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실시간뉴스
편집 : 2024-04-26 19:24 (금)

본문영역

  • 환경
  • 입력 2023.05.26 23:04
  • 수정 2023.05.27 01:09
  • 호수 1457

[당진시대 좌담회] 당진호수공원을 말하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삶의 질 높이는 호수공원 반드시 필요”
VS. 예산·수원 확보 우려…꼭 호수공원이어야 하나?”

<편집자주> 당진시가 추진하는 도심 속 호수공원에 대한 관심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도심 속 호수공원이 자리할 세 가지 안이 발표된 이후 바로 이슈화가 되면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실성을 우려하며 사업을 백지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필요성에 공감하며 세 후보지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펼치는 주장이 맞붙고 있다.

당진 도심 속 호수공원에 대한 여러 의견이 오가는 가운데, 당진시대 신문사가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를 초청해 좌담회를 개최했다. 지난 23일 당진시대 회의실에서 진행된 좌담회에는 △신완순 당진시개발위원회 사무국장 △최태석 당진지역사회연구소 사무국장 △권중원 당진YMCA 사무총장 △김정진 당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심규상 오마이뉴스 기자 △김은옥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충청남도지부 상담위원 △이광묵 (사)환경참여연대 회장 △안영식 (주)인터건축사사무소 대표 건축사 △유명열 당진시소상공인연합회장이 자리했다.

한편 당진시는 온·오프라인을 통해 시민의견을 수렴한 뒤 법적·기술적 검토를 거쳐 대상지를 6월 중에 선정할 예정이다. 절차가 무리 없이 진행되면 2027년에 당진호수공원이 개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본지 제1453호 ‘호수공원 어디에?…농업진흥지역 해제 관건’ 참고>

Q. 당진호수공원 조성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가? 또는 공감하지 않는가? 그 이유에 대해서도 말해 달라. 

신완순 / 개발위원회  

당진시가 추진하는 호수공원 조성사업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정주여건 개선이나 자연 생태계를 활용한 시민 소통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호수공원이 필요하다. 오히려 사업이 늦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태석 / 지역사회연구소 

호수공원은 시민이 도시를 살아가는데 있어 휴식공간이자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 다른 지역의 경우 도시개발을 하며 호수공원을 일부러 조성하고 있다. 호수공원은 도시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 호수공원을 도심 속에 조성할 수 있다면 이 사업에 대해 공감한다. 

권중원 / 당진YMCA 

앞서 당진YMCA가 시민 1000여 명을 대상으로 호수공원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찬성 의견이 49%, 반대가 29%였으며, 그 외에는 중립인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를 통해 시민들이 호수공원을 갈망하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느꼈기에 사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하지만 인공적으로 호수를 만들어야 한다는 문제가 남아 있다. 왜 호수공원이 필요한지 분석하고 시민 공론의 장을 통해 의견을 모아야 한다.

김정진 / 환경운동연합 

도심에 친수공간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는 호수공원 조성 사업에 대해 다들 인정할 것이다. 하지만 소요 재정과 조성 이후에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느냐 등을 따져야 한다. 당진 시내권에는 별도의 친수공간은 없지만 당진천과 역천에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또한 당진시 전체로 보면 세 곳의 규모 있는 담수호가 있다. 접근성이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아산의 신정호도 시내권에서 시민들이 걸어 다니기 어려운 위치에 있다. 꼭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에 호수가 있어야 하는 것인가. 호수공원 조성 찬반을 떠나 시내권에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서 호수공원을 조성해야 하는지는 따져봐야 한다. 

심규상 / 오마이뉴스 

당진YMCA에서 실시한 호수공원 조성 여론조사에서 찬성 여론이 많다는 것에 이해가 된다. 당진의 경우 도시가 계속 팽창하고 있지만, 그에 비해 정주여건은 부족해 삶의 질이 충족되지 않고 있다. 다만 정주여건을 개선하는 데 있어 대규모의 인공호수를 조성하는 방식이 맞는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 시민의 삶의 질을 올리기 위해 어떠한 정주여건을 갖출 것인지 전반적인 문제로 접근했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당진시는 처음부터 인공호수를 거론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 아닌가 싶다.

김은옥 / 공인중개사협회 

일선에서 부동산을 거래하는 현장에서는 ‘무엇이든 하지 않으면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한다. 지역민에게 도움이 되고 지역 발전에 보탬이 되면 호수공원을 설치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만 오성환 시장의 많은 공약 중 호수공원이 시급하고 우선시 돼야 할 사업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이광묵 / 환경참여연대 

호수공원 조성에 반대한다. 시민에게 친수공간은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에 있는 자연을 훼손하며 인공적으로 호수를 만드는 것이 맞는 것인가. 이미 당진에는 방조제를 막으며 생겨난 담수호가 있다. 당진 시내권에 사는 주민만이 아닌 당진 전체 주민들도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호수공원 세 가지 후보안을 발표하고 한 곳을 지정하겠다는 것은 결국 시민 갈등을 유발하는 일에 그치지 않는다. 

