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실시간뉴스
편집 : 2024-04-26 19:24 (금)

본문영역

  • 읍면소식
  • 입력 2023.07.14 21:36
  • 수정 2023.07.19 10:23
  • 호수 1364

“길조(吉鳥) 흰 참새가 나타났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대면 진관리에서 흰 참새 2마리 발견
알비노 현상으로 보호색 잃은 것으로 추정

고대면 진관리에 자리한 식당 ‘들마루’ 주변에서 흰 참새 2마리가 발견돼 화제다.
고대면 진관리에 자리한 식당 ‘들마루’ 주변에서 흰 참새 2마리가 발견돼 화제다.

 

“저기요, 여기 고대 들마루인데요. 여기 흰 참새 2마리가 있어요!”

지난 7일 당진시대 사무실로 다급한 목소리의 전화가 걸려왔다. 고대면 진관리 식당 ‘들마루’ 인근에서 하얀 참새 두 마리가 발견된 것이다. 

이날 오후 5시쯤 식당으로 찾아갔다. 낮 동안 쨍쨍하던 날씨가 오후가 되자 하늘이 흐려지고 바람이 불었다. 그 탓인지 나무 위로 짹짹하는 새 소리만 들릴 뿐 흰 참새는 보이지 않았다. 식당 종업원도 흰 참새를 봤다는데 참새의 행적은 묘연했다.

결국 옆에서 밭을 일구던 남성 한 분이 기자에게 참새를 찾아주겠다며 이 나무, 저 나무를 돌며 참새의 행방을 찾아나섰다. 주위에는 제보받은 흰 참새뿐만 아니라 평범한 참새 여러 마리가 하늘을 날고 있었고, 참새 지저귀는 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중년 남성은 “주변에 닭장이 있어서 참새들에겐 먹이 활동이 쉽다”고 전했다.

처음 소식을 알린 김근임 들마루 대표도 함께 참새를 찾아나섰다. 이리저리 밭을 돌아다니며 마당을 서성인 지 1시간이 지났는데도 흰 참새는 발견할 수 없었다. 김 대표는 “동네에 길고양이가 있어서 고양이한테 잡혀간 것은 아닐까 걱정스럽다”면서 “깃털이 하얘서 눈에 잘 띄니까 천적의 공격을 쉽게 받을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들마루 김근임 대표가 촬영한 흰 참새 2마리.
들마루 김근임 대표가 촬영한 흰 참새 2마리.

 

결국 흰 참새 보기를 포기하고 김근임 대표가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을 시청했다. 사진과 동영상에 대해 설명하면서 김 대표는 “3~4일 전에 하얀 새 두 마리를 봤는데 자세히 보니 참새인 것 같았다”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종일 ‘짹짹’거리며 울고, 아침이면 가게 마당에 내려와 노닐었다. 감나무와 헛개나무 사이를 계속 왔다갔다하고 서로 얼굴을 비빈다”면서 “흰 참새 2마리와 일반적인 색의 갈색 참새 한 마리가 꼭 같이 다니는데 갈색 참새가 어미 같고, (작은) 흰 참새가 새끼인 것 같다”고 전했다.

“여깄다!!!” 

김 대표가 찍은 사진을 확인하는데 들려온 목소리. 드디어 흰 참새를 만났다. 계속 바람이 부는 탓인지 높은 나뭇가지에 앉아 무성한 나뭇잎 사이로 몸을 숨긴 흰 참새를 찾았다.

이광석 한국조류보호협회 당진시지회장에게 사진을 보내 확인한 결과, 그는 “참새가 맞다”며 “(날카로운) 부리가 참새의 특징을 띠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흰 참새를 볼 확률은 매우 낮다”고 전했다. 이번에 발견된 흰 참새는 색소가 생기지 않는 일종의 백화현상인 알비노(albino)로 인해 흰색을 띠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김 대표는 “참새가 놀랄까봐 가까이 가지 않고 멀리서 바라 본다”면서 “나처럼 가게 손님들도 마당에서 노는 흰 참새를 보고는 모두 놀라워 한다”고 말했다. 이어 “흰 참새를 보는 동안 너무 즐거웠다”면서 “흰 참새를 ‘길조’라고 하듯 어느날 갑자기 우리 곁에 나타난 흰 참새가 우리 모두에게 좋은 일들을 물어다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지난 2020년 강원 춘천시 도심 주택가에서 발견된 흰 참새 2마리.(사진=연합뉴스)
저작권자 © 당진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500

내 댓글 모음