래 부른 동창에게 연락하여 그 당시의 모습을 재현하자고 제안하고 승낙을 받았다. 이어서 모든 동창들에게는 보관하고 있는 초등학교 시절의 사진을 보내 달라고 하여 이를 추억의 영상에 담도록 했다.

우리 행사를 빛내는 데 도움을 줄 만한 주변 인사를 초청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청헌장학회 임원으로 수고하고 있는 이남일 씨와(1년 후배), 은퇴 후 이사 와서 시시각각 변하는 고향의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에 담아 많은 SNS 친구들과 공유하고 있는 유광호 사진작가, 대금 연주자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동창 임영묵의 딸 임정현 연주자 등이 초청 대상자들였다.

행사 하루 전날 몇몇 동창들과 함께 학교 행사장을 찾아 물청소를 하고 테이블과 의자를 세팅하고, 설치물을 설치했다. 후경 마을에 살고 있는 학교 후배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 태극기를 교실 중앙에 걸고, 운동회 분위기를 살려 만국기를 얼기설기 매달았다.

드디어 봄소풍 겸 입학60주년 기념 행사날이 찾아왔다. 1부 기념식 행사는 국민의례, 기념사, ‘추억의 영상감상, 전임 회장단에 대한 감사장 수여, ‘청헌장학회현황 보고, 유광호 사진 작가의 사진 감상, 교가 제창, 단체사진 촬영 등이 진행되었다. 이미 고인이 된 13명의 동창을 추모하며 묵념을 하는 동안에는 분위기가 사뭇 숙연해졌다. 추억의 영상에 두 아이(정종대와 이우승)60년 전 초등학교 입학 기념사진이 올라오자 모두가 탄성을 질렀다. 이어서 어린 시절 추억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이 한 장 한 장 나타날 때마다 동창들의 환호성이 이어졌다.

2부 명랑운동회 시간에는 청군과 백군으로 나눠서 오재미 콩주머니 던지기, 제기차기, 신발 던지기, 단체줄넘기 등 추억의 운동회를 재현해 경기를 치렀다. 신발 던지기를 하다가 넘어진 여자 동창(하경분)은 가장 멀리 신발을 던져 찹쌀을 상품으로 가져가는 영광을 안았다.

3부 행사는 노래자랑에 이어 새로운 만남을 기약하는 <친구이니까> 영상 시청 순서로 꾸며졌다. 노래자랑 시간에는 여러 명이 나와서 자신의 노래 실력을 맘껏 뽐내며 좌중을 즐겁게 했는데, 그 중에서도 졸업 앨범에 있던 4명의 어린이가 54년 만에 함께 무대에 서서 동요 과꽃을 부르며 입을 맞춘 것이 3부 순서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대금을 연주하는 자신의 딸과 함께 색소폰을 연주한 동창(임영묵)3부 행사의 격을 한껏 높여 줬다. 이어서 고향의 봄을 합창하는 친구들의 얼굴에서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작지만 기억에 남을 만한 입학60주년 기념 행사를 기획하고 치르면서 아래와 같은 몇 가지 교훈을 얻었다. 첫째, 역사는 스스로 만들고 발전시켜 나간다. 둘째, 경험과 인사이트, 열정과 도전정신이 새로운 가치를 만든다. 셋째, 의미를 갖고 봉사를 하니 즐겁다. 넷째, 친구들의 자발적인 협력으로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었다. 다섯째, 내경국민학교의 연혁을 정리하고 이를 역사 자료로 남긴다. 여섯째, 앨범 속 노래하는 한 여자 아이와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 서로 좋아했다는 뜬소문을 50년이 지나 지금에서야 알았다. 일곱째, 생업·건강 등 피치 못할 사정으로 나오지 못한 14명의 친구들에게 미안함을 느낀다. 여덟째, 동창들에게 안겨준 푸짐한 선물 대부분이 우리 동창들이 수고해서 가꾼 농산물이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는다.

마지막으로, 이 행사를 노심초사하며 함께 만들어 간 신성철 회장, 한성숙·천송녀 부회장과 추억 영상 제작, 교가 편곡과 연주로 수고해 준 조성관 PD에게 특별히 감사하며, 다른 모든 친구들의 협조와 참여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