안영식 / 건축사협회 

청장년층이 당진을 두고 ‘갈 곳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다른 지역 손님이 와도 데리고 갈 곳이 없다는 이야기도 많다. 시민의 삶의 질을 올리고 ‘갈 곳’을 만드는 차원에서 호수공원은 하나의 대안일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외에도 여러 대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호수공원이 있으면 나쁜 것은 없다. 갈 곳 중 하나를만드는 것에 반대할 이유는 없다. 다만 방법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유명열 / 소상공인연합회 

호수공원 조성 사업에 찬성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상권이 상당히 침체해 있다. 시내권도 마찬가지다. 호수공원이 생긴다면 그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될 것이다. 지금은 당진에 있는 세한대와 신성대 등을 다니는 학생들이 주말에 당진에서 갈 곳이 없다. 시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려면 복지가 이뤄져야 한다. 물론 호수공원을 조성하는 데 필요한 재원을 당진시가 어떻게 마련할 지는 모르겠다. 당장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면 기존에 있는 담수호를 활성화 한 다음, 예산을 확보하고 사업을 추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돌 다리도 두들기면서 간다는 이야기가 있지 않은가. 

 

Q. 당진시가 호수공원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절차에 대한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은옥 / 공인중개사협회 

지난번 공청회는 의견을 모으는 공청회라기보다 발표회 같았다. 공청회라고 하면 시민에게 사업이나 추진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하고 의견을 듣는 자리다. 어떠한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인지, 세부 사업내용은 무엇인지 발표하고 시민의 의견을 수용하는 자리가 마련됐어야 한다. 하지만 이미 당진시에서 모든 것을 정해 놓고 후보지를 통보하는 방식이라 아쉬움이 남았다. 

김정진 / 환경운동연합 

지난 공청회는 시장의 공약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어디에 호수공원을 조성할 것인지 발표하는 자리였다. 중요한 것은 후보지가 아니라 한정된 예산을 가지고 이를 어디에 투입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다. 호수공원 세 후보지를 설명하는 형태의 공청회가 아니라 사업이 필요한지 짚어보는 자리가 먼저 마련됐어야 한다. 당진시가 투입할 수 있는 재정이 얼마나 되는지, 호수공원을 조성한다면 유지 관리 비용은 어떻게 할 것인지도 자세히 설명했어야 한다. 그래야 시민들이 그만한 재정을 투입해서 호수공원을 만드는 것이 맞는지 판단할 수 있지 않겠는가. 하지만 후보지를 발표한 순간 ‘우리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호수공원을 만들자’가 됐다. 공청회로서 의미가 없었다. 

권중원 / 당진YMCA 

호수공원 세 후보지를 발표한 순간 지역민 갈등이 발생했다. 온라인을 활용해 호수공원 후보지에 대한 설문조사가 이뤄졌다. 모 아파트에서는 관리사무소에서 나서 온라인 설문조사에 참여하라고 안내문을 게시하기도 했다. 선정하는 방식이 과연 공평할까 우려된다. 오성환 시장 공약 가운데 시립병원 유치도 불가하고, 특목고 유치도 사실 현실성 없으니 마지막 호수공원을 시민들에게 던진 것 같다. 당진시는 2억7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호수공원 조성에 관한 용역을 진행했다. 용역은 행정에서 필요로 하는 대답을 해주는 수단이다. 사업이 타당하다고 하지, 안 된다고 하겠는가. 행정편의주의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공청회가 발표회였다는 느낌을 누구나 느꼈을 것이다. 숙의 과정이 빠졌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민의 여론을 수렴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심규상 기자 / 오마이뉴스 

인공호수의 시초는 일산의 호수공원이라고 할 수 있다. 일산호수공원은 약 20년 전에 조성됐다. 일산호수공원이 성공을 거두며 전국으로 퍼졌다. 세종호수공원도 약 20만 평 규모로 조성됐다. 일산과 세종에 호수공원이 생긴 이유는 신도시를 개발하기 위한 것이었다. 미분양 아파트를 어떻게 분양할지 고민하다 인공호수를 만들게 된 것이다. 이미 사람들이 거주하는 공간에 호수공원이 생긴 게 아니라 신도시로 사람들을 어떻게 끌어들일 수 있을지 유인책으로서 호수공원을 조성한 것이다. 당진과는 출발부터가 다르다. 당진은 이미 도시가 형성돼 있고 정주여건 개선을 논의해야 한다. 농업진흥지역에 아파트를 지을지, 정주여건을 위한 공 간을 조성할지를 고민하는 게 아니라 ‘인공호수’를 고민하고 있다. 

 

Q. 도심 속 호수공원에 대한 기대는? 

최태석 / 지역사회연구소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아파트를 더 분양해서 사람을 모으는 것은 도시 발전의 한 축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호수공원을 개발하는 것은 도시 확장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언제까지나 당진인구가 17만 명에 머무를 것은 아니지 않은가. 다만, 호수공원 하나만 가지고 개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호수공원과 함께 도시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호수공원 조성 사업만 하게 된다면 그 주변의 지가가 상승하고 그에 따라 특혜 시비가 생길 수 있다. 공공성을 가진 형태의 도시개발을 하고 여기에 호수공원이 들어선다면 도시의 확장성과 주민 복지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본다. 내가 사는 곳 주변에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친수공간은 필요하다. 도시 발전을 이끌고 시민의 편의성을 위한 곳으로 호수공원 후보지가 정해져야 한다.

신완순 / 개발위원회 

서울연구원에서 2022년 12월 말에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청소년이나 노년층에서 여가 생활이 줄고 건강이 염려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호수공원이 있었더라면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상황이 지난 이후에도 시민의 삶이 다양하고 활기찼을 것으로 본다. 정주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나왔다. 구도심에 작은 산책로라도 있었다면 시민이 즐겨찾는 도시가 됐을 것이다. 이러한 아쉬움이 있기에 호수공원이 늦어다고 생각한다. 지금부터 사업 계획을 세워서 공사를 시작해도 5년 이내에 마치지 못할 것이라 본다. 당진은 자살율이 높은 지역에 속한다. 도시 기능을 활성화하는 것에 호수공원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유명열 / 소상공인연합회 

현재 석문산단도 곧 모두 입주하고, 당진 시내권에도 수청이나 대덕지구에 여러 아파트가 생기고 있다. 인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호수공원이 있어야 주민의 행복지수가 올라갈 것이라 본다. 아산의 신정호수만 봐도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상권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당진호수공원을 통해 인구가 늘면 그만큼 세수가 확보되는 것 아니겠는가. 

김은옥 / 공인중개사협회 

(호수공원 조성으로) 가야 할 길이 정해졌다면 다음은 어떻게 가야 할지를 논해야 한다. 현재 수청동 일대에 입주 중인 아파트도 있고, 현재 짓고 있는 곳도 있다. 전국적인 현상이나, 현재 아파트 입주율이 낮고 아파트 매매가 낮은 가격에 움직이고 있는 게 상당수다. 손해를 보는 사람들도 많다. 부동산 거래 현장에서 보면 당진의 지가나 집값의 하락장이 심각하고,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부분은 호수공원이 생기면 해소될 것이라고 본다.

 

Q. 당진호수공원에 대한 우려는 없나? 

김정진 / 환경운동연합 

호수공원 조성사업에 있어 우려할 점은 명확하다. 당진은 대표적으로 물이 부족한 지역이다. 당진은 비가 와서 모이는 곳이 아니기에 당진천의 유량이 적다. 하수처리장 물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수처리를 해야 하는데, 하수처리수를 유지 수량으로 사용한 호수는 모두 실패했다. 결국 수처리 시설을 보완하거나 지하수를 활용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당진호수공원의 수량이 부족하면 하수처리수를 활용하겠다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다. 금강이 있는 세종이나 한강이 있는 일산의 호수공원과 달리 당진은 확보할 물이 없어 호수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한편, 당진시가 발표한 세 후보지 중에서 한 곳으로 선택하면 개발 이익은 그 주변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돌아간다. 개발 이익을 어떻게 환수할 것인지 방법을 찾아야 한다. 혹은 공공개발을 하는 과정에서 호수를 조성해야 한다. 

김은옥 / 공인중개사협회 

우려되는 부분으로는 바로 핌피 현상이다. 호수공원을 통해 내 집 가격을 올릴 수 있는지부터 계산하는 사람이 많다. 주민 분열과 갈등이 이뤄지는 것을 현장에서 느낀다.

권중원 / 당진YMCA 

인구를 늘리려는 게 꼭 옳은지도 생각해야 한다. 전국적으로 출생아 수가 적어 인구가 감소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인구가 늘어나기 어렵다면 당진 인구가 17만 명이라도 품격 있는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도시의 확장성만 주장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고민해야 한다. 당진시에서 생태하천을 만들겠다고 역천에 400억 원을 투입했지만 달라진 것이 없다. 과연 호수공원 조성에 1000억 원을 투자한다고 품격이 높아지겠는가. 현실적으로 사업이 가능한지 살펴야 한다. 많은 시민을 모아 토론하는 공론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몇 사람이 사업을 결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여러 시민의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한다. 시민의 설득력을 높여야 명품 호수공원을 만들 수 있다. 

 

Q. 호수공원 외에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방안을 제안한다면?

김은옥 / 공인중개사협회 

호수공원을 조성하면 정주여건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인구 유입은 호수공원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인구가 유입하고 오래 이곳에서 살기 위해 중요한 것은 직장이다. 우수 기업을 들어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진시에서 인구 유입을 위한 정책을 따진다면 이 부분이 우선 순위로 고려돼야 한다.

유명열 / 소상공인연합회 

인구가 유입돼야 당진의 소상공인도 살 수 있다. 독일의 한 도시에서는 15년 동안 한 사람이 연못을 만들면서 자연을 가꿔 수익을 창출하고 환경을 변화시켰다. 당진도 호수공원에 빛을 밝혀야 한다. 젊은 사람이 찾고 시민이 걷는 곳이 필요하다. 젊은 사람들이 떠나지 않고 대학생들은 주말에 이곳에 머무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최태석 / 지역사회연구소 

가장 좋은 복지는 좋은 일자리다. 당진은 이미 산업화가 됐다. 다시 청정한 도시로 돌아가기는 어렵다. 그래서 산업화를 더 이뤄야 한다고 본다. 기업을 유치해야 한다. 울산의 태화강도 한때는 검은 물이 흘렀다. 하지만 지금은 매우 깨끗하다. 울산에 기업이 들어오면서 환경을 돈으로 산 것이다. 정화시설을 갖추고 산림을 조성했다. 당진의 나아갈 길은 앞으로 많은 기업이 들어와 사람을 더 모이게 하고, 세금을 거둬 환경을 살려 나가는 것이다. 물론 기업이 환경적인 마인드와 지역 상생을 위한 마음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Q. 당진호수공원 입지 선정에 대해 이야기가 많다. 

안영식 / 건축사협회 

당진시건축사협회에서 매년 꾸준히 소외계층 가정을 찾아 집수리 봉사를 하고 있다. 집에 가서 보면 도배한지 얼마 되지 않아 노후한 싱크대만 교체한다. 하지만 싱크대를 바꾸면 벽이 더 더러워 보인다. 도배하고 보면 낡은 문이 눈에 들어온다. 얼굴도 마찬가지다. 뾰족한 코를 위해 성형한다고 얼굴 전체가 예뻐지는 것은 아니다. 전체 얼굴과 어우러져야 한다. 당진이 성형미인이 되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도시계획과 도시설계가 있다. 도시계획은 평면, 2차원적으로 도시의 미래를 구상하는 것이라면, 도시설계는 입체적으로 도시공간 구조까지 보는 것이다. 호수공원이 들어선다면 전체적인 도시설계가 이뤄져야 한다. 주변 상황을 고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이러한 것을 입지 선정시 감안해야 한다. 

최태석 / 지역사회연구소 

당진의 호수공원은 너무 외곽보다는 도심과 가까운 쪽에 자리해야 한다고 본다. 시민들이 이용하기 좋고, 도심의 발전 방향의 한 축에 자리해야 한다. 이 축에 도시개발이 이뤄지고 호수공원이 들어서야 한다. 

 

Q. 호수공원 조성 우려 중 재원과 수량 확보에 관한 우려가 많다. 

최태석 / 지역사회연구소 

호수공원의 수질오염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데, 초기 호수공원 사업을 추진하는 초기에 예산이 좀 더 많이 들어가더라도 시설을 잘 갖추면 된다고 생각한다. 

심규상 / 오마이뉴스 

문제는 호수공원을 정주여건 개선의 정답인 것처럼 당진시가 내놓았다는 것이다. 처음 오성환 시장이 20만 평의 호수공원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 4~5만 평으로 규모가 줄었다. 이렇게 축소할 정도면, 애초 20만 평을 확보할 부지도 시내권에 없었고, 그 만한 규모의 호수를 채울 수원 확보 능력도 부족했다는 것이다. 사업 검토도 하지 않고 그냥 호수공원 조성 사업을 발표한 것을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산이나 세종은 주변에 강이 있어 수량 확보가 가능했다. 또한 도시개발과 함께 이뤄졌기에 재원을 조달할 방법도 있었다. 하지만 수량이 부족한 서산은 지금도 악취로 계속해서 문제가 생기고 있다.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도 진행했으나 방법이 없다. 

방법은 원수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공공처리장에서 고도처리를 해도 소량은 가능하나 수만 평의 물을 담수하는 정도는 어렵고, 유지 비용도 많이 든다. 일산의 경우도 한 강에서 물을 끌어오고 매일 4000톤을 정수한 뒤에 호수에 공급한다. 여기에 쓰이는 유지 비용만 연간 수십억에 이른다. 세종과 광교도 마찬가지다. 

재원 확보는 어떻게 할 것인지, 용수는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호수 관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고, 부작용까지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해결할 대안을 찾은 뒤 다음에 논의해야 할 것이 위치 선정이다. 지금과 같은 방법이라면 정주여건을 개선하려다 오히려 호수공원이 계륵과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 머무르려는 사람들이 짐을 떠안는 격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신완순 / 개발위원회 

2020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OECD에 가입된 40개 국가 중 한국은 32위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경제 수준은 올랐지만 삶의 질은 떨어졌다. 삶의 질을 올리기 위해서는 시민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호수공원 재정문제에 대해서는 기업에 요구해야 한다. 수년 동안 당진에서 환경 오염을 유발한 기업에게 시민이 당당히 요구해 사업비를 확보해야 한다. 기업의 사회적 공헌을 이끌어야 하는 것이다. 

수원 확보에 대해서는 빗물을 활용하는 것을 제안한다. 한국은 장마철에 집중적으로 비가 오고, 이 비를 모으지 못해 결국 바다로 흘려보낸다. 저류 시설이 거의 없다. 이 빗물을 어떻게 저장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대규모 관로를 이용하면 많은 양의 물을 저장할 수 있다고 본다. 이렇게 시민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아 명품 호수공원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Q. 당진호수공원 조성에 대해 제언을 한다면? 

안영식 / 건축사협회 

호수공원을 조성하고 위치를 선정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다. 소프트웨어를 고민하고 어떠한 액티비티를 담을 것인지 정한 뒤, 목적을 만들고 그 후에 호수공원을 논해야 한다. 일본에 도시재생 우수사례로 꼽히는 도야마시가 있다. 도야마시도 대도시에 인구를 뺏겨 죽어가는 도시였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적인 프로그램으로 도시재생에 성공했다.

이를테면 노인들이 아이를 데리고 다니면 교통비를 무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점점 사람들이 집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노인과 아이가 돌아다니다 간식이라도 사먹으니 상권이 살아났다. 또 외부에서 온 사람들이 도시에 꽃 한 송이라도 심으면 교통비를 지원했다. 도시가 꽃으로 가득 차면서 도시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호수공원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안에 무엇을 담을지 생각해야 한다. 정적인 공간에 그친다면 두 세 번 구경하면 끝이다. 시민 전체에 고루 혜택이 가기 위해서는 아이디어를 넣어 활기 있는 도시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위치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본다.

심규상 / 오마이뉴스 

유명한 순천만 정원이 인기 있는 이유는 순천만 갯벌을 보호하고 자연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태화강 국가정원도 주변의 철새 도래지와 대숲을 묶어 자연을 보전하기 위해 생겼다. 명품공원을 만들 때는 명분이 중요하다. 있는 숲을 없애고 절대농지를 인공적으로 파는 것은 이미 가지고 있는 가치가 없기에 명품공원이 될 수 없다. 당진에는 갯벌이 있다. 기존 갯벌과 철새도래지를 보존하는 방법을 고려한다면, 아마 당진의 환경단체에 서도 반대하지 않고 박수를 보내지 않을까. 

김정진 / 환경운동연합 

인위적으로 호수공원을 만들면 부작용이 생긴다. 당진에는 담수호가 충분히 있고 시내권과도 멀지 않다. 이를 어떻게 잘 활용할지 고민해야 한다. 한편 석문호의 수질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해결책으로 갯벌을 복원하고 해수를 유통하는 방법이 있다. 이렇게 된다면 당진천까지 올라오는 하천을 이용해 공원을 만들면 보다 훌륭할 수 있다. 기존의 것을 활용하고, 시민이 접근하기 편해지도록 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시내와 가까운 곳에 호수공원을 만들고자 한다면 너무도 협소한 결과가 나온다. 그리고 세 후보지를 두고 논의하게 되면 개발 이익이 문제가 될 것이다. 이를 환수하는 것도 어렵다. 당진시가 차근차근 방법을 고민하면서 풀어 갈 것을 권한다.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